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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하) 실용정치의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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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포용적 유연성(flexicurity)의 선도자
스웨덴: 2014년 시장친화적 조세개혁

네덜란드: 포용적 유연성(flexicurity)의 선도자

네덜란드는 1970년대 후반 두 차례의 오일쇼크와 세계 경기 침체의 여파로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질임금은 상승했지만 생산성은 정체되었고, 실업률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다. 기업은 고용을 줄였고, 청년세대는 노동시장 진입에 실패했으며, 여성과 고령층은 노동 참여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다. 이처럼 경제적 위기와 사회적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기존의 정쟁 중심 정치와 노사갈등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이 시점에서 노동조합(FNV)과 사용자단체(VNO), 그리고 루드 뤼버스(Ruud Lubbers)가 이끄는 기민당(CDA) 중심의 정부는 바세나르에서 역사적인 협약을 체결했다. 핵심 내용은 '임금 자제를 통한 고용 확대'였다. 즉, 노동자 측은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사용자 측은 고용을 유지하며 노동시간 단축을 수용하고, 정부는 세제 혜택 및 복지지출을 유지하는 삼자협약을 통해 경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1970년대 두 번에 걸쳐 진행된 유가파동으로 위축된 국내 노동시장과 경영환경의 해결책으로 세계적인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이에 따라 1982년 노사정 합의인 '바사나르 협약(Wassenaar Accord)'이 체결되었고, 이후 좌파 계열의 노동당(PvdA)이 주도하는 정부는 '유연성과 안정성의 조화'를 핵심 기조로 삼아 개혁을 단행했다. 네덜란드는 고용계약의 다양화를 허용하고 파트타임, 자영업, 프리랜서 노동을 제도권에 포함시키는 한편, 고용안정성을 위한 직업훈련과 재교육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구축했다. 여성과 고령자 고용 확대 정책, 가족친화 근무제 도입, 사회보험 기금 통합도 이 시기 추진되었다.

이 협약은 네덜란드 노동시장에 구조적 변화를 불러왔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는 '워크셰어링'이 제도화되었고, 파트타임과 비정규직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여성과 고령층의 고용률이 크게 상승했다. 동시에 노사정 대화의 제도화는 이후 네덜란드 정치문화의 핵심 유산이 되었으며, 정당 간 극단적 대결보다는 합의와 타협을 중시하는 '합의 민주주의(concordantie-democracy)'의 토대를 형성했다.

국내적으로는 이 협약의 정신과 제도적 지속성이 여야를 초월한 공통된 기반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후속 정부들, 예를 들어 좌파 노동당(PvdA)의 빔 코크(Wim Kok) 총리 시기(1994–2002), 우파 자유민주국민당(VVD)의 마르크 뤼터(Mark Rutte) 정부(2010-2024) 등의 지도자들도 바세나르 정신을 계승하며 유연한 노동시장과 보편적 복지의 결합을 유지시켜  왔다. 정치학자 안톤 헬더만(Anton Hemerijck)은 그의 '연구 변화하는 복지국가(Changing Welfare States, 2002)'에서 협약의 실체를 "공정한 유연성(flexicurity)의 모델이 실제 정책화되어 국민 대다수가 신뢰하게 된 유럽의 보기 드문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다른 학자 에스핑-안데르센(Gøsta Esping-Andersen) 또한 그의 연구 '후기산업사회 경제의 사회적 기반(Social Foundations of Postindustrial Economies(1999)'에서 네덜란드의 사례를 "포스트산업사회형 복지국가의 대표 사례"로 지목하며, 노동시장 유연화와 사회통합이 함께 추진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의 2006년 보고서도 네덜란드를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안정적 조정 국가'로 분류하며, 위기관리와 제도적 협치 측면에서 가장 모범적인 국가 중 하나로 평가하였으며(European Commission, 2006), OECD 보고서(Economic Surveys: Netherlands 2017)는 네덜란드를 "노동시장 혁신과 사회통합이 병행된 유럽 내 대표국가"로 명명했다. 국민들 역시 이 시스템을 통해 실질적인 '정치적 효능감'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타협과 사회적 신뢰가 결합된 개혁 모델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네덜란드의 기적(Dutch Miracle)'이라 불릴 만큼 고실업과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끊는 데 성공했다.

민주주의 국가들이 고질적 정치 분열과 사회 양극화, 고령화 및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바세나르 협약은 여전히 유효한 교훈을 제공한다. 경제와 정치가 분리된 구조를 넘어서, 사회 전체가 책임을 나누고 미래를 위해 타협하는 방식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정치와 복지국가를 만드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스웨덴: 2014년 시장친화적 조세개혁

한국 진보정권이 참고할 만한 또 다른 대표적 사례가 바로 스웨덴이다. 2000년대 초반, 스웨덴 사회민주노동당(SAP)은 전통적 복지국가 모델의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높은 자산세와 법인세로 인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고용 창출력이 약화되며, 기술혁신이 정체되는 현상이 관측되었다. 이에 따라 예란 페손(Göran Persson) 총리 하의 진보정권은 전통적 좌파경제정책에서 벗어나, 시장친화적 조치들을 과감히 도입하기 시작했다.

2005년 스웨덴 의회에서는 상속세와 증여세 폐지안이 논의되었고, 사회민주당은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의회 토론에서는 좌파 정당 내부에서도 격론이 오갔지만, "자본과 기업이 국경을 넘어 해외로 나가고 있다"는 현실적 인식에 따라 "복지를 유지하려면 성장하는 기업이 필요하다"는 실용론을 강조했다. "부의 대물림을 통한 신분사회의 고착화를 지지하는 배신자 정당"이라는 노동자와 하위소득계층의 신랄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민당 정부는 끝까지 이 법안을 밀고 나갔다.

요컨대, 스웨덴 진보정권의 우파적 정책 전환은 단순한 조세개혁이 아니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전략적 통합이었다. 예란 페손 정부의 자산세·상속세 폐지 이후, 스웨덴 내 연간 약 500억 크로나(약 6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경향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헨렉슨과 발덴스트룀은 IFN 보고서(2007)에서, 정책 시행 이후 고소득층 자산가의 해외 이전비율이 40% 이상 줄었으며, 중소기업의 해외이전 계획도 5년 사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분석하였다. 이는 국가 내 생산기반의 유지뿐 아니라, 고용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에 실질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스웨덴 주요 언론인 《다겐스 뉘헤테르》(Dagens Nyheter)는 "좌우의 구분보다 중요한 것은 세금의 실효성과 경제의 순환"이라며 페손 총리의 결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변화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경제학자 매그너스 헨렉슨(Magnus Henrekson)과 다니엘 발덴스트룀(Daniel Waldenström)은 『Entrepreneurship and Wealth Mobility in Sweden』(IFN Working Paper, 2007)에서, "자산세 폐지 이후 스웨덴 내 자본형성률이 증가하고 기업가 정신이 회복되었다"고 분석했다. 세제개혁 이후 스타트업 생태계가 급성장하며 Spotify, Klarna, Northvolt 같은 글로벌 유니콘이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제 외적 효과도 컸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스웨덴을 '사회적 안정과 시장개방이 공존하는 나라'로 인식하게 되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스웨덴 크로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통화로 평가되었다. OECD와 IMF는 스웨덴의 이러한 전환을 '사회적 시장경제(social market economy)의 모범 사례'로 지목하였다.

또한 이념적으로도 흥미로운 변화가 관측됐다. 사민당 지지층 내에서 '복지를 지키기 위해 경쟁력을 먼저 확보하자'는 인식이 확산되며, 진보정당 내부에서의 경제정책 노선이 다변화되었다. 보수당은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고용시장 개혁과 복지투자를 주장하며 정책 중심이 유연해졌다. 이른바 '중도 블록화' 현상은 스웨덴 정치 전반의 타협 기반을 강화시켰으며, 이는 한국과 같은 정치 양극화 상황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불어 스웨덴국립통계청(SCB)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산세 폐지 이후 국민의 67%가 "세금 구조의 합리성 향상이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고 응답했으며, 청년층의 창업 인식이 2010년대 들어 크게 개선되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스웨덴의 무역흑자 확대, 글로벌 기업 위상 제고, 노동시장 유연화와 연결되었다.

국제적으로도 스웨덴은 더 이상 '복지만 강조하는 고세율 국가'가 아니라, '혁신과 안정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시장경제 모델'로 재평가되었다. OECD, IMF, 그리고 세계은행은 스웨덴을 "지속가능한 자본주의의 유럽 모델"이라 명명했고, EU 내에서도 스웨덴식 개혁은 핀란드·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이 사례는 한국이 성장과 공정, 복지와 기업, 시장과 국가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역사에서 배우는 실용정책

이들 네 나라의 사례는 진보정권이라 할지라도 글로벌 경쟁 환경에 발맞춘 정책 조정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좌파 정부의 실용 노선'에 대해 긍정적 신호를 보내며 장기 투자 확대, 기술이전, 고용 창출 효과가 동반되었다고 진단했다.

요컨대, 유럽의 진보정권이 보여준 우파적 전환은 이념을 뛰어 넘는 '국가적 전략의 수정'이었다.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 유연한 모델은 한국이 현재 직면한 무역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산업 전환기에 주목해야 할 지침이 될 수 있다. 무역과 산업, 세제와 기업, 복지와 생산성 등 이 모든 것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의 순환고리이며, 통합전략 하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

실용정권을 표방한 새 정부는 과거의 교훈을 지렛대 삼아 미래의 기회를 동시에 품어야 한다. 현실을 외면한 이상주의나 과거지향적 정책은 파국으로 향하는 길이며, 과감한 전환은 생존의 지름길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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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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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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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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