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수와 함께 6억원 이상 대출 낀 거래, 서울 상급지에 몰려
기존 집 팔고 '갈아타기' 한 이들도 많아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올해 서울에서 집을 산 사람 10명 중 3명은 금융기관에서 6억원 이상을 빌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가운데 40%는 갭투자(세 끼고 매매)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고가의 주택을 매입했다. 정부가 내놓은 강도 높은 대출규제의 주요 타깃이 갭투자 매수인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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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이 붙어 있다. 2025.06.30 yooksa@newspim.com |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5월 서울에서 이뤄진 주택 매수 거래 1만9584건 중 32%(6257건)이 6억원 이상 대출을 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억원 넘는 대출이 투입된 거래도 9.1%(1773건)에 달했다.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 내 거래가격이 6억원 이상인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1~5월 서울 내 주택 매매 5만4342건 중 56.0%(3만401건)이 자금조달계획서를 낸 거래였다.
6억원 이상 고액 대출을 받은 이들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에 몰렸다. 강남구가 56%로 고액 대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성동구(50%) 서초구(47%) 용산구(46%) 마포구(40%) 등이 뒤를 이었다. 10억원 이상 대출을 끌어 쓴 비중도 강남구(32%)가 가장 많았다. 이어 서초구(24%)와 용산구(18%) 순이었다.
6억원 넘는 대출을 낀 거래의 62.3%(1만8927건)에서 부동산 처분대금이 확인됐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는 데 보탰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부동산 처분대금만 10억원이 넘는 거래는 전체의 24%(4600건)였다.
갭투자 역시 주택 구매의 주요 '돈줄'이었다. 같은 기간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거래의 40.7%(1만2379명)이 임대보증금(전·월·반전세 포함)을 승계했다. 세입자가 들어와 살고 있는 매물을 매입한 것으로, 이들의 보증금을 주택 매입 대금에 추가한 셈이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갭투자 철퇴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담대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목적의 주택 구입과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 과열 분위기가 확산되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짐에 따라 본격적인 '집값 잡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