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근 10경기 6승 4패로 3위···부진했던 투수진 살아나
한화, 최근 10경기 7승 3패로 5위···침체된 타선 다시 불붙어
[서울=뉴스핌] 남정훈 인턴기자 = 롯데와 한화가 상위권을 향한 기지개를 켰다.
롯데와 한화는 각각 1992년, 1999년 우승으로 2000년대 이후 우승을 이루지 못한 팀으로 남아 있다. 두 팀은 지난 시즌도 각각 7위와 8위로 5위까지 진출 가능한 포스트시즌, 이른바 가을야구를 즐기지 못했다. 두 팀 다 시즌 전 기대를 많이 받았기에 실망도 컸다.
누구보다 가을야구를 원했던 롯데와 한화는 2025시즌이 시작하기 전 스토브리그를 바쁘게 보냈다. 롯데는 내부 FA인 구승민(2+2년 21억원)과 김원중(4년 54억원)을 붙잡았으며, 김민석-추재현-최우인을 두산에 보내고 정철원-전민재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성사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과 내야를 보강한 롯데는 외국인 투수였던 애런 윌커슨과 결별 후 터커 데이비슨을 새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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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롯데 전준우가 15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8회 역전 투런 홈런을 기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2025.04.15 photo@newspim.com |
한화는 외부 FA 영입에 주력했다. 약점이라 평가받은 유격수와 선발 투수 자리를 보강하기 위해 kt로부터 유격수 심우준(4년 50억원), 선발 투수 엄상백(4년 78억원)을 영입했다. 또 내부 FA인 하주석을 잡았으며, 외야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요나단 페라자 대신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새 외국인 타자로 영입했다. 강력한 외국인 투수를 원했던 한화는 하이메 바리아를 코디 폰세로 교체했다.
시즌 시작 전 많은 전문가들에게 가을야구 전력이라 평가받은 두 팀은 시즌 시작 후 갈피를 잡지 못했다. 롯데는 투수들의 부진, 한화는 타자들의 부진으로 각각 최하위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지난주를 기점으로 두 팀이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롯데는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전민재가 핵심이었다. 전민재는 내야를 종횡무진하며 타율 0.419(1위)와 함께 완벽한 수비를 보여줬다. 발 빠른 황성빈과 장두성까지 상대 투수를 흔들며, 롯데는 팀 타율 0.280으로 1위 LG(0.282)에 이어 무서운 공격력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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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롯데 정철원이 15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8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2025.04.15 photo@newspim.com |
부진했던 투수들도 살아났다. 에이스인 데이비슨(평균자책점 2.45)과 박세웅(평균자책점 2.56)이 중심을 잡았고 부진했던 찰리 반즈(평균자책점 5.40)가 2경기 연속 호투로 분위기를 바꿨다. 불펜에서도 구승민, 최준용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정철원-정현수-송재영-김원중이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롯데는 최근 10경기 6승 4패, 지난 키움과의 주중 시리즈 3연전을 스윕(3승 0패)하며 시즌 11승 1무 10패로 단숨에 공동 3위 자리까지 올랐다. 2위인 kt(10승 1무 9패)와도 승차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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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롯데가 15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단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2025.04.15 photo@newspim.com |
한화도 불을 뿜었다. 그동안 부진했던 타선이 한 번에 터졌다. 타율이 2할도 채 안 됐던 문현빈(0.281), 노시환(0.256), 채은성(0.273)의 클린업 트리오가 타이밍을 맞추며 회복했다.
이들과 함께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0.261)이 완벽 적응했고 김태연(0.266), 이진영(0.270)의 외야진까지 팀을 도왔다. 여기에 김경문 감독이 뛰는 야구를 정착시켜 한화의 팀 도루 성공은 22개(1위)로 2위인 LG와도 4개 차이가 난다.
타자들이 살아나니 투수들도 힘을 얻었다. 에이스인 코디 폰세(평균자책점 2.81)와 류현진(평균자책점 2.54)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인 데 이어 부진했던 라이언 와이스(평균자책점 4.91), 문동주(3.71)까지 최근 경기에서 호투를 펼쳤다.
불펜은 완벽하다. 박상원(평균자책점 3.48)-한승혁(평균자책점 3.86)-김서현(평균자책점 0)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특히 좋다. 정우주(평균자책점 4.50), 조동욱(평균자책점 2.92) 같은 영건들도 팀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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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가 17일 SSG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선수들이 단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2025.04.17 photo@newspim.com |
한화는 철벽 마운드와 살아난 타선으로 최근 10경기 7승 3패를 기록했다. 지난 SSG와의 주중 3연전 스윕(3승 0패)이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은 17일 "3연전 모두 승리하게 되어 기쁘다. 오늘 승률 5할을 맞추게 되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마음고생 많았을 텐데 그동안 고생 많았고, 수고했다는 말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9일까지 최하위였던 한화는 4연승으로 11승 11패로 공동 5위까지 올라왔다. 2위인 kt와 반 게임 차까지 좁혔다.
상승세인 이 두 팀에게도 약점은 존재한다. 롯데는 4선발 김진욱(평균자책점 5.89)과 필승조 정철원(평균자책점 7.59)의 부진이 신경 쓰인다. 개막 후 3경기 동안 3실점 이하로 틀어막았던 김진욱은 13일 NC와의 경기에서 1.1이닝 6실점 난조를 보였다. 정철원도 많은 경기에 나서다 보니 실점 수가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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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최인호가 17일 SSG와의 경기에서 7회 적시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2025.04.17 photo@newspim.com |
한화는 FA로 팀에 합류한 엄상백, 심우준의 동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엄상백(평균자책점 6.75)은 제구 난조로 3경기 연속 조기 강판당했다. 유격수 심우준은 타율 0.175로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17일 SSG와의 경기에서 허리 담 증세로 5회 말 교체됐다.
LG가 선두(16승 4패 승률 0.800)을 질주하고 있는 현재 지난 시즌 하위권이었던 롯데와 한화의 약진으로 2위 kt와 10위 키움과의 게임 차는 단 4.5경기다. 같은 기간 2위 NC와 10위 롯데의 승차가 9경기였던 지난해와는 다른 흥미진진한 행보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