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15% 합의...증권가 "불확실성 해소, 영향은 중립"
박희찬 리서치센터장 "자동차 업종 주가에는 중립 이하"
노근창·조수홍 리서치센터장 "금융섹터, 내수주 주목해야"
이종형 리서치센터장, 8월 코스피 레인지 2950~3400
[서울=뉴스핌] 김연순 김가희 기자 =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지만 국내 증시에 미칠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한 결과로 증시 전반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자동차업종에는 '중립 이하'의 시각을 견지하는 반면 '금융섹터'를 주목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03포인트 하락한 3245.44에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힌미 관세 협상은 30일(현지 시간) 전격 타결됐다. 미국이 8월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상호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고,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투자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협상안에는 10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LNG 및 에너지 수입, 자동차·트럭·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완전한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은 "주요국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했다"고 언급했다.
![]() |
◆ "한미 관세타결, 증시 전반 중립적 수준 영향"
증권가에선 이번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알려진 내용으로 시장 전체에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며 "불확실성 해소라는 관점으로 볼 사안인지 모르겠지만 대미국 수출에서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한미 상호관세 협상 국면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관련 불확실성은 정점을 통과했다"면서도 "협상 결과는 시장에서 예상해왔던 결과로 증시 전반에 걸쳐 중립적인 수준의 영향만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이어 "기존 보편관세 10%에 이어 8월1일 이후로 추가되는 상호관세의 영향을 지표와 실적상 1~2개월 정도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이는 8~9월 중 7~8월 지표와 월별 기업 실적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중간중간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8월 단기 코스피 레인지로 2950~3400pt로 제시했다.
이에 반해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관세 부과가 기존 10%의 보편관세에서 15%로 높아진다는 절대적인 관점에서는 한국 수출 기업에 부정적이나, 전세계 국가가 미국행 수출품에 관세를 부담한다는 관점에서 15%의 관세율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며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자동차업종 주가 '중립 이하' vs 금융·내수주 '긍정적'
이번 관세 협상 결과로 자동차업종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이번 관세협상 타결에 따른 수혜로 조선업종 뿐 아니라 '금융섹터'와 '내수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희찬 센터장은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 인하하는데 그쳤다는 점은 EU, 일본에 비해 인하혜택이 덜 한 것이기 때문에 추후 자동차업종의 주가에는 중립 이하"라고 평가했다.
자동차 품목 관세의 경우 한미 FTA로 인해 한국은 0% 관세를 적용받고 있었던 반면, 유럽연합(EU), 일본은 2.5% 관세를 적용받고 있었다. 앞서 협상을 타결한 일본·EU와 동등한 수준의 세율을 받으려면 12.5%로 협상이 타결됐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관세보다 낮아진 업종은 대표적으로 자동차업종이지만 15% 관세도 이익에 분명 악영향이 있다"며 "일본, EU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가가 동일하게 부과받는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회복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노 센터장은 이어 "관세 인하로 경기둔화 우려가 완화됨에 따라 은행과 금융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며 "무역합의 이후 일본과 유럽증시에서 은행·금융업종이 강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종형 센터장은 "이번 관세 협상으로 인한 업종별 유분리는 따지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애초에 관세 영향이 크지 않은 섹터를 선호하고 있고, 그런 관점에서 방산, 조선, 금융섹터 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수홍 센터장은 "관세 부과가 수출주 실적에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관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내수주로 시선이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식 소비 지출과 관련한 음식료, 해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면세업종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 방산, 원전 등은 수혜주로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며 "추가로 품목관세 협상이 종료되면 반도체도 주도주로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