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상반기 가동 목표...자원무기화 대응
중국 핵심광물 수출통제 장기화 속 자원 자립도 향상
안티모니 이어 게르마늄도 대미 수출 구상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은 그간 기술력을 축적해 온 전략광물 게르마늄(저마늄)의 상업 생산을 위해 울산 온산제련소에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오는 2028년 상반기 공장 가동을 목표로 연간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GeO₂)을 게르마늄 메탈 환산 기준으로 약 10톤 생산할 계획이다.
각국의 자원무기화 흐름이 심화하고 수출통제 조치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전략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고려아연 경영진이 내린 전략적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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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이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고려아연] |
특히 이번 설비투자는 한미 양국 간 논의되고 있고, 핵심광물 등 경제안보 파트너십 강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공장이 본격 가동하면 국내뿐 아니라 게르마늄 제품의 미국 수출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통제 등으로 세계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유일의 전략광물 생산 능력을 지닌 고려아연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르마늄 공장을 조성하는 데는 약 14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슬러지를 저장하던 폰드(Pond)장을 복토해 부지를 조성한 뒤 2026년 상반기 중으로 착공할 계획이며, 오는 2027년 하반기에 시운전 후 2028년 상반기 상업가동이 목표다.
비철금속 세계 1위 고려아연은 현재 양산하고 있는 아연과 연 등 주요 기초금속과 안티모니 등 전략광물 외에 게르마늄을 생산할 수 있는 독보적 기술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연정광 제련 부산물에 함유된 게르마늄을 고온·고압 침출, 용매추출, 침전 등의 공정을 거쳐 5N(99.999%)급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게르마늄은 고성능 및 특수 반도체 소자와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LED, 광섬유 케이블, 초전도체 등 각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핵심 첨단산업 분야에 널리 쓰이는 필수 금속이다. 야간투시장치, 열화상 카메라, 적외선 감지기 등 방위 분야 소재로서의 중요성도 상당하다.
여기에 우주 인공위성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전지판에도 사용된다. 현재 중국이 세계 최대 게르마늄 생산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정제 게르마늄 생산량 140톤의 68%가 중국에서 생산됐다.
고려아연은 게르마늄을 생산함으로써 아연과 동, 인듐 등의 다른 유가금속 회수율이 향상되는 등 부수효과까지도 기대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 전략광물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은 공급망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방위산업 핵심소재로 쓰이는 안티모니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226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41톤보다 29.9%(520톤) 증가했다. 판매액은 306억원에서 1614억원으로 5배 이상 불어났다.
올해 6월 볼티모어행 화물선에 안티모니 20톤을 선적하며 대미 수출의 첫 발을 뗐고 연내 100톤 이상, 내년에는 연간 240톤 이상으로 수출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과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으로 대한민국 공급망 안정화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며 "대한민국 핵심 산업 유지에 필수적인 전략광물과 희소금속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자원 주권과 국익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