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보협, 실태조사 실시…당·국회·의원실에 건의사항 전달
정청래, 강선우 공개 응원…"의원들, 보좌진 문제 무관심"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갑질 의혹 등으로 낙마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건을 계기로 보좌진 인권 문제가 도마에 오른지 한 달여 만에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가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보좌진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처우 개선이 현실화되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단순한 보여주기식 조치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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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여성가족부 장관직 후보를 사퇴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 종결의 건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2025.08.05 pangbin@newspim.com |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보협은 오는 20일까지 익명으로 '보좌진 인권·처우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민보협은 이를 토대로 당과 국회, 각 의원실에 전달할 건의사항과 매뉴얼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설문에는 '의원 혹은 상사에게 부당한 지시를 받은 적 있는지', '받았다면 어떤 종류였는지'(사적인 일 지시/위법사항 지시/직무 외 사항 강요/초과·주말근무 강요/과도한 업무 간섭), '인권침해를 받은 적 있는지'(성추행·성희롱/폭행/폭언/모욕/따돌림/차별) 등의 질문이 담겼다.
그러나 이를 통해 실제로 얼마나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선 보좌진들 사이에서 기대감과 회의감이 엇갈리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보좌관 A씨는 "갑질로 유명한 의원들이 꽤 있다"며 "그런 방은 보좌진이 자주 바뀌는데 의원이 취업방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처우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비서관 B씨는 "보좌진협의회 차원에서 현안 파악을 하려는 것 같다"며 "처우 개선을 요구할 명분이 생겼으니 진행 동력은 확실히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정청래 당대표가 갑질 의혹을 받는 강선우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등 당 지도부가 보좌진 처우 개선 문제에 무관심해 큰 변화가 기대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8·2 전당대회 직후 강 의원과 통화하며 많은 위로를 해줬다면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진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비서관 C씨는 "솔직히 의원들은 보좌진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이 없다"며 "우리가 아무리 건의해도 의원들이 근본적인 인식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한편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국보협)는 이번 8·2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전원에게 보좌진에 대한 제도적 보호와 실질적 처우 개선을 당의 주요 과제로 제시하는 정책협약 참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국보협은 "현재 보좌직원들은 과중한 업무 부담, 불안정한 고용, 사적 업무 지시 등 다양한 문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며 "이러한 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 정책 역량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