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영동권 최초 도입…환자 대도시 이동 부담 해소
[강릉=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릉아산병원이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강원·영동지역 최초로 도입하고 본격적인 처방을 시작했다.
이번 조치로 고령 인구 비율과 치매 유병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지역 환자들이 서울 등 대도시로 이동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정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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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아산병원.[뉴스핌 DB] 2024.10.10 onemoregive@newspim.com |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 인지 장애(MCI) 또는 경증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다.
기존 약물이 증상 완화에 그쳤던 것과 달리, 레켐비는 뇌 속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직접 제거해 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약은 18개월간 2주 간격으로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며, 그동안 환자와 보호자는 장거리 이동의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강원특별자치도 내 65세 이상 노인은 약 37만 명이며, 이 중 약 3만5000여 명이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유병률은 9.49%로 전국 평균(9.15%)을 상회한다. 초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특성상 퇴행성 뇌질환 대응은 중요한 보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신약 도입 배경에는 고령화와 함께 늘어나는 퇴행성 뇌질환 유병률 증가가 있다. 강릉아산병원 측은 "퇴행성뇌질환센터를 중심으로 정밀 진단부터 치료, 인지 재활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지역형 통합 치매 치료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든 경증 치매 환자가 투여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투여 전 반드시 뇌 MRI 및 아밀로이드 PET-CT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축적 여부 확인과 ApoE 유전자 검사 등 종합 평가 후 전문의 판단 아래 결정된다.
최영빈 퇴행성뇌질환센터 교수는 "레켐비는 아직 건강보험 적용이 제한적이라 비용 부담이 있지만, 시설이나 병원을 이용하는 연간 관리 비용과 삶의 질 개선 효과 등을 고려하면 예방적 치료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의 이번 조치는 지역 내 고령층 및 가족들의 의료 접근성을 크게 높이고, 선진적인 퇴행성 뇌 질환 관리 체계 마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onemoregiv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