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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들 35세이하 작가에 주목합니다" 페리지갤러리의 네번째 실험

기사입력 : 2025년08월08일 20:38

최종수정 : 2025년08월09일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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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페리지갤러리 'Perigee Unfold'전 4회 개막
김상하 서민우 이용재 작가,현대사회 속 시간성 조망
'Don't Be Hasty'(서두르지 마시오)전 9월6일까지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서울 서초동의 페리지갤러리가 전도유망한 젊은 작가들의 기획전을 8일 개막했다.

페리지갤러리는 35세 이하 젊은 작가에 주목하는 기획전 프로그램 'Perigee Unfold'전을 매년 열어왔다. 올해 4회째를 맞는 'Perigee Unfold'는 꾸준히 자신의 창작세계를 펼쳐나가는 젊은 유망주을 발굴해 그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기획 전시 프로그램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서울 서초동 페리지갤러리의 'Don't be Hasty'의 포스터, 페리지갤러리. 2025.08.08 art29@newspim.com

2055년 버전의 'Perigee Unfold'에는 김상하, 서민우, 이용재 작가가 참여해 'Don't Be Hasty'(서두르지 마시오)라는 타이틀로 저마다의 작업을 공개했다.

올해 'Don't Be Hasty'전은 불확실한 인간의 미래와 반복되는 과요, 거꾸로 역행하는 사회 속에서 동시대 작가들이 다루는 '시간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상하, 서민우, 이용재 세 작가는 작업의 테마와 기법은 다르지만 과거의 일을 현재로 부각시키거나(actualized), 현재를 유보함으로써 다층적인 시제의 작업을 하나의 '사건'으로 제시해온 것이 공통점이다. 

시간(time)은 세 작가의 작업을 구성하는 공통된 축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를 감각하고 구현하는 방식은 각기 다르고, 매체 또한 영상, 소리-조각, 회화로 갈라진다. 한편으로 각자가 담지하는 시간성은 매체가 작동하는 내재적인 특성으로 수렴되는 동시에, 그로부터 발현되는 결과값에 다시금 영향을 미치는 변증법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전시는 이들이 다루는 매체의 고유성이 실재의 등가물로서 '시간'이라는 기본 개념에 천착하는 대신, 그 너머로 추동하는 비스듬함(obliquité)을 지향한다는 점을 조명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상하 '그 그림자를 죽이거나, 혹은 따르거나', 2025, 싱글채널, 컬러와 흑백, 스테레오 사운드, 25분. 페리지갤러리 [사진=스튜디오 아뉴스] 2025.08.08 art29@newspim.com

김상하(b.1999)는 불가역적인 과거가 현재에 잔존하는 양상을 사진, 영상, 출판, 설치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전유해왔다. 이번에 출품한 '그 그림자를 죽이거나, 혹은 따르거나'(2025)에서 작가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나운규(1902~1937)의 영화 '아리랑'(1926)을 둘러싼 소문을 따라간다.

'아리랑'은 개봉 당시 큰 성공을 거둔 민족영화로 회자되지만 원본 필름이 소실돼 현재는 아무도 볼 수 없다는 모순을 지닌다. 영상에서 목소리가 거세된 무성영화 속 배우, 영화 속 살인 액션을 반복적으로 따라 하는 퍼포머, 두 얼굴 위로 드리우는 말(소리)과 글(자막)은 여기저기 산포되어 있던 소문을 한곳에 투사된 여러 겹의 레이어로 엮어낸다.

팔림프세스트(palimpsest)의 형식을 통해 김상하가 보여주는 것은 영화의 실체 보다는 또 다른 소문-이야기가 될 기제에 가깝다. 한편 작가는 '아리랑'이라는 하나의 사건을 공모하기 위한 배우 중 한 명으로 관객을 전치시킨다. 이는 영상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또 하나의 존재감있는 등장인물인 '거울' 이미지로 드러난다. 관객과 배우 사이의 관계는 영화가 상영되던 극장 안 변사와 순사의 대립, 그리고 피식민지 민족이 내재화한 정체성의 분열과 맞물리며 복층적 구조로 확장된다. '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가 서로를 의식하는 크고 작은 맥락에서, 영상을 관통하는 살인 액션과 따라 하기의 전략이 패배자적 몸짓으로 읽힌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서민우 '해안선을 위한 사행 운동', 2025, 스피커, 라텍스, 오디오 케이블, 철, 스테인리스, 앰프, 나무에 수성스테인, 음원: 서민우_해안선(remake), 페리지 공간 녹음, 가변설치, 8분 28초. 페리지갤러리 [사진=스튜디오 아뉴스] 2025.08.08 art29@newspim.com

서민우(b.1994)는 음악과 소음, 조각의 요소를 기호화한 소리-조각을 만들어왔다. 그의 신작 '해안선을 위한 사행 운동'(2025)은 파헤치고자 할수록 멀어지고, 지워내려 할수록 깊게 얽히는 시간에 관한 사유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녹음된 소리와 전자음을 파편화한 뒤 다시 재배치한 소리-조각을 전시장에 구현했다.

다층화된 시간의 소리는 관람객들의 주의 분산을 유발한다. 이 때 외재적으로 분산된 주의는 곧 다른 쪽으로 열린 집중으로 흘러든다. 수평성을 지향하며 해체했던 소리들의 위계 구조는, 복수의 지속들이 교차하는 현장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의 매듭이 된다. 이를 유도하는 장치의 한편에는 시각적 대상 없이 청취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리의 잠재적 차원이, 다른 한편에는 조형적 배치와 외연을 통해 공간을 구획하는 조각의 현실적 차원이 자리한다. 서민우는 서로 반대급부의 성질을 지닌 두 경험이 소리-조각을 통해 유기적으로 맺는 구조를 역동적인 기호의 개념으로 수렴시키고 있다. 한편 5대의 스피커를 뱀의 허물과 닮은 모습으로 감싸고 있는 라텍스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부식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한 시간성을 지닌 라텍스의 물질적 저항은 일말의 지향에서도 벗어나 '희미한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이용재 'itself', 2025, 린넨에 유채, 177x115cm(오른쪽), 'Dummies_01', 2023. 린넨에 유채, ca. 20x20cm(왼쪽). 페리지갤러리 [사진=스튜디오 아뉴스]2025.08.08 art29@newspim.com

이용재는 리서치에 기반해 '그림을 재현하는 그림'을 그려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가지론에 이른 시간의 본질 앞에, 시간이 되기를 자처한 그림들을 내놓았다. 이러한 접근은 시간이라는 역할을 연기하는 독특한 방법론으로 구현된다. 'itself'(2025)는 '세례자 요한'(1517/1520)이 복원되지 않았던 과거로 돌아가 낡아버린 모습으로 재현한 그림이다. 작가는 'itself'속 손가락을 그리지 않기 위해 앞서 'dummies_1'(2023)을 그렸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더하여 결정론적으로 사고하는 습관 또한 그림이라는 매체적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 살피면 이는 메타적 그림의 내면에서 과거가 현재에 배어든 결과로 보인다. 조금씩 다른 톤의 초록색으로 빛나는 'chroma-key'(2025), 'background independent'가 '배경'으로서의 시간을 정의하는 방식의 작업이라면, 'a clown'은 전경에 있어야 할 인물의 텅 빈 껍데기를 가리킨다.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도 없지만 무언가를 지시할 때에만 가치를 얻는 이 그림들은 상호구성적인 관계 내에서 자리를 바꿔가며 역학을 이뤄 흥미롭다. 이용재는 이처럼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여러 시간을 유영하는 자유로운 태도를 보이다가도, 완성한 후에는 결정론적 사고를 구사한다. 그림은 두 태도 간의 접점을 도약 삼아 '결핍을 통한 기호'로 기능하기에 이른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서초동 페리지갤러리의 'Don't be Hasty' 전시전경, 2025, 페리지갤러리 [사진=스튜디오 아뉴스] 2025.08.08 art29@newspim.com

이처럼 세 작가의 작업에서 시간은 전시의 전면에 내세워지기 보다는 그로 인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선택과 마음, 이를 바탕으로 짜인 이야기들을 통해 어렴풋이 비쳐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시간 안에서 무엇을 추억하고 갈망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시는 그 얼개를 실험하고 유추해볼 수 있는 특권적인 장이다. 결국 'Don't Be Hasty'는 서두름을 잠시 거둔 채 느리고 다층적인 지각의 흐름에 합류해보지 않겠냐고 속삭인다. 각기 다른 속도로 전개되는 이야기와 감각 속에서 관객은 자신이 살아가는 시간과 그것이 매개하는 현실을 새로운 시선으로 마주해보는 경험이 될 것이다.

페리지갤러리가 기획한 이 델리케이트하고 신선한 전시는 오는 9월 6일까지 이어진다.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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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AI 데이터센터 구축 270억달러 조달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메타플랫폼스(NASDAQ: META)가 루이지애나주 리치랜드 패리시에 건설 중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하이페리온(Hyperion)' 프로젝트를 위해 사모펀드 블루아울캐피털(Blue Owl Capital)과 손잡고 270억달러(약 38조 7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민간 기업의 단일 자금조달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메타는 프로젝트의 약 20%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대다수 지분은 블루아울이 운용하는 펀드가 보유한다. 블루아울은 약 70억달러 현금을 투입했으며, 메타는 그 대가로 약 30억달러의 일회성 현금 배당을 받았다.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는 2기가와트(GW) 이상의 연산 용량을 갖춰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 등 차세대 인공지능(AI) 연산 인프라를 지원할 예정이다. 메타는 현지에 500명 이상을 고용할 계획이며, 시설 임대계약은 4년 기한에 연장 옵션이 포함된 형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에는 블랙록과 핌코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대규모로 참여했다. 블랙록은 전체적으로 약 3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인수했으며, 일부는 액티브 하이일드 ETF 등에 편입됐다. 핌코는 약 180억달러어치를 사들이며 최대 투자자로 참여했다. 업계는 이번 메타의 270억달러 조달을 AI 연산력 확보 경쟁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는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메타·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올해만 약 4천억달러를 AI 인프라에 투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픈AI 역시 26GW 규모의 연산 능력 확보를 위해 1조달러 이상을 투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메타의 기업 로고 [사진=블룸버그] wonjc6@newspim.com     2025-10-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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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동북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북한이 22일 오전 8시10분 경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은 22일 오전 8시10분경 북한 황북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약 350km 비행했고,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22일 오전 8시10분 경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사진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10.22 gomsi@newspim.com 합참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으며, 발사 즉시 탐지 후 추적하였다"면서 "또한, 미·일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보실은 안보실 및 국방부·합참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안보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련 상황을 대통령께 보고하면서 상황을 주시해 왔다"면서 "특히 '긴급 안보 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안보실과 국방부 및 군의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 상황에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0-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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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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