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은 글로벌 무역 전쟁 격화로 인한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향후 몇 달간 차량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 뉴욕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동차 가격이) 하루아침에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결국은 시장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올해 하반기 자동차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업계의 광범위한 우려와는 온도 차가 있는 발언이다.
시장조사기관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인해 저가 차량에는 대당 약 2500달러, 고급 수입차에는 최대 2만 달러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지난 3일 시행됐다. 자동차 부품 관세는 내달 3일까지 유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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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사진=블룸버그] |
무뇨스 CEO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이 고급차 시장에 더 집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고객은 가격 인상에 둔감한 경향이 있어서다. 저가 모델의 경우 완성차 업체들이 일부 단기 수익성을 희생하면서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트리 레벨 차량 가격이 3000~4000달러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가격대의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다. 그렇게 되면 아예 구매를 포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달 초 6월 2일까지 차량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4월 판매가 "매우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무뇨스는 전했다.
그는 마케팅 프로그램 종료 이후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차량 라인업을 줄이거나 가격을 대폭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블룸버그TV와 가진 별도의 인터뷰에서 "일부 인센티브를 줄이고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라고 말해, 선별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 210억 달러 규모의 역대 최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투자는 현대차의 미국 현지 생산 체계 강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의 일환이다.
무뇨스는 "우리는 인센티브나 관세 때문에 사업 구조를 변경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