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판결·연준 독립성 논란
9월은 '증시에 가장 나쁜 달'
금광주 상승·빅테크 하락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전 다우지수 선물이 350포인트 가까이 빠지는 등 주요 주가 지수 선물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노동절 연휴를 끝내고 9월 장이 열렸지만, 계절적으로 가장 부진한 달이라는 역사적 징크스에 더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판결, 연준 독립성 논란 등 변수가 겹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미 동부시간 오전 8시 40분(한국시간 오후 9시 40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S&P500 E-미니 선물은 63.25포인트(0.98%) 하락한 6409.50에, 나스닥100 선물은 295.75포인트(1.26%) 내린 2만3166.00
을 기록했다. 다우 선물은 341.00포인트(0.75%) 하락한 4만5260.00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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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10.03 mj72284@newspim.com |
채권시장은 9월 첫 거래일부터 금리 급등세를 보였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29%까지 뛰었고, 30년물은 4.98%를 넘어서며 한 달여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채권금리 급등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변동성 지수(VIX) 역시 17.11까지 올라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트럼프 관세 판결·연준 독립성 논란
투자심리를 흔든 요인은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이다. 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대부분을 "의회 권한을 침해한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트럼프는 즉각 "정치적 판결"이라 반발하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니켓 샤 전략가는 "대법원이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제한하면 전면적 관세 전쟁 리스크는 줄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무역협정 재협상이 불가피해져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 인사에 압력을 가하며 연준 독립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리사 쿡 이사 해임 시도에 대한 법원 심리가 결론 없이 끝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로 지명한 스티브 미란에 대한 의회 청문회가 9월 4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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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30 mj72284@newspim.com |
◆ 9월은 '증시에 가장 나쁜 달'
9월은 계절적으로 증시에 가장 부진한 달로 꼽힌다. 2000년 이후 S&P500은 9월 평균 1.5% 하락했으며, 최근 5년간은 평균 4.2%나 떨어졌다. 최근 10년간 평균 낙폭도 2%를 웃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헤지펀드들도 9월 초 매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는 9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고용 보고서가 이번주 발표된 것 역시 시장의 경계심을 키우는 요인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오는 5일 발표될 8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에 쏠려 있다. 월가 예상치는 신규고용 8만 명, 실업률 4.3%다. 지표가 약세로 나오면 9월 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가 확실시될 수 있다. 현재 금리선물시장은 인하 확률을 90% 이상 반영하고 있다.
이밖에 3일 발표될 7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4일 민간고용보고서(ADP), 8월 제조업 지표 등도 연준 판단의 주요 변수다.
◆ 금광주 상승·빅테크 하락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는 여름 강세장에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나오면서 ▲엔비디아(NVDA,-2.5%) ▲팔란티어(PLTR,-3.8%) ▲테슬라(TSLA,-1.6%) 등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일제히 내림세다.
높아진 안전 선호 분위기에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하모니 골드 마이닝(HMY, +7.3%), ▲킨로스 골드(KGC+2.5%) ▲뉴몬트(NEM, +1.8%) 등 금광주가 프리마켓에서 강세를 보였다.
음료·스낵 대기업 ▲펩시코(PEP)는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약 40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매입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주가가 5% 급등했다.
미국 제약사 ▲사이토키네틱스(CYTK)는 심장질환 치료제 '아피캄텐(aficamten)' 임상 3상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는 발표에 개장 전 주가가 27% 폭등 중이다.
반면 분기 실적을 통해 가이던스를 하향 수정한 맥주업체 ▲컨스텔레이션 브랜즈(STZ)는 개장 전 주가가 8% 넘게 급락한 반면, 주얼리 업체 ▲시그넷 주얼러스(SIG)는 기대 이상의 실적 발표로 주가가 3% 넘게 상승했다. ▲크래프트 하인즈(KHC)는 회사를 둘로 분할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개장 전 주가는 소폭 하락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