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스포츠 해외스포츠

속보

더보기

거꾸로 흐르는 쩡야니의 시간…그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쩡야니는 더 이상 무서운 선수가 아니다…더 위대해졌을 뿐
8년만의 메이저 컷 통과…"우승보다 지지 않는 법을 배웠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골프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이름, 쩡야니(曾雅妮·36·대만). 국립국어원의 '죽 끓는 변덕'으로 청야니에서 쩡야니가 됐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하나다. '여자 타이거'.

2010년대 초반 그는 단순히 강한 선수가 아니었다. 골프의 질서를 흔들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패러다임을 뒤집어놓은 존재였다. 20대 초반에 메이저 5승을 포함해 15승. 그 어떤 여자 골퍼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전설'의 길을 밟았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109주 연속 세계랭킹 1위. 누구보다 뜨겁게 타올랐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세계 1위에서 한 순간에 몰락했던 '장타 여왕' 쩡야니가 2일 AIG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8년 만에 메이저 대회 컷 통과에 성공했다. [사진=LPGA] 2025.08.02 zangpabo@newspim.com

하지만 그는 너무 빨리 무너졌다. 2013년 이후 한 번의 우승도 없이, LPGA 무대에서 잊혀갔다. "쩡야니는 끝났다"는 말은 더 이상 비판조차 아니었다.

드라이버 난조, 퍼팅 입스, 고관절 부상으로 인한 수술과 재활, 심각했던 우울증세까지. 그를 둘러싼 진단은 많았지만, 정답은 끝내 찾을 수 없었다. "나도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고 말하던 그의 표정에선 깊은 심연이 엿보였다.

그럼에도 쩡야니는 남달랐다. 미로 속에서 한 순간도 골프채를 놓지 않았다. 2015년부터는 컷 통과조차 못하면서도 꾸준히 출전했다. 투어 카드를 잃은 2019년 이후에는 우승자 자격 또는 주최측 초청장이 오면 빠짐없이 챙겼다. 2020년대 접어들면서는 불러주는 데가 없자 대만, 일본 투어까지 나섰다. 세계 1위의 자존심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2019년 상금 0원에 그쳤지만 꾸준히 대회에 출전한 쩡야니. 세계 랭킹은 2012년 1위에서 당시 659위로 추락했다. [사진=LPGA]

그리고 맞이한 2025년 8월. 쩡야니는 AIG 여자오픈에서 마침내 컷을 통과했다. LPGA 본선 진출은 2018년 10월 대만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 이후 6년 10개월 만, 메이저 본선 통과는 2017년 이 대회 이후 8년 만의 일이었다.

더 놀라운 건 초청 출전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예선부터 참가해 퀄리파잉을 뚫었고, 14년 전 대회 2연패이자 메이저 5승째를 따냈던 바로 그 대회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이라고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샷은 예전 같지 않았고, 피니시는 불안했다. 2라운드 공동 35위로 컷을 통과했지만, 4일 받아든 최종 순위는 공동 63위로 밀렸다.

전성기 때 275야드까지 찍었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59야드로 줄었고, 퍼트 불안은 여전해 라운드당 평균 31개를 기록했다. 올해부터 시도한 왼손 퍼트가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한 듯하다. 그는 "롱퍼터도 써보고, 동작도 바꿔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결국 왼손 퍼트에 도전했다. 너무 절실했기에 모든 걸 바꿀 수 있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쩡야니가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드라마 같은 반전을 상상한 팬이 있다면 실망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 그가 이룬 성취는 단순한 숫자로 폄하할 내용은 아니다.

2020년 LPGA가 진행한 최근 10년간 최고 골퍼 팬 투표에서 4강에 이름을 올린 쩡야니(오른쪽). 왼쪽부터 박인비, 리디아 고, 브룩 헨더슨. [사진=LPGA]

정상에 서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이다. 몰락한 뒤에도 다시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 이는 드물다. 쩡야니는 10년이 넘는 세월을 '이제는 내려놔야 할 골프'와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골프' 사이에서 버텨왔다.

그가 20대 초반에 이룬 업적은 그 자체로 이미 전설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30대 중반을 넘긴 그가 여전히 골프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8년 만의 메이저 컷 통과가 얼마나 험난한 여정인 지를.

쩡야니는 이제 더 이상 우승 후보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도 조용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그 끝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그 종착지는 쩡야니와 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승리의 역사로 남을 것이라는 점이다.

zangpab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쿠팡 로저스 대표, 17일 국회 청문회 출석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쿠팡은 오는 17일 예정된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청문회에 대해 신임 대표 해롤드 로저스를 증인으로 내세운다고 밝혔다. 김범석 의장의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10일 쿠팡 관계자는 "고객불안 해소와 위기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한만큼 해롤드 로저스 신임 쿠팡 대표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롤드 로저스(Harold Rogers) 미국 쿠팡 Inc 최고관리책임자. [사진=쿠팡 제공] 이날 박대준 대표가 3370만 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쿠팡은 미국 모회사 법무 담당 최고관리책임자인 로저스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청문회 증인 명단에는 당초 박 대표를 포함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 북미사업개발 총괄,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 등 관계자 6명이 채택된 바 있다. 이날 국회 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 증인으로 로저스 신임 대표를 채택했다. 다만 김범석 의장과 박대준 대표의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는 쿠팡 측의 상황 변경이 생긴 것에 따른 후속조치"라면서 "박 전 대표의 증인 신분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2025-12-10 17:52
사진
[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