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까운 장래에 푸틴 만날 일 없어"...외교 장관 통화에서 이견 노출
러, 즉각 휴전 거부하고 돈바스 등 영토 요구
푸틴의 정상회담 통한 시간끌기 관측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를 위해 개최하기로 했던 정상회담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가까운 장래에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촉구 발언 등이 푸틴 대통령과의 합의 내용을 모순된다고 지적한 직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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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1월 30일(현지 시간) 남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정상이 합의한 정상회담 준비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양측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입장 조율에 실패했다.
CNN 방송도 이날 오전 루비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의 대면 회담 계획이 연기됐으며 이로 인해 트럼프와 푸틴의 정상회담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CNN에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극단적인 입장에서 충분히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루비오 장관은 현 시점에서 내주 정상회담 개최를 권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가진 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다음 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끄는 고위급 회의를 거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날 것"이라면서 "회담이 2주 내 열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협상 의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미국의 즉각 휴전 요구를 거부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영토 포기를 요구하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개최는 무산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러시아도 회담 연기 등의 관련 보도에 대해 '애당초 합의된 날짜가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대통령들이 합의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을 미룰 수는 없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나 푸틴 대통령 모두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하지 않았다. 회담에는 진지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두 정상이 언제 만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 카드를 내세워 트럼프 대통령의 토마호크 미사일 우크라이나 제공을 막고 대러 제재를 피하려는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