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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김창열회고전' 아직 못보셨나요? "물방울이 전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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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말하기위해 찾은 가장 절제된 형식' 물방울
전생애 창작여정과 예술세계 망라한 대규모 전시
미공개작 31점,뉴욕시기 작품 포함 120여점 공개
김창열 상징하는 '물방울'로 향하는 예술여정 조명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우리에게 '물방울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창열은 말했다. "말없이 말하기 위해 찾은 형식이 물방울이었다"라고. 가장 절제된 조형어법이 김창열에겐 물방울이었던 것이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물방울 그림'의 작가 김창열의 예술세계는 그러나 물방울이 전부는 아니다. 그는 데뷔초 다양한 대상과 앵포르멜 작업을 두루 시도했고, 뉴욕시기에는 이른바 '옵아트'에도 심취해 강렬한 옵아트 작품을 여러 점 남겼다.

한국인 모두에게 물방울 작품으로만 오랫동안 각인된 김창열의 다채로운 예술세계와 창작여정을 살펴보는 대규모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하 MMCA,관장 김성희)은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김창열의 작고 이후 첫 대규모 회고전을 오는 12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아직 김창열 회고전을 보지 못했다면 서둘러야 한다. 폐막일이 가까와오면 몰려드는 관람객으로 쓸려다니다가 앞사람 뒷꼭지만 보다 올 수도 있으니 말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김창열 회고전의 물방울 전시실 전경. 어두운 공간에 오직 3점의 물방울 작품이 걸려 침묵 속에서 작품에 몰입하게 만든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5.08.21 art29@newspim.com

MMCA는 한국 근현대미술사 정립을 위해 원로작가및 당대 미술사 연구에 기반한 전시를 선보여왔다. 이번에 그 일환으로 김창열의 작업을 총체적으로 재조명했다.

김창열은 1950년대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하며 서구 현대미술의 어법을 한국적 정서로 녹여내는데 힘썼다. 1965년 뉴욕으로 이주하며 작업했고, 1969년에는 파리에 정착했다. 작가는 혼돈의 이 시대에도 자신만의 독자적 예술에 도달하기 위한 실험을 묵묵히 이어갔다. 하지만 이 시기 작업들은 일반에겐 별반 소개되지 않아 우리는 1970년대부터 평생에 걸쳐 천착한 물방울 작업으로만 김창열을 기억하고 있다. 물론 물방울 그림은 김창열을 통칭하는 상징이자 작가와 동의어다. 하지만 물방울 이전에 작가는 어떤 창작에 몰두했으며,  물방울 그림이 나오기까지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번 김창열 회고전은 작가의 전 시기 창작여정을 세밀하게 조명하면서 작품세계에 내재된 근원적인 미의식을 중심으로 물방울 회화의 전개과정을 탐색한다. 또 그동안 작품의 대중적, 상업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김창열 작업에 대한 미학적 연구를 심화해 한국미술의 정체성과 동시대적 가치를 다시 짚어본다는 목표도 있다.

전시는 6,7전시실에 상흔, 현상, 물방울, 회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했다. 8전시실에서는 미공개 자료와 작품들로 이루어진 '별책부록'같은 공간을 조성해 작가의 삶과 창작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유리를 깎아 만든 김창열의 물방울 조각과 초기 미공개 회화들이 함께 걸린 김창열 회고전 전시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5.08.21 art29@newspim.com

◆첫 번째 장 '상흔'=MMCA 6전시실에서 시작된 전시는 김창열의 초기작을 중심으로 작가의 예술세계가 형성된 시대배경과 활동을 살펴본다. 평안남도 맹산 출신인 김창열은 16세에 홀로 월남했다. 해방과 분단, 전쟁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맞닥뜨리며 삶과 죽음의 문제를 처절하게 겪은 그에게 이 때의 상흔은 예술세계 전반에 중요한 바탕이 됐다. 

유년기와 청년기를 극단적 생존상황 속에서 보낸 김창열에게 '죽음과 삶'이라는 주제는 필연적으로 내면화되었고, 일평생 그를 따라다녔다. 해방 이후에는 이쾌대(1913~1965)가 운영하던 성북회화연구소에서 교육받으며 본격적으로 미술을 시작했다. 당시 성북회화연구소는 쟁쟁한 예비작가들이 운집해 열정이 불꽃 튀던 곳이다. 김창열은 서울대학교 미대에 입학하지만 한국전쟁 발발로 학업은 중단됐고, 경찰전문학교에 입교했다. 이후 제주도에서 1년 6개월간 경찰로 근무하며 그림뿐 아니라 문학활동에도 참여했다.

1950년대 후반 김창열은 '현대미술가협회' 창립을 주도하며 서구에서 유입된 앵포르멜미술을 한국 상황에 접목하려는 실험을 이어갔다. 김창열에게 앵포르멜은 단순한 양식이 아니라, 총알 자국과 탱크의 흔적처럼 전쟁의 고통스런 절규를 화면에 메우는 행위였고, 죽음을 위로하는 제의(祭儀)였다. '제사'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이 많았는데 이 시기는 그의 예술세계에서 상처를 형상화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되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창열 '무제', 1969년경, 캔버스에 유화물감, 20.5×20.7cm. 뉴욕 체류 시기에 그렸던 작품 중 하나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025.08.21 art29@newspim.com

김창열은 국제무대에 한국 현대미술을 알리는 것에도 적극적이었다. 1961년 제2회 파리비엔날레, 1965년 제8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참여하며 당시 체계적인 국가 지원이 거의 없던 상황 속에서도 해외 무대를 노크했다. 이같은 활동은 작가 자신에게 예술적 전환을 맞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1장 '상흔'에서는 상파울루비엔날레 출품작과 앵포르멜 이전 시기의 작품으로 미공개작인 '해바라기'(1955) 등이 나왔다. 또 경찰 시절 경찰전문학교 격월간지 '경찰신조'의 표지화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한가지 특기할만한 것은 이번 전시는 작품의 뒷면에서 전시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캔버스의 이면을 조명하며 대형 전시의 첫 장을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1967년 '제사'라는 작품의 뒷면에는 '살과 혼(Flesh and Spirit)'이라는 절절한 글귀가 영문 서명 밑에 적혀 있다.  

작가는 "내 고교 동기 120명 중 60명이 전쟁통에 죽었다. 내가 보는 앞에서 총알에 살점이 찢기고, 몸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며 죽어가는 친구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작가는 평생에 걸쳐 이 처참했던 전쟁의 기억과 상처를 조형화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장 '현상'= 이 섹터에서는 뉴욕, 파리에 머물던 전환기 작업을 중심으로 그동안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김창열의 추상회화와 물방울의 기원을 암시하는 조형적 징후를 살펴본다. 1965년 작가는 김환기(1913-1974)의 권유로 록펠러재단 지원을 받아 뉴욕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그의 앵포르멜 회화는 뉴욕서 주목을 받지 못했고, 자본주의 소비사회에서 느낀 정서적 이질감은 그에게 큰 소외감과 회의를 안겼다. '사실 전쟁의 시기 보다 더 참혹했다'고 되뇌었을 정도로 김창열의 4년 뉴욕생활은 깊은 절망의 연속이었다. 생계를 위해 온갖 허드렛일을 해야 했고, 넥타이 공장에서도 일했다.

하지만 작가의 실험과 모색은 끊이지 않았다. 앵포르멜의 두터운 질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환을 모색했는데 정제된 화면 위에 기하학적 형태와 착시적 공간감의 조형실험을 전개했다. 이후 김창열은 1969년 파리로 이주했는데 이 시기에 제작된 '현상'연작은 이전의 차가운 기하학적 형태가 녹아내리는 듯 유기적 형상으로 바뀐다. 응집된 덩어리는 마치 인체의 장기처럼 점액질로 표현됐는데 작가는 이를 '창자 미술'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파리 초기의 이같은 실험은 '물방울 회화'의 전조로,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전시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뉴욕시기 미공개 회화 8점과 드로잉작업 11점, 최초의 물방울 작품으로 알려진 '밤에 일어난 일'(1972)보다 1년 앞서 제작된 1971년의 물방울 회화 2점이 최초로 공개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김창열 '제사', 1966, 캔버스에 유화 물감, 162×137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025.08.21 art29@newspim.com

신체성, 물질성, 추상과 재현 사이의 경계를 탐색한 이 시기 회화실험은 곧이어 등장할 '물방울' 회화의 시그널이자 중요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장 '물방울'= 마침내 물방울이 등장하는 세 번째 섹터에서는 김창열 회화의 정수에 해당되는 '물방울'의 조형적 특징과 전개 양상에 초점을 맞춰 구성됐다. 캔버스에 맺힌 물방울이 완결된 형태의 조형성을 보이며 끈적이던 점액질 형상이 마침내 투명한 물방울로 변화하는데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오랜 조형실험과 존재론적 사유 끝에 도달한 결과였다. 

작가는 파리 외곽의 마굿간 작업실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물방울 그림의 물꼬를 텄고, 이후 이에 전념했다. 캔버스와 유화물감을 살 돈도 태부족했던 김창열은 캔버스를 재활용하기 위해 간밤에 뿌려둔 물이 아침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는 것을 보고 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물방울의 그 충만함에 매료된 작가는 신들린 듯 붓을 들었고, 물방울 회화는 그렇게 탄생했다. 1971년 어느날이었다.

1973년 파리에서 개최한 개인전에서 그의 물방울 그림은 주목받기 시작했다. 초기 김창열은 에어스프레이(Air spray) 기법으로 극사실적인 물방울을 그렸고, 점차 캔버스와의 물리적 관계를 재고하면서 얼룩, 콜라주기법을 도입하는 등 작업의 형식을 확장해 나갔다. 

김창열의 물방울은 단순한 물질적 형상을 넘어, 동아시아 철학의 전통과 깊은 접점을 이룬다. 또 초현실적 감각도 불러일으키는데 전시에는 1973년 초기 물방울부터 후기 물방울까지 대표작들이 망라됐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김창열 '물방울', 1979, 캔버스에 유화 물감, 80.5×100cm, 개인 소장 2025.08.21 art29@newspim.com

그러나 물방울의 등장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에 걸친 실험과 고민 끝에 이룬 필연적 발견이었다. 특히 물방울은 언제 어디에 맺히든 '구'(球)의 형태를 띠며, 이전 앵포르멜 시기 작품에 자주 등장하던 '구멍'의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구체의 조형적 변주가 물방울로 이어진 셈이다.

김창열의 물방울은 사실적이면서도 실재와 환영 사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에어 스프레이 기법을 활용한 초기 물방울은 거친 생지, 모래, 나무같은 바탕 위에 놓이는데, 물방울이 그 바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듯한 느낌을 준다. 1970년대 후반에는 물방울의 얼룩 자국이 등장했고, 1980년대에는 회화적인 표현과 콜라주 등 다양한 변화가 이어진다.

김창열에게 물방울은 단순한 자연의 이미지가 아니라, 정화수이자 눈물, 소변, 생명, 무(無)에 이르기까지 존재의 다양한 상태를 아우르는 상징이자 기표다. 그의 물방울은 마침내 삶과 죽음, 실재와 허상을 넘나들며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품은 조형언어로 귀결된다.

◆마지막 장 '회귀'=김창열의 대형 물방울 그림을 너른 전시실에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섹터다. 관객은 천자문 작업에서 나타나는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를 통해 작가의 '창작과 사유의 근원'을 조우하게 된다. 1980년대 중반 김창열은 화면에 문자를 도입하며 새로운 표현세계를 활짝 열어젖혔다. 르 피가로 등 신문지 위에 물방울을 그리던 작가는 글자와 이미지가 맺는 긴밀한 관계에 깊이 빠져들었고, 이는 천자문을 활용한 '회귀'연작으로 이어졌다. 작가에게 천자문은 단순한 글자라기 보다 자연과 우주의 질서를 인식하는 기호였다. 

천자문은 작가의 유년기와도 깊이 연결된다. 김창열은 어린 시절 조부로부터 천자문과 서예를 배웠다. 천자문을 습자지에 쓰듯 작가는 대형 화폭을 글씨로 채워나갔고, 이는 유년으로의 회귀이자 동양적 정서의 환원 의지다. 나아가 깊은 사유의 시공간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창열 '회귀 SNM93001', 1991, 마에 먹, 유화 물감, 300×195×(4)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025.08.21 art29@newspim.com

노년에 이르러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은 삶과 예술을 잇는 실존적 동반자로, '회귀' 연작은 삶의 상흔을 붓질로 꿰매는 진혼의 행위로 승화됐다. 문자와 물방울이 만나고 오버랩되는 이 후반기 작업은 김창열 예술의 본질을 드러내는 조형적 성취다. 작가 스스로에게는 '존재의 뿌리'를 되묻는 작업이다. 

미술관측은 관람객이 작가의 대형작품을 보다 몰입감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가로 7.8m의 대형작품 '회귀'(1991)를 최초로 공개한다. 아울러 작가의 삶과 예술여정을 육성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의 축약본도 전시실 한켠에서 상영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의 김창열 회고전 중 제 4장 '회귀'에 나온 천자문과 물방울이 어우러진 작품. [사진=국립현대미술관] 03 2025.08.21 art29@newspim.com

◆별책부록 8전시실 '무슈 구뜨(물방울씨)'=파리 외곽 팔레조의 마굿간을 떠나 아파트로 거처를 옮긴 뒤, 김창열 작가는 문패에 이름 대신 물방울 하나를 그려 넣었다. 자연스레 그는 '무슈 구뜨(Monsieur Gouttes,물방울 씨)'로 불렸고, 작업실은 예술가와 지인들이 모여드는 사랑방이 되었다. 

8전시실에 마련된 작가 관련 아카이브 공간은 김창열의 삶과 예술의 또다른 면모를 비추는 별도의 공간으로, 찬찬히 둘러볼만한 전시물이 여럿이다. 이 곳에서는 작가가 오랫동안 상상력의 원천으로 삼았던 초현실주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상형시 'Il pleut(비가 온다)'에서 착안해 제작한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작품 'Il pleut(비가 온다)'(1973)가 소개되고 있다. 물방울로 시의 구조를 번역해낸 이 작품이 전시되는 것은 나라 안팎을 떠나 처음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회고전은 그동안 미흡했던 김창열 작가의 연구를 보완하고, 공백으로 남아있던 시기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계기"라며 "김창열이라는 예술가를 새롭게 발견하고 재정립하는 기회이자, 그의 삶과 예술이 지닌 고유한 미학과 정서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는 12월21일까지 계속되는 김창열 회고전의 관람료는 2000원. 만24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무료. 매주 수,토요일 야간개장(오후6~9시)에는 입장무료. 월요일 휴관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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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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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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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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