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해외 철강에 대한 수입 쿼터를 지금의 절반 정도로 대폭 줄이고, 관세는 25%에서 50%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해외 덤핑 물량을 대폭 늘리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겹치면서 유럽 철강업계가 생존 절벽에 몰렸다는 진단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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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바오스틸 공식 홈페이지] 중국 최대 국영 제철기업 바오스틸(寶鋼股份∙BaoSteel 600019.SH) 칭산(青山) 제조공장 내부 모습. |
통신은 이날 EU 집행위원회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 같은 방안을 담은 유럽 철강 산업 보호 방안이 오는 7일 발표될 예정이라고 했다.
EU 집행위는 트럼프 1기 때인 지난 2018년 7월 도입한 철강 수입 세이프가드가 내년 6월 종료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철강 산업 보호 방안을 모색해 왔다.
현 세이프가드는 각 국가별로 수입 할당량(무관세)을 지정하고, 이 할당량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유럽 철강 업계는 중국 등이 국제 시장에 값싼 철강 제품을 쏟아내고 있어 지금의 세이프가드 수준으로는 이익은 커녕 생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해 왔다.
로이터 통신은 "EU는 유럽과 미국의 철강 산업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금속동맹(metals alliance)' 구축을 위해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U가 이 같은 새 철강 산업 보호 조치에 나선다면 한국의 철강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U는 한국 철강업계의 최대 수출 지역이다. 작년 수출액은 44억8천만 달러 정도였다. 단일국가 기준 1위 수출시장인 미국(43억4700만 달러)보다 많았다.
지난 4월에도 EU가 세이프가드 물량을 일부 줄이면서 한국산 쿼터가 최대 14%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