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휴가제 블랙리브, 이상징후 탐지 FDS 도입
인사카드서 업무 능력 관련 없는 정보 삭제, 자기 개발 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사고의 여파 속에서 혁신의 과제를 안고 출발한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실력 우선과 내부 통제 강화 등으로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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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우리은행장 [사진=뉴스핌DB] |
정 행장은 이후 대대적인 혁신작업과 함께 내부 통제 강화에 나섰다. 먼저 정 행장은 대대적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본부조직을 20개 그룹에서 17개 그룹으로 축소하고 부행장 정원을 23명에서 18명으로 대폭 줄였다. 기존 부행장 11명이 물러났고, 승진한 부행장들은 연령대를 크게 낮췄다.
팀장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의무 휴가제도인 '블랙리브'를 도입했다. 임직원에게 10일 이상 장기 휴가를 제공해 재충전의 기회를 주며, 은행은 임직원들의 업무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는 취지다.
이는 기존에 운영하던 명령휴가제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것이다. 명령휴가제는 금융 사고 위험이 있는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에게 불시에 휴가를 명령하고, 관련 서류 등을 점검하는 제도다.
스마트 시재관리기도 도입했다. 통상 은행 창구 직원은 서랍 속에 개인 시재함을 두고 일정 규모 이하의 현금을 직접 관리 보관하는데, 이는 횡령이나 분실, 부주의에 따른 금융사고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리은행은 스마트 시재 관리기를 통해 창구 직원이 필요한 만큼의 돈을 수시로 찾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게 돼 관련 사고 가능성을 차단했으며, 금융사고 패턴을 이용해 이상징후를 탐지하는 'FDS(이상징후 검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
행동 패턴 시나리오에 따라 이상거래가 발생하면 검사 시스템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가 탐지되고, 담당 검사역에게 알림과 자료를 보내 즉시 검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이 정 은행장은 은행의 화두였던 내부 통제 강화에 적극 나섰다.
인사에서는 능력 중심 인재 기용이 핵심이다. 정 행장은 최근 인사 카드에서 학력과 병역, 출신 지역 등 업무 능력과 연관성이 없는 정보를 삭제하도록 했다. 인사카드는 직원 인사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로, 선입견을 유발할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함으로써 성과 중심 인사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정 행장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직원들의 자기 개발은 포상했다. 우리은행은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자기 개발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자격증을 새로 취득하거나 사내 직무역량평가 성적이 우수한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90만원 포상과 함께 인사상 혜택을 부여한다.
우리은행 직원은 "업무매뉴얼 작성, 스마트시재기 도입, 동기연수 시행 등 조직문화 개선과 업무 효율화를 위해 진행 중인 정책들이 고객 신뢰 회복과 내실 있는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