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계획안 두 차례 연기…매각 성사 난망
인터파크커머스, 투자 후 반등 실패…인수 협의 잇따라 무산
위메프, 회생절차 폐지로 파산 확정…'변제율 0%'에 피해자 절망
업계 "유통업 전반 구조조정 불가피…자본·혁신 없인 생존 힘들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1세대 이커머스 위메프가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유통업계의 시선은 홈플러스와 인터파크커머스로 향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매각설과 회생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온 만큼 위메프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당초 이날까지였으나,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오는 11월 10일로 다시 연기됐다. 앞서 기한은 7월 10일이었지만 두 차례나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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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영등포점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회생 절차가 지연되면서 자금난은 현실화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회생 신청 이전 이미 8개 점포 폐점을 결정한 데 이어 지난달 13일부터는 내년 5월까지 15개 점포를 추가로 폐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업황 침체, 소비 패턴 변화, 온라인 전환 지연이 겹치며 수년째 실적 부진이 이어진 만큼, 수조 원대의 실탄을 투입할 대형 투자자 없이는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 측은 "투입 자금 1조 원 미만으로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향후 3~4년간의 적자를 감내해야 하는 데다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까지 고려하면 최소 4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유통사 중 이를 감당할 곳은 드물어 자연스레 해외 업체가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중국 테무·알리익스프레스·징둥닷컴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대부분 논의 사실을 부인하며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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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커머스 CI. [사진=인터파크커머스 제공] |
인터파크커머스(바이즐)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위메프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유통사지만 2021년 투자 이후에도 반등 모멘텀을 만들지 못했다. B2B·티켓·여행 사업을 분할 매각하며 몸집을 줄였지만 핵심인 이커머스 사업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미국·베트남 기업이 인수 의향을 보였으나 협의는 끝내 무산됐다. 이커머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위메프 인수가 불발된 상황에서 인터파크커머스 또한 매각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위메프는 전날 법원에서 회생절차가 공식 폐지되며 파산에 이르렀다. 변제율은 사실상 0%에 그치게 됐고, 40만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피해자 단체인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회생절차 폐지는 곧 40만 피해자의 마지막 희망을 무너뜨리고, 사실상의 파산을 선고한 것"이라며 "티몬 사태에서 목도했던 0.75%의 처참한 변제율마저 이제는 사치가 되었고, 이번 결정으로 피해자들에게 남겨진 것은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변제율 0%'의 절망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국내 유통시장의 구조조정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메프 파산은 업태를 가리지 않고 유통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칼날이 닥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자본력과 혁신 역량을 동시에 갖추지 못한 기업은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