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31일 '2025년 세제개편안' 발표
R&D 투자 확대·사업 경쟁력 강화 투입
금투세 무산 여파…증권거래세 인상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이 31일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글로벌 경쟁 여건도 변화가 되고 새로운 재정 소요도 많이 발생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첫 세법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법인세 인하를 단행했던 윤석열 정부 방침을 뒤집고, 전 구간에서 1%씩 인상해 세수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추가 확보된 재원은 AI 등 혁신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을 지원하거나 글로벌 경쟁에서의 우리 산업을 지원하는데 사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차관은 "첨단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위해 쓰일 수 있다"며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등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거래세 인상 등 금융시장 관련 일부 개정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주식시장 활성화'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 이 차관은 "만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도입됐다면 형평성 차원의 조치가 있었겠지만, 폐지되면서 (별도로) 증권거래세 인상으로 반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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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형일 기재부 1차관, 박금철 기재부 세제실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정부) 3년 간의 법인세율 인하가 비정상이었다고 판단하는 것인가?
▲(이형일 1차관) 지난 2년간의 법인세 감소는 경기 둔화와 법인세율 인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감세를 통해 경기 활력을 제고하고, 세수도 증가할 것이라는 선순환을 의도했다. 다만 최근의 경제 상황과 세수 감소를 고려해 보면 실제 정책의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곤란하다.
-세법개정안에 상속세 유산취득 전환, 일괄공제·상향 등 내용이 빠졌다
▲(이 차관) 유산취득세 도입이 정부안이 국회에 이미 제출됐다. 추후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산취득세의 전환은 상속인 간의 세 부담 형평성 제고 등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대규모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혜택 또한 고액자산가에 집중될 우려도 있다.
-일반 납세자의 기준에서는 조세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차관) 상황에 변화가 생기면 제도를 합리화하고 여건에 따라 적확성 있게 수정하는 것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AI 대전환 등 글로벌 경쟁 여건도 변화가 되고 새로운 재정 소요도 많이 생겼다. 이러한 상태에서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세수 증대 효과가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했다
▲(이 차관) 비과세 정비는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실적으로 보면 5년간 4.6조 정도로 보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굉장히 큰 규모다. 가장 쉽지 않았던 부분은 비과세 감면의 대부분이 서민·중산층, 투자 이런 데 많이 있었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면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이번에 일몰이 도래했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일몰 조치하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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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이 7월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세제개편안 상세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제공=기획재정부 |
-법인세를 원상복구 한 것은 세입 기반 강화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나
▲(이 차관) 확보된 재원들은 AI 등 초혁신 제품 개발을 지원하거나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산업을 지원하게 한다. 이번에 들어간 세수를 통해서 첨단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성하거나 규제개혁을 할 때 쓰일 수 있다. AI 공정 혁신이나 R&D 투자를 확대하는 등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관련해서 계속 부자 감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차관) 기본적으로 배당 대상이 된 요건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는 배당을 하고 있는 기업은 해당된다. 다만 그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더라도 늘릴 수 있는 사람들도 배당에서 세제 혜택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두 가지 그룹으로 만들었고, 대상을 넓혔다.
-주식시장을 강화하고 살리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과 다른 세제개편안이 나왔다
▲(이 차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중의 하나가 낮은 배당 성향이라는 말씀을 해주신 분들도 있었고, 배당을 늘리려고 하는 차원이 있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서 대주주를 제외한 부분들은 조금 양도차익에 대해서 비과세 되는 측면도 있다. 만약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도입된다면 형평성 차원의 조치가 있었겠지만, 증권거래세를 낮췄다가 폐지되면서 (별도로) 반영했다.
-왜 2023년을 기준으로 했는가
▲(박금철 기재부 세제실장) 2023년 말 대주주 기준이 완화됐다. 이후 순매도가 줄었다든지 이런 식의 효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전체 숫자로 보면 순매도가 늘었던 측면도 있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조금 제한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법인세의 과세표준 구간 축소가 이번 세법에 빠졌다
▲(박 실장) 큰 차원에서 보면 법인세나 증권거래세나 이런 부분들 같은 경우에 정상화 차원에서 검토했다. 기업 중에는 기업 규모에 따라 유불리를 밝힐 수도 있으며,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증권거래세가 낮아지면 주식을 자주 거래하는 것에 유리하다. 주식 투자시 단기투자가 아닌 장기투자를 유도한다는 것인가?
▲(박 실장) 직접적인 정책 목표로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런 측면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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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이 7월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세제개편안 상세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제공=기획재정부 |
-증권거래세 원상복구 가능성은
▲(박 실장) 현재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증권거래세는 탄력세율이다. 그래서 0.35%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 증권거래세율을 올리면 당연히 주식시장에 플러스 요인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올리는 수준에 대해서도 조금 더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배당 확대를 독려할 수도, 줄일 수도 있는 양면성이 있어 보이는데
▲(박 실장) 감액 배당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측면이 있다. 시장에서 감액 배당이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감액배당으로 이익을 받는 어떤 대주주들에 대한 문제이다. 이것은 과세 제도 합리화나 형평성 차원에서 보고 있다.
-이번 세법개정으로 예상되는 실효세율 추정치가 있는지
▲(박 실장)세액 공제 이런 걸 다 감안했을 때에 대한 추정치는 없다. 추가로 누진세 체계가 복잡하긴 하지만 실효세율이라는 측면에서 똑같은 과표를 갖고 있다. 예를들어 한 기업이 미국에 있을 때와 한국에 있을 때 최고 세율이 같더라도 내는 세금이 다를 수 있다.
-자녀 수에 따라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확대하는데 기준이 7000만원인 이유는
▲(박 실장)기존에 이미 7000만원을 기준으로 공제 한도를 300만원 등으로 구분했었다. 여러 재정 여건도 함께 고려했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