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경제 첫걸음] ③ "저는 하루살이파래요"…나래초의 엉뚱한 경제수업(르포)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14일 세종 나래초 3학년 교실…21명 아이들과 특별한 경제수업
소비 성향 테스트부터 합리적 소비 빙고까지…"게임보다 재밌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결제가 일상이 된 시대. 하지만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세대도 있다. 초중고 학생들의 경제 이해력은 해마다 낮아지고, 노인과 장애인은 디지털 경제 환경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뉴스핌>은 경제 취약계층의 현실을 짚어보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글싣는 순서] 경제 첫걸음

1. AI·디지털 시대인데…韓 경제 이해력은 '뒷걸음질'
2. "카푸어는 안돼요"…자립준비청년들의 야간학당
3. "저는 하루살이파래요"…나래초의 엉뚱한 경제수업
4. "오만원은 주황색! 장애인도 물건 살 수 있어요"
5. 경제 취약계층 격차 더 벌어져…정부, 경제교육 확대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4월 14일 오전 9시. 세종 나래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는 조금 특별한 수업이 시작됐다. 평소에는 국어와 수학 교과서가 놓이던 책상 위에 오늘은 경제 관련한 문제지들이 펼쳐졌다.

기획재정부가 지원하는 초등 경제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수업에는 21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주제는 '합리적 소비', 방식은 '신나게 놀면서 배우기'였다. 딱딱하던 교실이 '경제 놀이터'로 변한 건 순식간이었다.

경제 수업은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내가 최근에 소비한 것은 무엇인지, 그 물건은 꼭 필요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단지 갖고 싶어서 샀던 것인지. 이윽고 칠판 한편에 '재화'와 '서비스'라는 단어가 적히고, 강사는 곧바로 '소비 성향 테스트'로 수업을 이끌었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4월 14일 세종 나래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경제 교육 수업을 받고 있다. 2025.06.08 plum@newspim.com

질문지는 열 문항. 용돈기입장을 써본 적이 있는지, 유행을 따라 구매를 해본 적이 있는지, 충동적으로 돈을 쓴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항목들이었다. 아이들은 각자 손에 쥔 연필이 분주히 움직였고, 교실 곳곳에서는 종이를 살짝 넘기는 바스락거림이 들렸다.

그 결과 7개 이상에 체크한 아이들은 '하루살이파', 5~6개는 '기분파', 3~4개는 '알뜰살뜰파'로 분류됐다. 그리고 0~2개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미래 확실파'라는 이름표를 받았다.

아이들은 질문을 연신 쏟아냈다. "하루살이파가 뭐예요?", "기분파는 왜 돈을 써요?" 호기심 어린 질문에 류상희 대전세종경제교육센터 강사는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 "하루살이파는요, 오늘 돈을 다 써버리는 친구예요. 기분이 좋거나 슬플 때 막 쓰는 건 기분파, 계획적으로 돈을 쓰는 친구들은 알뜰살뜰파랍니다"

이어지는 수업 주제는 '합리적인 소비'였다. 핸드폰 케이스, 컴퓨터, 애플 제품까지 다양한 소비 경험이 쏟아졌다.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산 적 있나요?"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수줍게 웃으며 "네" 하고 웅성거렸다.

교실 뒤편 화이트보드에는 '합리적 소비'라는 단어가 또박또박 적혔다. 류상희 강사는 "브랜드, 1+1, 할인, 리뷰 등 우리가 소비할 때 고려하는 것들"이라며 "충동적으로 사는 건 과소비고, 계획을 세우고 돈을 아껴 쓰는 건 합리적인 소비"라고 설명했다.

그 순간 한 아이가 "선생님, 1+1이 두 개 가격일 수도 있어요!"라고 외쳤다. 경제 수업에 진지하게 녹아든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또 다른 아이는 "한 개 가격에 두 개를 주면 더 좋은 거 아닌가?"라며 짝꿍에게 물었다. 경제를 숫자로 배울 수 있던 순간이었다.

이날 수업의 하이라이트는 '합리적 소비 빙고 게임'이었다. "원 빙고!" "투입고!" 외침이 터질 때마다 교실 분위기는 고조됐다. 아이들은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 습관과 관련된 문장을 익혔다. '용돈을 받는다', '계획을 세운다', '저축을 한다' 등 다양한 문장들이 빙고판에 채워졌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4월 14일 세종 나래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경제 교육 수업을 받고 있다. 2025.06.08 plum@newspim.com

수업 마지막 시간엔 '용돈기입장 실습'이 진행됐다. 류상희 강사가 준비해 온 21개의 용돈기입장은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아이들은 가상의 4만원 용돈을 가지고 각자 저축, 간식, 선물, 놀이 등 항목에 맞춰 계획을 세웠다.

한 아이는 "할머니 생신 선물을 살래요"라고 말했고, 또 다른 아이는 "4만원 중에 게임으로 2만원, 저축은 2만원 할래요"라고 썼다. 어떤 친구는 "친구들과 놀러 가고 싶은데 돈이 모자라요"라고 했다가, "그럼 저축을 해서 다음 달에 가야겠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교육을 마친 류상희 강사는 "돈을 쓰는 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선택이에요. 아이들이 오늘 수업을 통해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을 조금이나마 길렀으면 좋겠어요"라고 재차 당부했다.

이날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은 "선생님이 경제교육을 한다고 해서 어려울 것 같았는데 막상 교육을 들어보니 게임보다 재밌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학생은 "집에 가서 엄마한테 용돈기입장 보여주고 용돈 받을래요"라며 배시시 웃었다.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류상희 강사는 "요즘 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경제에 대한 관심과 교육이 빠르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경제금융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유치원생부터 초등, 중등, 고등 등 어릴 때 경제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4월 14일 세종 나래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경제 교육 수업을 받고 있다. 2025.06.08 plum@newspim.com

plu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사진
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