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일반자재 넘치고 핵심부품은 품절
오세희 의원 "수요 예측·품질 관리 재점검"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안전의 핵심인 Q등급 부품의 단종·결품 사태를 방치한 반면, 일반 자재는 과잉 발주해 창고에 쌓아둔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과 예산이 동시에 위협받는 구조적 관리 부실이란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3조2233억원에 달하는 전체 부품 재고 가운데 Q등급 부품에서 단종 288종·결품 34종이 확인됐다.
국내 원전 부품은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Q·A·S 등급으로 분류된다. Q등급은 고장 시 방사선 누출 등 안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자로·주요 설비 등 핵심 부품에 적용되고, A등급은 Q등급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그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품에 주어진다. S등급은 일반적인 산업 규모의 부품으로, 원전 안전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품목에 할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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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 [사진=오세희 의원실] 2024.10.17 rang@newspim.com |
한수원의 전체 부품 재고는 최근 5년간 매년 2000억원 이상 증가해왔다. 이 가운데 10년 이상 장기 재고만 3997억원에 이르며, 사용되지 않은 부품을 수천억원 규모로 보유 중이다. 최근 5년간 자재 발주 대비 실제 사용률도 평균 68%에 그쳤다.
반면 원전 운영에 필수적인 Q등급 부품은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태다. Q등급 부품 재고는 1조7099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생산이 중단된 단종 품목이 288종, 재고가 '0'인 결품 품목이 34종에 달했다. 이는 원전의 핵심 부품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품질관리 부문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품질보증 서류 미비 등으로 발행된 자료보완요구서(DDN)는 최근 5년간 1842건으로, 이 중 203건이 아직 미결 상태로 남아 미결 금액만 837억원에 달했다. 특히 품질 서류 위변조 검증(CFSI) 관련 금액이 38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해외 공급사에서 발생한 문제로 확인돼, 국제 품질 검증 체계 부실을 드러냈다.
오 의원은 "수요예측 실패로 불필요한 자재는 과잉 발주하면서 정작 핵심 안전 부품은 결품 상태에 놓인 것은 명백한 관리 실패"라며 "Q등급 부품의 단종·결품 관리와 품질보증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핵심 부품 공급 안정화와 수요예측 시스템 고도화를 서둘러야 한다. 예산 낭비와 안전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국민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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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경주시 소재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수원] 2025.07.22 nulcheo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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