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가 중요, 팬들에게 기쁨 드리고 싶어"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 김경문 감독이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엔트리에서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을 제외한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대신 권광민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17일 대전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시즌 중에도 안치홍이 큰 경기에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권광민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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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김경문 감독. [사진 = 한화] 2025.08.22 wcn05002@newspim.com |
한화는 올 시즌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18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 복귀했다. 워낙 탄탄한 전력을 유지한 덕분에 30명으로 구성된 포스트시즌 엔트리를 꾸리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그 결과 시즌 내내 불펜에서 마당쇠 역할을 해온 투수 김종수와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이 엔트리에서 빠졌다.
안치홍은 올 시즌 66경기에서 타율 0.172(174타수 30안타), 2홈런, 18타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권광민은 비록 1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젊은 활력과 수비 범위, 주루 능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은 "김종수는 시즌 동안 많이 던졌다고 판단했다. 안치홍은 경험이 많은 선수지만, 지금은 (권)광민이도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경기 상황에 따라 채은성이 출루하면 권광민을 대주자로 기용할 수도 있다.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한화뿐 아니라 김경문 감독 개인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한화의 포스트시즌 복귀는 2018년 10월 23일 넥센(현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2551일 만이다. 김 감독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것도 2017년 10월 21일, NC 지휘봉을 잡고 두산과 맞붙은 이후 2918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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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내야수 안치홍. [사진 = 한화] 2025.08.22 wcn05002@newspim.com |
이날 한화는 삼성의 우완 선발투수 헤르손 가라비토를 상대로 손아섭(지명타자)–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김태연(우익수)–하주석(2루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짜인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불펜에는 4차전 선발 예정인 문동주도 대기하며 김 감독은 "상황에 따라 투입 여부를 판단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화는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에이스 코디 폰세를 예고했다. 올 시즌 17승 1패, 평균자책 1.89로 압도적인 성적을 낸 폰세는 한화의 가을야구 희망을 짊어진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는 정석대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며 "우리는 홈에서 강하고 원정에서는 약한 편이다. 첫 경기가 중요하다. 팬들 앞에서 기쁨을 드릴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경문 감독에게도 우승은 여전히 남은 숙제다. 2004년 두산 감독으로 데뷔한 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이끌며 한국 야구사를 새로 썼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은 없다. 한화 또한 1999년 이후 26년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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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내야수 권광민. [사진 = 한화] |
김 감독은 "오랜만에 가을야구를 하니 감회가 새롭다. 삼성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그 기세를 초반에 끊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단에 특별한 주문은 하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포스트시즌은 똑같은 경기지만 긴장감이 크다. 감독이 말을 많이 하면 오히려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 있다"라며 "가을야구는 축제가 될 수도, 아픔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은 많은 말을 하기보다 선수들이 집중하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