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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③대한민국 보수의 재건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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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것, 새로운 보수의 정신과 철학

한국의 보수는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 그 선택은 단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철학적 판단이어야 한다. 한국 보수정당이 다시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보수주의의 본질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당성을 부여해야 한다.

첫째, 보수의 철학적 기초를 회복해야 한다. 자유와 책임, 질서와 공동체, 전통과 개혁이라는 보수의 핵심 대립항들은 단순히 이념의 구호가 아니라 현실 정치에서 구현 가능한 원리로 정립되어야 한다. 로저 스크루턴(Roger Scruton)은 그의 저서 『보수주의란 무엇인가(How to be a Conservative)』에서 보수주의를 단순한 정치적 이념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사유의 방식이며, 삶의 윤리를 구성하는 가치관, 나아가 정치적 선택을 넘어서는 문화적 습속과 태도라고 규정한다. 그는 보수주의가 제도나 정책 이전에, 공동체와 전통을 존중하고 삶의 질서를 중시하는 내면의 태도이자 문명적 감수성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는 자유를 공동체와 전통 안에서 실현할 수 있어야 하며, 시장의 논리로만 인간을 평가하지 않는 정치가 보수라고 역설한다. 시장과 기업을 중시하면서도 서민들이 기대고 신뢰할 수 있는 정당이 되려면 국민의 문화와 생활 속에 들어가 함께 슬퍼하며, 청년들이 힘들어 하는 신음소리에 아파하며 특단의 묘책을 내 놓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청년세대, 자영업자, 그리고 중산층의 정서와 요구를 반영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기존의 안보·질서·경제 중심에서 일자리, 에너지, 환경, 성평등, 도시격차, 임금격차, 주택문제 등 생활밀착형 의제로 보수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책 정당'으로의 탈바꿈이 시급하다. 보수는 더 이상 반공·색깔론·친기업의 정치가 아닌, 실질적이고 실현가능한 '보수적 대안'을 들고 국민 앞에 서야 한다.

셋째, 공동체 윤리와 문화적 포용성 회복이 필수적이다. 보수가 혐오와 배제, 분열의 정치를 답습한다면 그것은 보수가 아니라 극우이다. 친일의 공격을 받을 때 국가헌신과 자기 희생의 애민정신을 부여 잡고 보수의 정신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보수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역동적 힘이며, 다름을 제도 안에서 창의력으로 조율해내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 보수는 종교, 지역, 성별, 세대 간의 차이를 '공존의 질서'로 바꾸어내야 한다. 이 점에서 T. S. 엘리엇의 문화보수주의는 보수주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적 제안으로 평가받는다.

넷째, 구정치와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보수정당은 리더에 대한 윤리적 책임보다는 전략적 유불리만을 고려해왔다. 선거에 이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외부에서 영입해서라도 선거에 이기고 보자는 단견적 정치에 급급해 왔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자신의 모자란 식견과 정치적 자산을 채워줄 수 있는 인재를 등용하기 보다 충성하고 말 잘 듣는 자기사람들만 낙하산식으로 임명하다 보니 당정은 항상 줄서기와 수직적 구조로 운영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국민은 도덕성과 일관성, 책임의 정치를 원한다. 보수는 언제나 모범이 되는 정치, 절제의 정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아프더라도 변화를 거부하는 지역기반 정치인들과 결별을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이기주의와 보신주의에 편승한 보수정치인들과 어떻게 결별하느냐에 따라 보수혁신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수는 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변화, 인구구조, 세계질서의 격변 속에서 보수정당은 정체된 과거가 아닌, 변혁을 위한 질서의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 보수는 단지 변화에 "No"라고 말하는 정치가 아니라, "이것이 더 나은 질서"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철학과 실천이 결합된 보수주의의 '사상화'가 시급하다. 로저 스크루턴의 말처럼, "보수는 단순한 정당이 아니라 문명의 형식이다." 이 문명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 때, 보수는 다시 존경받는 정치가 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희숙 국민의힘 신임 혁신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7.09 pangbin@newspim.com

한국 보수, 다시 시작할 시간

현재 한국의 보수정당은 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회복이냐 소멸이냐, 개혁이냐 자멸이냐.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 이름 자체가 보수의 철학과 정체성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과거의 프레임에 갇힌 채 새로운 세대와의 단절과 철학의 부재로 인해 지역정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첫 번째 선택지는 기존 정당의 철저한 자기 혁신이다. 자유주의적 보수, 공동체적 보수, 그리고 실용적 보수를 정교하게 엮어내고, 이를 기초로 실질적인 정책 개발과 인재 양성을 통해 정당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리더십 교체가 아닌, 철학의 리뉴얼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방선거까지 꾸준하게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하고 스스로 배출할 수 있어야 어느 정도 여당과 붙어보기라도 할 수 있지, 지금 같아서는 캐나다의 진보보수당처럼 완전히 괴멸하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 뻔하다.

두 번째는 완전히 새로운 보수정당의 탄생이다. 젊은 세대, 중도 유권자, 수도권 시민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언어와 전략, 철학을 갖춘 정당이 출현할 수 있다. 이 경우, 과거를 버리는 대신 과거로부터 배워 새로운 길을 여는 것이 보수의 미덕임을 입증해야 한다. 어쩌면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 새 보수를 만드는 길이 더 빠른 길일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는 보수와 중도의 전략적 통합이다. 보수는 더 이상 좁은 지역기반 정당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중도 합리주의, 개혁적 자유주의와 연합을 통해 통합의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 이는 21세기형 보수로서의 유연성, 다양성, 책임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민보수주의'를 설계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스웨덴의 예처럼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직업교육과정과 견습생 채용, 일자리코칭 제도 등의 도입으로 AI 시대 청년 노동자 정당으로 탈바꿈 될 수 있어야 한다.

러셀 커크(Russel Kirk)가 제시하는 보수의 정신(The Conservative Mind)은 공동체를 향한 깊은 애정과 책임감, 그리고 헌신이다. 그 마음이 다시 살아날 때, 한국 보수는 과거를 넘어서 미래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보수를 지지하는 일부 당원만을 위한 정당'으로 축소될 것인가, 아니면 전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국가의 활력을 회복시키는 주역이 될 것인가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국방과 안보, 복지와 연대에 있어 시대의 조건을 통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보수주의적 상상력과 실천이 절실하다. 영국의 보수당과 미국의 공화당처럼 국가의 위기를 정면돌파할 수 있는 기개와 정신, 경제성장과 통일을 이뤄낸 독일의 기독민주당이 구축한 불굴의 독일정신과 실용적 외교능력, 캐나다와 스웨덴 보수당이 보여준 시대의 고통과 변화 앞에서 현실적인 대안과 도덕적 비전을 함께 제시할 수 있을 때 다시 존경받을 수 있다. 한국 보수정당의 재건은 단지 정당의 생존 문제가 아닌, 국가의 회복과 세계적 발돋움의 운명을 가르는 과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T.S. 엘리엇의 말은 국민의 힘이 꼭 경청해야 할 경구처럼 들린다.
"For last year's words belong to last year's language. And next year's words await another voice. And to make an end is to make a beginning." (지난 해의 단어는 지난 해의 언어에 속하고, 다가오는 해의 단어는 새로운 목소리를 기다린다. 무엇인가를 끝낸다는 것은 곧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보수당의 역사, 발전, 그리고 위기와 진화에 대한 책은 다음의 저서들을 참조

서구 보수 정당연구서

1. 러셀 커크(Russell Kirk)의 『보수주의의 정신(The Conservative Mind)』(1953)는 미국 보수주의의 지적 기반을 확립한 고전으로, 버크부터 T. S. 엘리엇까지 6인의 보수 사상가를 중심으로 전통, 초월적 질서, 도덕적 상상력, 사회 유기체 이론 등 보수주의 철학의 핵심 요소를 정리하였다. 커크는 보수주의를 단순한 정치노선이 아닌 문명적 태도와 윤리적 감수성으로 규정하며, 계몽주의적 급진주의와 진보주의에 대한 비판적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 책은 미국 보수 지식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였고, 냉전기 보수운동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하였다.

이 책은 이후 수십 년 동안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보수정치 및 정당연구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커크는 보수주의를 단일 이념으로 정의하기보다, 지속성과 도덕,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중시하는 철학으로 규정함으로써, 다양한 국가에서 보수정당이 각기 다른 전통과 문화를 바탕으로 진화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시하였다. 특히 한국 보수정치의 재정립을 위한 철학적 기반을 모색할 때, 커크의 보수주의는 반공·반북 중심의 정치적 프레임을 넘어선 문화적·도덕적 재정비의 기초를 제공할 수 있다.

2. T. S. 엘리엇(T. S. Eliot)의 『기독교와 문화(Christianity and Culture)』(1940)는 서구 문명의 붕괴를 기독교 신앙의 약화와 공동체 윤리의 해체로 해석하며, 문화의 중심에 종교적 도덕성과 전통의 회복이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엘리엇은 진정한 문화는 초월적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 내에서 형성되며, 세속화된 근대 문명은 내적 공허로 인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그는 예술, 교육, 정치 등 사회 제도들이 기독교 정신과 결합될 때만 문명이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보수주의의 문화철학적 측면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며, 정치적 보수주의와 종교적 전통의 연결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특히 엘리엇의 통찰은 문화정책, 교육개혁, 국가정체성 재구축 논의에 철학적 자양분을 제공하며, 보수주의가 단지 과거지향적 태도가 아니라 문명의 지속성을 지향하는 윤리적 실천임을 부각시킨다.


3. 토머스 홉하우스(Thomas E. H. Hobhouse)의 『필과 보수당의 정신(Peel and the Conservative Mind)』(1936)는 19세기 영국 정치에서 로버트 필(Robert Peel)이 수행한 자유무역·행정개혁·치안개혁 등을 중심으로, 실용적 보수주의의 태동을 재조명한 고전이다. 필은 곡물법 폐지를 단행하며 사회정의를 위한 보수주의의 능동적 역할을 보여주었고, 보수정당이 단순히 기존 질서의 수호자가 아닌 국민통합과 시장개혁을 실현하는 도구임을 입증했다.
이 책은 보수정당이 도덕성과 국가책임의식을 중심으로 실용적 결단을 내릴 때 사회적 신뢰를 획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보수정당이 오늘날 가치와 유능함의 재결합을 추구할 때, 로버트 필의 리더십은 설득력 있는 역사적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

4. 로버트 블레이크(Robert Blake)의 『필부터 대처까지의 보수당(The Conservative Party from Peel to Thatcher)』(1985)은 19세기 후반부터 대처리즘에 이르기까지 영국 보수당의 역사적 전개를 계파주의, 리더십, 정책의 연속과 단절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대표적 정치사 서술이다. 특히 제국주의, 복지국가 수용, 신자유주의 이행 과정에서 보수당의 전략 변화를 추적한다.

블레이크의 저서는 보수당을 단일 정당이 아닌 다양한 흐름과 긴장 속에서 진화해온 정치운동으로 바라보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당의 재편, 내부 갈등, 리더십 전환의 반복 속에서도 중심가치를 유지해온 보수정치의 유연성과 강인함을 보여주는 이 연구는 정당정치의 역동성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5. 토마스 살펠트(Thomas Saalfeld)의 『독일정당체제: 지속성과 변화(Germany's Party System: Continuity and Change)』(2002)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정당 체계의 안정성과 그 안에서 기민당(CDU)이 보수정당으로서 수행해온 조정자 역할을 분석한다. 특히 살펠트는 비례대표제 하에서 연립정부 형성과 정당 내 리더십 구조, 선거제도의 영향력, 보수정당의 이념적 재조정 등을 통해 독일 보수정당의 제도적 적응과 지속성의 비결을 밝힌다.

이 책은 보수정당이 변화하는 유권자 지형과 제도적 환경 속에서도 핵심 가치를 유지하며 현실 정치에 적응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한국처럼 정당의 지속성이 낮고, 이념 기반이 취약한 경우 이 책은 제도화된 정당정치의 중요성과, 실용주의적 보수의 경로의존적 진화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 기반이 된다.

6. 헤더 콕스 리차드슨(Heather Cox Richardson)의 『인간의 자유를 위하여: 공화당의 역사(To Make Men Free: A History of the Republican Party)』(2014)는 링컨의 공화당 창당부터 부시 시대에 이르기까지, 미국 공화당의 이념적 진화와 정치적 재편을 다룬 현대적 연구다. 노예제 폐지와 평등의 가치로 시작된 공화당이, 이후 보수적 경제정책과 사회적 규범을 강화해가는 과정이 핵심이다.

이 책은 공화당이 단지 보수정당이 아니라, 미국 정치 내에서 자유와 질서,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권한 조율, 문화전쟁까지 다양한 이슈에 개입해온 '가치전쟁의 정당'임을 보여준다. 한국 보수정치가 안보와 반공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문화적 갈등과 사회적 담론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7. 데이비드 맥클로린 (David McLaughlin) 의 『독이 든 성배: 토리당은 어떻게 자멸했는가(Poisoned Chalice: How the Tories Self Destructed)』 (1994)는 킴 캠벨 총리 집권기에 진보보수당이 어떻게 스스로 붕괴에 이르렀는지 '선거현장 내부자 시점'으로 생생히 다루고 있다. 총선 공약 준비부터 선거 전략, 미디어 대응, 당 내 갈등까지 하루 단위로 추적하며, NAFTA 이후 누적된 국민 불신, GST 도입 반발, 퀘벡·서부지역 분열 등을 캠벨 리더십이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 과정을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단순한 선거 참패가 아니라, 기존 보수 가치와 정책의 누적된 균열이 정점에 달한 사건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책은 정치리더십, 메시지 통일, 지역·이념 균형 등 실질적 요인이 모여 어떻게 정당의 기반을 붕괴시키는지 생생하게 증언하며, 위기 정당이 간과해서는 안될 '내부 정비' 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8. 안데르스 린드봄(Anders Lindbom)의 『The Swedish Conservative Party and the Welfare State』(2008)는 스웨덴 보수당(Moderaterna)이 전통적으로 좌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복지국가 개혁을 어떻게 주도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린드봄은 1990년대 이후 신보수주의적 가치와 실용주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는지, 특히 선택권, 효율성, 책임성을 강조한 개혁의 경로를 추적한다.

이 저서는 보수주의가 복지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창의적 복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준다. 한국 보수정당이 복지 이슈에서 회피하거나 방어적 태도를 보이는 대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복지비전으로 전환할 때 활용 가능한 정책적 및 철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한국의 보수정당 연구서

1. 강원택, 『한국 보수주의의 구조와 한계』(2023)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 보수주의의 제도적 기원과 정당 구조, 리더십 양식, 지역주의 기반 등을 정치학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보수정당의 성장이 '반공·지역주의·권위주의'의 삼각 축 위에서 구축되었으며, 민주화 이후의 위기는 이 세 축의 해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한다.

이 책은 보수정치의 재건은 단지 인물 교체가 아닌 '구조적 리셋'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선 정책정당으로의 전환, 수도권·청년층과의 접촉면 확장, 복지·기후·젠더 등 새로운 아젠다에 대한 포섭 전략이 요구된다고 분석한다. 이 책은 한국 보수의 이념적·제도적 개혁의 나침반이 되는 저작이다.

2. 이정민, 「한국 보수주의의 사상적 기반」 (『정치사상연구』 제27권 2호, 2021)

이 논문은 한국 보수주의의 철학적·사상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 보수가 어떠한 이념적 정체성도 정립하지 못한 채 권력 중심적 정치행태에 치중해 왔음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영미권 보수주의 전통(버크, 커크 등)과 한국 보수의 괴리를 조명한다.

저자는 한국 보수가 이념적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서구 보수주의의 전통에서 핵심 가치(공동체, 질서, 책임, 초월적 질서 등)를 도입하고, 이를 한국 사회의 맥락에서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한국 보수의 쇄신이 단순히 전략이 아닌 철학적 갱신이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이 글의 핵심적 기저를 공유하고 있다.

3. 김호기, 『한국 보수주의의 기원과 미래』(2020)

이 책은 한국 보수주의의 사상적 기초와 역사적 기원을 추적하면서, 해방 이후 냉전과 권위주의를 기반으로 구축된 보수 정치의 궤적을 분석한다. 특히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보수 정치가 어떻게 재편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반공, 안보, 성장 중심의 정치 담론이 어떤 식으로 재생산되었는지를 진단한다.

이 책은 보수주의를 단지 '정권의 언어'가 아니라 '국가의 구성 원리'로 이해하고자 한다. 따라서 보수주의의 재건은 단지 정당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념 재구성을 요구하는 작업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미래 보수는 더 이상 색깔론이나 지역주의에 기대지 않고, 사회통합과 공정, 공동체 가치의 회복을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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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경제 숨통 '호르무즈 10km'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호르무즈 해협 10km 남짓의 수로가 지구촌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직접 충돌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불태운다는 협박을 거듭하는 상황. 160km 길이와 폭 30~50km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제 항로는 10km 가량이지만 전세계 에너지 거래의 심장부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와 CMA CGM 등 주요 컨테이너 선사와 탱커, 트레이딩 하우스들은 호르무즈 통항을 전면 중단한 채 우회 또는 대기 중이다. 유럽과 중국 쪽 해운 데이터에서도 3월2일(현지시각) 기준 상업 유조선 통과가 사실상 0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된다. 사실상 민간 선박의 통행이 중단되면서 충격파가 지구촌 에너지와 물류 시스템에서 물가, 통화정책, 실물경제까지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다. 일부 투자은행(IB)은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르무즈의 좁은 심해 수로를 통과하는 원유는 교역량의 4분의 1 이상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물량도 전세계 해상 거래의 20%에 이른다. AI 도구를 이용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분석을 재가공해 보면, 호르무즈를 지나는 원유와 LNG의 80% 이상이 중국과 인도, 일본, 한국 등 네 개 국가로 전달된다. 에너지 흐름은 이미 급제동이 걸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과 민간 데이터 업체 Kpler의 통계에 따르면 호르무즈를 거쳐 나가던 중동산 원유 가운데 상당 부분이 선적항에서부터 출항이 보류되거나 해협 인근에서 정박하는 실정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지역 [사진=미국 에너지부, 블룸버그] 걸프 산유국들은 수출항에서의 선적 일정을 조정하고 일부 물량을 내륙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 또는 지중해 쪽으로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호르무즈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미 아시아 LNG 현물 가격을 나타내는 JKM 지수는 3월2일 15.068달러/MMBtu까지 상승하며 2025년 2월13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 유가도 이번 사태 직전보다 20~30% 가량 뛴 상태다. 주요 투자은행(IB)은 단기적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중심으로 변동할 것으로 보되, 호르무즈 봉쇄가 길어질 경우 120달러 선까지도 상단이 열려 있다고 경고한다. 단순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아니라 물리적 공급 차질에 따른 구조적 유가 상승이라는 설명이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미국의 셰일 생산 여력,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의 증산 여지를 감안한 다수의 시나리오에서도 호르무즈 봉쇄로 인해 당장 하루 2000만 배럴에 달하는 물량이 제때 시장에 도달하지 못하면 과거 걸프전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가격 충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조선과 LNG선, 컨테이너선이 호르무즈와 인근 해역을 기피하거나 우회하면서 해상 운임과 보험료가 동시에 치솟는 모양새다. 한 LNG 트레이딩 업체는 중동 항로의 워 리스크(war risk) 보험료가 화물 가치의 15~25%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전했고, 이로 인해 일부 선사는 차라리 선박을 놀리거나 다른 노선으로 돌리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글로벌 선사들이 호르무즈와 페르시아만 항로를 피하기 위해 선박을 재배치하면서 해상운임과 보험료가 동시에 상승하고, 일부 화주들은 아예 신규 예약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운임과 보험 쇼크는 곧바로 에너지 수입 가격과 전력 요금, 나아가 광범위한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유사와 발전사, 석유화학 기업의 원가가 이중으로 압박받게 되고, 여기에 컨테이너선과 벌크선까지 위험 해역을 피해 돌아가기 시작하면 중간재와 원자재, 곡물과 사료까지 운송 시간이 늘어나고 비용이 오른다.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가 장기화되면 글로벌 공급망은 또 한 번 구조적인 병목을 겪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끈적끈적한 물가가 재차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봉쇄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미국과 유로존, 아시아 등 주요 수입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수개월간 0.5~1.0%포인트의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여러 연구기관에서 제시된다.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고 상황이 장기화되는 경우에는 특히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신흥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물가와 성장률이 동시에 악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다. AI 도구로 세계은행과 IMF, 민간 리서치기관의 모델을 종합하면 유가가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0.1~0.2%포인트씩 떨어지고, 에너지 수입국의 경상수지와 재정 부담이 눈에 띄게 악화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유가 150달러 시나리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일부 취약 신흥국에서 통화 가치 급락과 경상수지 위기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지금과 같이 전쟁과 제재, 수송 차질이 겹친 상황에서는 단순히 유가 상승분만이 아니라 LNG와 전력요금, 곡물과 비료, 운임비까지 연쇄적으로 튀어오를 수 있어 기존의 "유가 파급계수"보다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 AI 기반 시뮬레이션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아시아 제조 강국들의 심장부를 이루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 조선, 자동차 산업이 동시에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정유사와 발전사는 더 높은 가격에 원유와 LNG를 조달해야 하고, 이는 곧 전기 요금과 산업용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 화학과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소비가 높은 업종은 원재료와 연료 비용 상승과 동시에 해상 운임 상승까지 감내해야 한다. 자동차와 조선, 전자업체들은 중간재와 부품 공급 지연, 운송비 상승, 해외 수요 위축이라는 삼중고를 마주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10km 바닷길이 막히면서 에너지 공급과 해상 운임, 보험료와 전력 요금, 나아가 세계 각국의 물가와 성장률까지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쇼크'가 현실화되는 시나리오를 경고한다. shhwang@newspim.com 2026-03-0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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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 울린 '왕사남 강가 포스터'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6년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90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짙은 여운을 남기는 강가 포스터를 공개했다. '왕과 사는 남자'가 3일 900만 관객 돌파에 힘입어 강가 포스터를 공개했다. 영화 속 이홍위(박지훈)의 마지막과 함께 공개되는 장면 속 아련한 모습을 담아 깊은 울림을 전한다. 공개된 포스터는 왕위에서 쫓겨나 청령포로 유배된 이홍위가 강가에 홀로 앉아 쓸쓸히 물장난 치는 장면을 담았다. 흰색 도포를 입고 쪼그려 앉은 이홍위의 모습은 어린 나이에도 자유를 꿈꿨을 그의 심정을 짐작하게 해 먹먹한 감정을 자아낸다. [사진=(주)쇼박스]  특히, 엄흥도 역의 유해진과 이홍위 역의 박지훈이 포스터 속 장면에 대해 직접 소회를 밝힌 바 있어 관객들의 감정을 배가시킨다. 유해진은 "이홍위가 유배지 강가에서 물장난 쳤던 모습이 기억에 남고, 그때 엄흥도의 심정은 아들을 바라보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유배지가 아니라면 자유롭게 있을 나이인데, 너무 안쓰러웠다"라 말하며, 해당 장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지훈 또한 "강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장면은 해진 선배님의 제안으로 생긴 장면. 생각해 보니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을 시기, 유배지에 와서 혼자 물장난을 치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런 단종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며, 해당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이홍위의 복합적인 내면을 표현하고자 고심했던 과정을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처럼 배우들은 물론 900만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 강가 포스터는 '비운의 왕'이라는 단종의 단편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간 이홍위'에 집중한 '왕과 사는 남자'만의 서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 속 숨겨진 단종의 이야기로 900만 관객의 마음속에 묵직한 감동을 남기며 파죽지세의 흥행을 기록 중이다.  jyyang@newspim.com 2026-03-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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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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