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자국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해 "과학자들의 성취이자 국가 자존심"이라며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21일(현지시간) 재확인했다.
아울러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되, 당분간 직접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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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락치 장관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핵시설이 심각하게 손상돼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면서도 "우라늄 농축은 포기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과 미국은 오만의 중재 아래 다섯 차례 간접 협상을 진행했으나, 허용 가능한 농축 수준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근접한 수준까지 농축 농도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철저히 민간 목적임을 강조해왔다.
아락치 장관은 "미국과의 대화에 열려 있지만, 당장은 직접 협상은 없을 것"이라며,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6차 협상을 앞둔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양국 간 12일간의 공중전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미국은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했다. 양측은 같은 달 24일 전격 휴전에 합의했다.
우라늄 농축을 둘러싼 미국과의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이란은 나머지 핵합의 당사국들과의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오는 2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국(E3)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들 국가는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주요 당사국들이다. JCPOA에는 이란과 미국, E3 외에도 러시아와 중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다.
한편 전날(20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핵 문제 수석 고문으로 알려진 알리 라리자니와 면담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전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