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ALT-B4 특허로 독점 지위 확보
로킷헬스케어·신풍제약도 특허에 주가 급등
인투셀, 중국 선행 특허에 'NxT3' 주가 30% ↓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 특허 이슈가 국내 바이오 기업의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알테오젠이 미국에서 플랫폼 기술의 물질 특허를 확보하며 시가총액 26조원을 넘어선 반면, 인투셀은 중국 기업의 선행 특허와의 충돌로 기술이전 계약이 해지되며 주가가 급락하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
18일 알테오젠은 전날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자사 피하주사(SC) 전환 플랫폼인 'ALT-B4'의 물질 특허 등록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ALT-B4는 정맥주사(IV)로만 투여할 수 있는 항체의약품을 피하주사 형태로 전환해 환자 편의성과 의료비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번 특허 취득으로 알테오젠은 미국 시장에서 ALT-B4 관련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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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본사. [사진=알테오젠] |
이번 특허 취득 소식에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알테오젠 주가는 관련 소식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17일 39만7500원, 시가총액 21조원이던 주가는 이달 17일 48만8500원까지 오르며 시총 26조원을 돌파했다.
특허 기대감과 함께 코스피 이전 상장 가능성도 주가 상승을 견인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4거래일간의 투자자별 수급을 보면, 사모펀드가 337억원가량을 순매수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알테오젠 주식을 담았고, 외국인도 1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투신과 보험도 각각 56억원, 19억원을 사들이며 매수세를 더했다. 반면 연기금(-151억원)과 금융투자(-425억원)는 매도세를 보였고, 개인 투자자도 9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코스피 이전 기대감은 2대 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가(지분 약 270만주, 6.4%) 공개적으로 이전 상장을 요청하며 더욱 커졌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알테오젠의 ALT-B4 특허 존속기간이 넉넉하고, 분기당 로열티 수익만 수천억원, 영업이익률 50%를 넘는 사업모델을 구축했다"며 "코스피 이전 시 시총 30조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SC 전환 플랫폼의 독점적 위치가 기업가치의 핵심"이라며 알테오젠의 목표주가를 7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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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1달 주가 흐름. [사진=한국거래소] |
특허 효과는 다른 바이오 기업에서도 확인됐다. 인공지능(AI) 장기재생 바이오 전문기업 '로킷헬스케어'는 미국 특허청에서 연골재생 관련 핵심기술 특허 등록 소식에 장중 18% 급등했다. 의약품 생산업체 '신풍제약'도 지난달 유럽특허청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제 용도 특허를 취득한 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한 주 동안 주가가 40.6% 뛰었다.
반면, 의·약학 연구개발업체 '인투셀'은 특허 리스크에 직면했다. 지난 9일 인투셀은 에이비엘바이오와의 ADC(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 체결 이후 중국 기업의 '잠수함 특허(등록 전 비공개된 특허)'가 확인돼 특허 침해 가능성이 생겼다고 해지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는 인투셀이 기술이전한 넥사테칸 시리즈 중 'NxT3' 약물이 중국 기업의 선행 특허와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인투셀 역시 FTO(특허침해분석) 과정에서 이를 뒤늦게 확인했으며, 출원 후 18개월 비공개 기간 내 발생한 사항이었기에 사전에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바이오 업계에서도 인투셀이 고의로 문제를 숨겼다기 보다는 중국에 등록된 제3자의 잠수함 특허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시장은 주가 하락으로 즉각 반응했다. 4만원을 넘던 주가는 일주일 만에 30% 이상 하락하며 2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다만 17일에는 1.68% 상승한 2만7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박태교 인투셀 대표는 주가 급락에 대응해 약 10억원 규모의 자사주 3만6000주를 매입하며 책임 경영 의지를 밝혔다.
인투셀은 "회사 주력 기술에 대한 특허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준비 중인 'B7-H3' 파이프라인의 연내 임상 진입 추진에도 전혀 영향이 없고 넥사테칸 약물도 보유 중인 30여종 중 1개를 제외하고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특허와의 충돌이 NxT3에 국한된 만큼, 다른 페이로드를 통한 ADC 플랫폼의 기술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