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일 말레이시아에서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아세안 10개국과 미·중·일·러 등 27개국 장관 참석
한국 장관의 아세안 장관회의 불참은 사상 처음
아세안 외교 차질...주요국과 외교장관회담도 무산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외교부 장관 임명 절차 지연으로 매년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장관이 참석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외교부는 오는 9~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박윤주 1차관이 장관 대신 참석한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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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27일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 장면 [사진=공동취재단] 2024.07.27 |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는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회의와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메콩 5개국 외교장관회의, 한-메콩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은 이중 5개 회의에 참석한다.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유럽연합(EU) 등 모두 27개국의 외교장관들이 모이는 대형 다자외교 무대다. 특히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안보 협의체여서 북한도 매년 대표단을 보내고 있다.
1990년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가 만들어진 이후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한국 장관이 참석하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조기 대선이 치러지고 내각 구성이 늦어지면서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 등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의가 시작돼 장관의 회의 참석이 불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한국의 3번째 교역 상대인 아세안과의 외교에 차질이 빚어지고 미·중·일·러 등을 포함한 주요국과 양자 외교장관회담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박 차관은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통해 우리 민주주의 회복력과 신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를 강조하고, 아세안과의 실질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ARF 회원국인 북한은 이번 회의에 외무상이 아닌 아세안 대표부 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아세안 장관회의에 외무상을 보내지 않고 개최국 주재 대사나 아세안 대표부 대사가 참석해왔다.
말레이시아는 2017년 2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북한과 외교 관계를 단절한 상태여서 올해에도 북한의 중량급 인사가 참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정부는 이번 ARF 회의에서 북한 측과 공식 접촉을 시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n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