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에스토니아 영공 침범을 강력히 규탄하며, 필요시 모든 군사·비군사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2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토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는 이 같은 도발 행위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 이는 오판 위험을 높이고 생명을 위협해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라며 "무모한 행위가 점점 늘어나는 패턴"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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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기자회견 하는 마르크 뤼테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나토와 동맹국들은 국제법에 따라 모든 군사적, 비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우리 자신을 방어하고 모든 방향에서 오는 모든 위협을 억제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방식, 시기, 영역에서 계속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유엔총회 기자회견에서 "나토 국가들이 러시아 전투기를 영공에서 격추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강경 대응 방침에 힘을 실었다.
이번 경고 성명은 에스토니아가 나토 조약 4조를 발동함에 따라 32개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한 북대서양이사회(NAC) 회의 뒤 발표됐다.
나토 조약 4조는 회원국 중 한 국가가 영토 보전, 정치적 독립, 안보가 위협받는다고 판단할 때, 모든 회원국이 나토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NAC에서 이를 논의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지난 19일 에스토니아 정부는 러시아 미그(MiG)-31 전투기 3대가 자국 영공을 12분 간 침범했다고 밝혔다. 또 이전에는 러시아 드론 20여기가 폴란드 상공을 침범해 폴란드 공군과 나토군이 일부를 격추시킨 사건도 있었다.
나토 4조 발동은 창설 76년 역사상 아홉 번째이며, 이번 달만 두 차례(폴란드·에스토니아 영공 침범)에 이뤄졌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러시아군의 에스토니아 영공 침범에 대해 "즉각적 위협으로 판단되지 않아 격추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방어적 동맹이지만 순진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