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남은 협상 과정 쉽지는 않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일시적으로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하면서 1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2주래 최고치로 올랐다. 안전자산 인기가 빠르게 후퇴하면서 금 가격은 3%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93센트(1.5%) 오른 61.9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은 1.05달러(1.6%) 상승한 64.96달러를 기록했다. 두 선물 모두 4월 28일 이후 최고 종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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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배럴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중국은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하고 향후 90일간 상대국에 적용하는 관세를 큰 폭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하는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지고 중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는 125%에서 10%로 인하된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두 나라가 무역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뉴욕증시와 미국 달러, 유가는 동반 급등세를 연출했다.
ING은행 애널리스트들은 메모에서 "이번 합의는 예상보다 더 큰 긴장 완화로, 전망을 상향 조정하게 만든다"면서 "하지만 협상 과정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어게인캐피탈 공동창립자 존 킬더프도 "원유 시장이 일시적 낙관론에 놓였으나 단기적으론 이미 수요에 타격이 발생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역전쟁에 대한 긴장이 완화되면서 유가 하방 리스크가 배럴당 3~5달러 정도 줄었고, 이로 인해 유가의 새 하방 지지선이 배럴당 60달러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이번 무역 합의로 인해 연준이 경제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으로 유가는 장 초반 하락 압력을 받기도 했다.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가 북극 바렌츠해의 요한 카스트베르그 유전에서 수리 작업을 위해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점은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유가는 상승했지만 미국과 이란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두고 진행 중인 협상은 유가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이 중재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이 타결되면 러시아산 원유 공급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하방 리스크는 남아 있는 상태다.
한편 무역 전쟁 불안감이 후퇴하면서 금값은 하락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군사 충돌이 나흘 만에 완화되며 전면전 위기가 일단 해소된 점도 금값에 부담이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3.5% 내린 3228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금 현물은 3% 하락한 3225.28달러를 가리켰다.
불리언볼트 리서치디렉터 애드리언 애쉬는 "지금은 (관세 관련) 분위기가 다소 희망적으로 돌아섰지만, 이 낙관론에 균열이 생길 경우 금 가격이 다시 상승 여지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킷코메탈스 수석 애널리스트 짐 와이코프는 "6월물 금 선물 매수세는 단기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상실했다"며 "상방 목표 가격은 강력한 저항선인 3350달러를 넘는 것이고, 1차 저항선은 3250달러, 그 다음은 32275달러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13일 발표 예정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리고 있다. 결과에 따라 연준의 금리 전망이 달라져 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주 나올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매판매 지표도 관심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