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 싱크넥스트25에서 배우 백은혜, 김호영의 1인극 '문 속의 문' 과정 공유작을 무대에 올린다. 창작 공연을 만들어가는 리딩 공연을 영상과 결합해 선보이는 이준우 연출은 관객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듣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22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연습실에서 '문 속의 문'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자리엔 이준우 연출과 배우 백은혜, 김호영이 참석해 새롭게 시도하는 '과정 속에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소감을 밝히며 그 과정을 밝혔다.
싱크넥스트25의 '문 속의 문'은 극작가 강남, 작곡가 김효은, 연출가 이준우가 만난 프로젝트로 백은혜, 김호영이 각각 1인극의 배우로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낭독 공연 형식으로 극을 풀어나가며, 영상 매체와 결합한 새로운 방식으로 창작 과정에 있는 연극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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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속의 문' 이준우 연출, 배우 백은혜. [사진=세종문화회관] |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싱크넥스트가 2022년부터 많은 분들이 큰 관심을 가져 주셨다.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종합 구상물을 창작해서 장기간의 프로젝트로 해본 적이 없었는데 올해 4년 차를 맞아 내년까지 공연으로 이어가고자 하는 긴 호흡의 중간 과정에서 관객분들께 먼저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이번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준우 연출은 "연극에서는 준비 과정에서 과정 공유회란 표현을 종종 쓴다"면서 "사실 대외적으로는 보통 쇼케이스나 리딩 공연이라고 한다. 현재 하는 작업에 대한 점검 차원도 있지만 동시에 이야기 속에서 작가님께서 심어둔 장치 중에 영상을 좀 활용하는 부분이 있다. 장치로만 쓰는 게 아니라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영상과 드라마가 잘 만날 수 있는지 의도에 맞게 관객들에게 전달이 되는지 확인, 점검이 필요했다"고 '과정공유작'이란 표현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또 '벽 속의 문'이라는 원작 소설을 언급하며 "내용상 웰러스와 레드몬드가 나오는데 원작에선 웰러스의 비중이 큰 편이다. 그가 성공을 위해 놓친 문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이번 작업에선 웰러스보다는 그 안의 이야기를 하는 레드몬드가 중심이 된다. 화자와 중심인물을 원작과 다르게 배치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어떤 다른 점을 전달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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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속의 문'의 배우 백은혜. [사진=세종문화회관] |
1인극의 배우로 무대에 오르는 백은혜는 "저는 리딩 공연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이 제안을 받고 리딩공연으로 접근했다기보다 어떤 창작을 해나가는 과정, 좋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게 제가 참여한 동기였다. 1인극이라 상대역도 없지만,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고 그런 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고 출연하게된 계기를 말했다.
김호영은 "저는 리딩 공연은 처음"이라며 "무대 위 낭독 공연 섭외를 받았을 때 굉장히 감사했다. 무대 활동을 23년, 24년 하면서 나름대로 제 생각엔 연기, 노래, 춤 중에 제일 장기가 연기라고 생각해왔다. 근데 다들 잘 모른다. 예능에서 많이 보였던 이미지 때문에 좀 깊고 혹은 무거운 색깔, 다크한 작품에도 관심이 있고 할 수 있다. 또 창작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와 감이 있고 적극적이라는 걸 표현하고 표출하고 싶었다"고 이번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이준우 연출은 앞서 1인극 '지킬앤하이드'를 선보인 이후 연이어 1인극을 택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1인극을 연출하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었고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하고 싶다. 배우가 한 명이기 때문에 그 제한된 조건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게 된다. 1인극이야말로 연극성을 가장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일단 배우분이 한 분이랑 소통하기가 너무 편하다라는 목적이 있고 움직이기 되게 편한 지점도 있다"면서 웃었다.
특히 이준우 연출은 판이하게 스타일과 색깔, 매력이 다른 남녀 배우 두 명을 섭외하게 된 이유도 얘기했다. 그는 "웰러스나 레드몬드가 특정 성별로 국한 되거나 특정 인물로만 규정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로도 접근될 수 있는 가능성을 좀 머금은 인물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습할 때도 두 분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굉장히 다르거든요. 호영 배우는 대본에 대한 분석과 직관이 굉장히 좋다. 연기가 가장 자신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박은혜 배우는 공연 때도 늘 느꼈지만 안정적이시고 흔들림이 별로 없다. 상상력이 깊으셔서 생각 못했던 것들도 얘기해주기도 한다. 목소리의 톤과 발음, 화술이 굉장히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동시에 귀에 딱 꽂히는 배우라 1인극에 정말 딱 어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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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속의 문'의 배우 김호영. [사진=세종문화회관] |
무대 위에는 백은혜, 김호영 배우 1인과 함께 콘트라베이스 연주자가 올라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할 예정이다. 연출은 "콘트라베이스의 중저음 톤과 현을 활로 건드리고 손으로도 튕기는데 기본적으로 굉장히 큰 악기다"라면서 "마치 연주자가 악기를 연주하실 때 또 다른 사람을 안고 있는 듯한 느낌이 있더라. 그 이미지가 마치 무대 위에 서 있는 인물을 위로하는 느낌도 들고 혹은 콘트라베이스 연주되지 않고 홀로 있을 때 그 고독함이나 외로움 같은 정서들이 이 드라마 분위기가 좀 잘 맞는다고 생각을 했다"고 특별한 그림을 예고했다.
김호영은 "어린 친구들은 제가 연극 무대에 오른다는 걸 굉장히 의아해하는 분들도 없지 않다"면서 이번 무대의 소중함을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열의가 너무 막 강하게 가다 보니까 욕심이 생기고 그래서 일단 지금은 과정 중에 있지만 그 과정조차도 대충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열의를 다하고 있다. 더 적극적으로 이 공연을 보신 관계자분들이나 관객분들이 더 피드백을 많이 주셔야 할 것 같다. 많이 참여해주셔야 그게 과정 공유의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열의를 보였다.
백은혜는 "원작의 허버드 조지 선생님께서 이제 SF소설 거장이신데 저는 굉장히 드라마적으로 받아들였다. 상상을 하면서 읽었고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있구나 느꼈다. 단순히 문이라는 것 그 문이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 문 속의 문의 의미와 그 문이 각자 느끼고 있는 문에 대한 의미, 또 작품에 나와있는 문의 의미가 다 다르다. 원작과 각색한 우리 작품의 차이점을 느끼면서 참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도 지금 확답을 내릴 수 없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의 주제를 제시한다기보다 많은 것들을, 다양성을 볼 수 있게끔 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 한 사람이 무대에서, 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 작품을 만들면서 그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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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속의 문' 이준우 연출, 배우 백은혜, 김호영. [사진=세종문화회관] |
이준우 연출과 강남 작가, 김효은 작곡가가 의기투합하고 백은혜, 김호영이 출연하는 1인극 과정공유작 '문 속의 문'은 오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