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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②대한민국 보수의 재건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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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수의 기원과 탈선

대한민국의 보수정당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국가적 위기 속에서 등장했다. 해방 직후, 혼란한 국제 정세와 남북 분단이라는 격변의 시대에 보수의 정치적 과제는 뚜렷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립, 공산주의의 확산 차단, 법치주의와 사적 재산의 보호, 그리고 경제적 기반 마련이었다.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공화당, 전두환의 민주정의당은 각각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국가를 통치했으며, 특히 산업화와 국가안보라는 의제에서 보수정치는 주도적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권위주의, 반민주주의, 지역주의의 폐단도 함께 축적되었다. 이러한 흠집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 구축과 경제성장의 엔진은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의 가장 큰 업적이자 지금 대한민국의 핵심역량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보수는 민정당, 민주자유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형성했다. 특히 김영삼 정부 이후 보수는 자유주의와 세계화의 흐름을 일정 부분 수용하며 '중도 실용적 보수'를 표방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보수는 금융자본에 우호적이고 대기업 중심의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노동계층과의 괴리를 심화시켰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보수정당은 정치적 리더십 부재와 이념적 퇴조로 인해 정체성을 상실해 갔다.

박근혜 정부의 탄핵은 한국 보수정치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시위는 보수가 더 이상 국민과의 신뢰를 유지하지 못하고, 권력 자체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폐쇄적인 정치로 전락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단지 개인의 부패 때문이 아니라, 보수가 철학과 미래 비전을 상실한 결과였다. 이를 두고 일부 학자들은 "한국 보수정당은 자유주의가 아니라 반공과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치적 카르텔이었다"고 지적한다(강원택, 『한국 보수주의의 구조와 한계』).

이후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와 당 지도부 교체를 반복하며 외형적인 정비를 시도했으나, 청년세대와 수도권 유권자의 외면은 계속되었다. 이념적 공백과 반공·반페미니즘 정서만으로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고, 윤리적 위기와 내부 분열 그리고 계엄선포는 '보수'라는 이름의 상징성을 재기불능 상태로 내 몰았다.

보수가 회복해야 할 가치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이 아니라, 시대의 가치와 원칙을 수호하고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철학이다. 보수는 절대로 과거의 반복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보수의 진정한 유산은 그 시대가 요구하는 책임의 형태를 기꺼이 감당하는 자세이다. 『보수주의의 정신(The Conservative Mind)』에서 러셀 커크는 "보수는 실현 가능한 것에 도덕성을 부여하고, 그것을 오랜 공동체의 경험과 결합시키는 정치"라고 했다. 한국 보수정당은 이 철학으로 되돌아가야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재석의원 299명 중 찬성 234 명, 반대 56 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몰락에서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기까지, 캐나다 진보보수당의 사례

보수정당의 몰락과 부활이라는 경험은 캐나다에서도 극적으로 나타난다. 1993년 총선에서 당시 캐나다 진보보수당(Progressive Conservative Party)은 킴 캠벨(Kim Campbell) 총리 하에서 역사상 가장 참담한 패배를 겪었다. 선거 전까지 156석을 보유하던 이 정당은 단 2석만을 남기며 사실상 괴멸에 가까운 결과를 맞이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이 비극적 패배의 전조는 당권 교체 과정에서 이미 드러났다. 브라이언 멀로니(Brian Mulroney) 총리는 1984년과 1988년 연속 총선 승리로 장기 집권을 이어왔으나, 1990년대 초에 이르러 그의 정부는 정치적·경제적 위기로 국민적 신뢰를 상실하고 있었다. 멀로니는 자유무역협정 체결, 재정적자 누적, 물품서비스세(GST) 도입, 퀘벡 민족주의에 대한 미흡한 대응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했고, 여론조사 지지율은 한때 15%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93년 2월, 멀로니는 총리직과 당 대표직에서 사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진보보수당은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을 실시했고, 외무장관 출신이자 당시 46세였던 킴 캠벨이 5차 투표 끝에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녀는 캐나다 역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진보보수당 최초의 여성 지도자로 주목을 받았으며, 신선한 이미지와 개혁적 메시지로 초기에는 지지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당 내부의 구조적 피로감, 멀로니 정책 유산과의 단절 실패, 대중과의 소통 미숙, 선거 준비 부족 등으로 인해 리더십 기반은 취약했다. 그녀가 공식적으로 총리직을 맡은 것은 1993년 6월이었으며, 불과 넉 달 뒤인 10월에 총선을 치러야 하는 일정이 결정되면서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데이비드 맥클로린 (David McLaughlin) 의 책『독이 든 성배: 토리당은 어떻게 자멸했는가(Poisoned Chalice: How the Tories Self Destructed)』 (1994)에서 진보보수당은 20세기 중반부터 캐나다 보수주의의 대표 정당으로, 고전적 자유주의, 재정 보수주의, 국가통합, 연방주의, 친기업 정책 등을 핵심 가치로 성장했다고 기술한다. 진보보수당은 상류 중산층, 앵글로-캐나다 유권자, 퀘벡 내 연방주의자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왔으며, 1980년대 브라이언 멀로니(Brian Mulroney) 총리 시절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통해 대외경제 개방과 친미 외교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동시에 캐나다 내 제조업 기반 약화, 실업률 상승, 퀘벡의 민족주의 강화 등 부작용을 낳으며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초래했다.

선거패배 이후 보수세력은 완전히 해체되지 않고, 점진적 재편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꾀했다. 2003년, 진보보수당과 캐나다 개혁당(Reform Party)이 합당하여 새로운 '캐나다 보수당(Conservative Party of Canada)'을 결성했다. 이 통합은 지역 기반의 분산과 이념적 균열을 극복하고, 대중 정당으로의 정비를 가능케 했다. 2006년 총선에서 스티븐 하퍼(Stephen Harper)가 이끄는 보수당은 자유당의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 부패 스캔들, 세금 문제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기회로 삼아 집권에 성공했다.

하퍼 정권은 재정 균형, 감세, 범죄대응 강화, 군비 증강 등 보수적 의제를 실용주의적 언어로 포장했고, 온건한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정책 조율로 안정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상대적으로 안정된 금융 감독체계를 유지하면서 캐나다 경제를 선진국 중 가장 빠르게 회복시킨 점은 유권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하퍼는 보수주의를 단지 이념의 틀로 환원시키지 않고, 정부 운영 능력과 경제 안정성의 근거로 실천함으로써 장기 집권(2006–2015)을 가능케 했다.

이 사례는 보수정당이 단순히 전통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중과의 신뢰 회복, 정당 내부 통합, 실용적 개혁을 통해 얼마든지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패의 경험이 곧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보수는 위기를 통해 체질을 바꾸고,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스웨덴 보수의 재건에서 배울 점

북유럽 보수정당의 사례로서 스웨덴 보수당의 라인펠트 정부는 일자리 중심의 복지 전략을 통해 보수의 실용적 전환을 이끌어냈다. 2006년 스웨덴 보수당(Moderaterna)은 '새로운 보수(The New Moderates)'라는 기치를 내걸고 총선에서 승리하며 12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프레드리크 라인펠트(Fredrik Reinfeldt) 보수당 대표는 총선에서 "좋은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라는 은유적 레토릭을 통해, 전통적 복지국가가 직면한 의존성 문제를 해결하고 복지국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선거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들의 정당이 "진정한 노동자를 위한 보수 정당"임을 강조하며, 좌파정당과는 다른 방식의 연대정치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집권기간 동안 보수당이 이끈 우파연립정부는 'Arbetslinjen(노동의 노선)'이라는 이름으로 실업 수당 확대보다 취업 유인을 강화하고 고용 창출을 국가복지의 핵심으로 삼는 전략을 추진하였다. 정책적으로는 중·저소득층 세제 감면을 통해 실질소득을 높이고, 장기 실업자에게는 훈련과 인턴십을 제공하는 'Phase 3 프로그램'을 도입해 노동시장 재진입을 유도했다. 의료·교육·보육 등 공공서비스에도 민간경쟁을 도입하여 효율성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였고, 소규모 자영업자와 창업자를 위한 세금 혜택과 규제 완화 정책도 함께 추진되었다. 이러한 개혁은 복지국가를 해체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재설계하고자 한 시도였다.

라인펠트 정부는 국가의 개입보다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개혁을 추진했다. 공공의료와 교육서비스에도 경쟁과 선택권을 도입하고, 소규모 창업자와 자영업자를 위한 세제 혜택과 행정 간소화 정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의 다양성을 도모했다. 동시에 실업급여와 사회보장제도를 개편해 근로유인을 강화하였고, 공공 부문의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한 민간위탁 확대를 통해 복지국가를 보다 역동적으로 재조정했다.

그 결과 라인펠트 집권기(2006~2014) 동안 스웨덴의 일자리는 30만 개 이상 증가했고, GDP는 12.6% 성장했으며, 가처분소득은 평균 20% 이상 증가하였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스웨덴은 유럽 국가 중 가장 빠른 경기 회복을 기록했고, 재정흑자와 낮은 국가부채를 유지하며 경제적 안정성과 신뢰를 회복했다. 이러한 성과는 린드홀름(Anders Lindbom)이 『The Swedish Conservative Party and the Welfare State』(2008)에서 평가했듯, 보수정당이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스웨덴 신보수당은 일자리 중심의 실용복지 전략을 통해 청년과 중산층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고, 2010년 총선에서도 재집권에 성공하였다. 이 사례는 한국 보수정당이 단지 이념적 보수에 머무르지 않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생활밀착형 과제에 실용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벤치마킹 모델이다.

③편에 계속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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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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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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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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