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택 공급 촉진 방안' 발표
구역지정·조합설립부터 빠르게…정비사업 전단계에 처리기한제 도입
공정촉진·갈등조정 책임관 파견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죽기 전 재개발 끝날까…" 서울시가 주택 재건축·재개발사업 기간을 대폭 줄여 빠른 주택공급을 가능케하는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평균 18.5년 이상 걸리는 서울시내 주택 정비사업 기간이 평균 13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비사업 전 과정에 걸친 '처리기한제'가 도입돼 정비구역 지정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보조금 지원 요건과 절차도 과감하게 줄여 조합설립을 1년 안에 끝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순차적으로 추진하던 행정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고 인·허가 절차도 개선한다. 이를 토대로 주택 공급 확대를 넘어 공급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서울의 주택 부족에 따른 주거 불안을 불식시킨다는 게 서울시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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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자료 [자료=서울시] |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2010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신당동 9구역 일대를 직접 찾아 '시민을 위한 주택을 더 많이, 더 빠르게 공급'하기 위한 사업 가속화 전략을 담은 '주택 공급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치밀한 공정관리를 통한 인·허가 지연, 사업지연·중단 '제로화' 실현방안도 함께 내놓았다.
이번 대책은 크게 '정비사업 기간 단축'과 단축목표 내에서 지연 없는 추진을 위한 '치밀한 공정관리' 두 개 축으로 구성된다. 지금까지는 10여 년간 멈췄던 주택 암흑기 극복을 위해 신속통합기획, 규제철폐 등을 통한 정비구역 지정 확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다음 단계인 물량을 신속하게 착공해 실제 입주로 이어지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말 그대로 주택공급을 가속화하는 것이 서울시의 복안이다.
◆ 정비구역 지정 2년, 추진위·조합설립 1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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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서울시] |
우선 정비구역 지정부터 사업 시행, 착공~준공에 이르는 모든 기간에 대한 절차혁신과 규제철폐, 행정절차 병목현상 사전 차단으로 실효성과 속도감을 동시에 높인다. ▲정비구역 지정은 현 2.5년에서 2년 ▲추진위원회·조합설립은 3.5년에서 1년 ▲사업시행·관리처분인가·이주는 8.5년에서 6년으로 총 5.5년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먼저 이미 신속통합기획 도입을 통해 기존 5년 이상 걸리던 정비구역 지정을 평균 2~2.5년으로 단축한데 이어 0.5년 더 단축해서 2년 이내 구역 지정을 완료한다.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 직후 정비계획 수립비를 지원하고 별도의 정비구역 지정 동의서를 생략해 6개월을 단축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구역지정 다음 단계인 추진위원회 구성 및 조합설립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공공보조금 지급 요건과 절차를 개선한다. 기존 주민동의율 50% 이상 충족, 신속통합 사전 기획자문 완료 이후에야 지급하던 공공보조금을 별도의 주민동의 절차 없이도 즉시 지원해 추진위원회 구성 시점을 6개월 이상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후보지 선정 즉시 추진위원회 구성이 가능해지고 구역지정 절차와 조합설립 준비를 동시에 추진해 평균 3.5년 소요됐던 조합설립을 구역지정 후 1년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정비사업 행정절차 병행으로 2.5년 단축…처리기한제 사업 전단계 도입 및 공정촉진·갈등조정 적극개입
정비사업 관련 절차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 사전·병행제도'를 도입한다. 제도 도입시 그동안 조합설립 이후 착공까지 평균 8.5년 걸리던 사업 기간을 6년 이내로, 총 2.5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했다.
예를 들어 감정평가업체를 사전에 선정해 사업시행인가 직후 바로 평가에 착수하고 통합심의 중 사업시행계획서안도 미리 작성해 심의완료 후 바로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하도록 준비할 수 있다. 또 철거공사 전 구조·굴토 심의 등도 동시 추진해 착공시기를 앞당기는 등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사업 기간 단축과 함께 정비사업 시작 후 지연 없이 신속하게 인허가와 착공이 이뤄지도록 치밀한 공정관리 체계도 가동한다. 정비사업 속도를 차질 없이 끌어올려 주택 공급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우선 현행 구역지정 단계에서만 적용하던 처리기한제를 구역 지정 이후부터 공사·준공에 이르는 정비사업 전(全)단계(6단계)에 확대 도입한다. 각 6개 단계별로 표준 처리기한을 설정하고 42개 세부공정으로 나누어 지연여부를 모니터링한다.
이와 함께 각각 사업지에 '공정촉진책임관'과 '갈등관리책임관'을 지정해 인허가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업 지연 원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실시간 해소할 수 있는 공정·갈등관리 체계를 갖춘다.
'공정촉진책임관'은 처리기한이 초과됐거나 일정이 지연된 사업장에 대한 원인을 진단하고 보완책을 마련해 사업에 대한 정상 회복을 돕는다. '갈등관리책임관'은 구역별로 별도로 지정하며 갈등 발생시 즉각적인 중재와 원활한 사업추진을 돕는 역할이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