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고 인원보다 1.5배↑…2024·2025학년도보다 많아
고교학점제 위한 교원 정원 긴급 확보 영향
7147명은 중학교·고등학교 합친 인원
교육계, 고교교사 필요 인원 '최소 7000명' 추산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내년 전국 공립 중등 신규교사 선발인원이 사전에 예고한 규모보다 약 1.5배 늘어났다. 교육당국이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된 고교학점제에 따른 중등교사들의 업무과중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되지만, 교육계에서는 학령인구만을 기준으로 교원 정원을 정하는 정책 기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별 누리집을 통해 발표될 2026학년도 공립 중등·특수(중등)·비교과 신규교사 임용시험 선발 규모를 취합한 결과, 2026학년도 중등교사 선발인원은 전국 7147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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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기자=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5월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고교학점제 폐지 서명운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5.08 gdlee@newspim.com |
이는 사전예고 인원(4797명)보다 49%(2350명) 늘어난 수치다. 2025학년도(5504명)와 2024학년도(4518명) 모집공고 인원보다 많다.
교육부는 지난 25일 고교학점제 혼란에 대한 대응책으로 교원 정원 긴급 확보를 들었는데, 이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이 대학처럼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일정 학점을 채워 졸업하는 제도다.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진로·적성 맞춤형 교육을 실현한다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대학 합격'만을 목표로 수십 년 입시를 치러온 학교현장으로서는 혼란이 크다. 학생은 진로 확립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하는 대학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교사 역시 진로 지도부터 선택과목 개설까지 업무가 과중됐다.
특히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고 교육할 교사 확보, 대도시와 농어촌 학교의 과목 개설 다양성 차이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이에 교육부는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다양한 과목 개설 등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지원할 수 있는 적정 규모의 교원 정원 확보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역과 학교 규모에 따른 격차를 해소하고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학과 협력, 읍면·도서 지역에 소재한 학교와 소규모학교 등에 강사 인력도 지원할 방침이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고교학점제 도입을 검토하던 2017~2018년 연구기관들이 추산한 적정 증원 규모는 1만4000명이었다.
특히 대입 최전선에 있는 고등학교 필요 교원 수에 대해 한국교육개발원은 연평균 5959~7203명으로 추산했다. 이번에 확보된 7147명은 중학교·고등학교를 합친 인원이기 때문에 실제 고등학교에 배치되는 인원은 최대 5000명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중학생 학부모부터 대학 모집요강을 찾고 입시설명회를 다니며 자녀의 진로와 과목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 정보가 느리고 학부모 관심이 덜한 학생들은 더욱 뒤처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부분을 공교육이 메워야 한다"며 "하지만 학교도 결국 일터라 인원이 적고 업무가 많으면 소수의 상위권 학생들 지도에 치중할 우려가 있다"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서는 교원 수급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백승진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책위원장은 지난 8월 교육비평에 기고한 '고교학점제 정책 어그러짐 현상 분석'에서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학교 교육과정의 민주화를 통한 다양성 확보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설되는 과목에 따른 교원의 배치가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형국을 띠어야 한다"며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원 감축 기조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향후 몇 년간은 학령인구 감소와 무관하게 교원 정원을 추가적으로 감축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며 농산어촌 및 소규모 학교에 균형 있게 교원을 배치할 수 있도록 지역 교육청 간 교원 순환제 또는 교육 지원청 소속 순회 교원 확대 제도 개선 등이 검토돼야 한다"라고 했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