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익 기대감, 부동산에서 자금 이동
주요 시중은행 시니어 자산가 공략 확대
노후설계 넘어 자녀상속 맞춤형 서비스
60대 이상 보유 자산 4000조, 경쟁 치열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60대 이상 은퇴자산가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주식 훈풍'에 힘입어 기존 부동산에서 금융투자로 발길을 돌리는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새 정부가 상속세 등 세제 혜택에 긍정적인 부분도 호재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에 따른 '밸류업' 기대감 속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 등이 맞물리며 현 증시 훈풍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금융시장에 다시 관심을 보이면서 은행권의 맞춤형 공략도 확대될 전망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은퇴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특화 서비스 확대에 경쟁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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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CI. 2025.02.21 choipix16@newspim.com |
하나은행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를 신설하고 지난 5월 '역모기지론(내집연금)' 상품을 추가하며 안정적인 노후설계 서비스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기존 금융에 더해 건강관리나 취미, 여가생활 등 비금융 콘텐츠까지 확대했다.
또한 이재명 정부의 상속세 인하 흐름에 맞춰 자녀 상속까지 염두에 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각종 세테크(세금+제테크) 컨설팅도 제공한다. 2011년부터 지난 해까지 12년 연속 '최우수 PB은행상'을 석권하며 선두주자 입지를 굳힌 하나은행은 새 정부의 증시 훈풍을 발판삼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매월 세 번째 수요일에 은퇴자산가를 위한 'KB골든라이프 웨비나'를 진행중이다. 상속과 증여, 연금, 부동산 등 시니어 세대의 주요 관심사를 주제로 각 분야별 전문가 강연을 통해 고객들의 자산관리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대한도 1억원의 50세 이상 시니어 고객 전용 대출을 연 1.2%라는 파격적인 금리로 제공하며 고객 공략에 나섰고 NH농협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한 'AII100종합자산관리센터'를 기존 69개소에서 올해 최대 100개소까지 확대한다.
이재명 정부의 이른바 '5000피(코스피 5000)' 프로젝트로 증시가 꾸준히 상승한다면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된 시니어 자산이 다시 금융권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게 은행권 판단이다. 이에 이미 일부 주요 시중은행은 자녀상속을 목표로 하는 '유언대용신탁' 시장 공략도 서두르는 모습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고령층의 순자산은 전년대비 11.7% 증가한 4307조원 규모. 저출생의 영향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만 65세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선 상황에서 자산까지 시니어층에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은행권이 자연스럽게 은퇴자산가 공략에 집중하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들은 증권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과 달리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으면서 빠르게 성장한바 있다"며 "지금처럼 증시가 우상향하고 상속세 등 세재 혜택도 확정되면 노후관리와 자녀상속까지 함께 염두에 둔 은퇴자산가를 목표로 한 각 은행들의 맞춤형 공약도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