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차경기 호조세 유지…수출 증가세 둔화"
통상여건 일부 개선됐으나, 불확실성은 상존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최근 한국 경제가 건설투자 위축과 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라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2025년 11월 경제동향'에서 "반도체경기 호조세는 유지됐으나 미국 관세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파급되며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건설투자의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비는 시장금리 하락세, 소비부양책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다"며 "이에 따라 서비스업생산도 도소매업 등 내수와 밀접한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건설기성 '부진' vs 서비스업생산 '개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 개선 및 추석 명절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 증가로 6.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11.6%)은 반도체 호조 및 조업일수 증가로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조업일수의 영향이 배제된 계절조정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는 전월 급증했던 자동차가 조정되며 증가 폭이 2.9%에서 1.6%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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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생산은 조업일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감소세(-17.4%→-4.3%)를 지속하며 부진에 빠졌다.
반면 서비스업생산(6.2%)은 도소매, 금융⋅보험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으며, 계절조정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도 증가세(1.5%→3.8%)를 이어가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전월 급증했던 자동차 생산 및 출하가 조정됐으나, 제조업 평균가동률(73.4%)은 연평균(73.2%)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계절조정 전월 대비 기준으로 제조업 출하가 자동차(-14.2%)를 중심으로 2.7%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제조업 재고율(100.7%→105.8%)이 상승했다.
다만 미국의 통상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심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시장금리 하락세, 정부 지원 정책 등으로 소비는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소매판매액이 내구재 소비의 양호한 증가세에 힘입어 부진이 완화되고 있으며, 서비스소비도 개선됐다.
9월 소매판매액(2.2%)은 승용차(13.6%→22.1%) 등 내구재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늦은 추석으로 영업일수도 확대되면서 증가했다.
KDI는 "소비쿠폰 지급으로 월별로는 일부 등락이 있었으나, 3분기 기준으로는 전기 대비 1.5% 증가하며 소매판매의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생산(3.2%)이 증가하면서 서비스소비의 개선을 시사했다.
시장금리 하락세,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 소비 여건이 개선되는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109.8)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 반도체 제외 수출 부진…무역수지 '흑자' 지속
10월 수출(3.6%)은 추석 명절 이동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으며, 명절 영향을 배제한 9~10월 일평균 수출액은 8월(5.7%)보다 낮은 3.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9~10월 일평균 기준으로 반도체(18.0%)의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변동성이 높은 선박(64.4%)이 크게 증가했으나, 여타 품목은 부진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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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수출항 자료사진[신화사=뉴스핌 특약] |
KDI는 "9~10월 일평균 기준으로 볼 때 대미 수출(-12.9%)이 반도체(21.8%)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는 자동차(-23.2%)를 중심으로 감소했을 뿐 아니라, 대중 수출(-6.8%)도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11.6%)을 중심으로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1.5%)은 유가 하락에 주로 기인해 주요 에너지자원(-9.6%)을 중심으로 감소했으며, 무역수지(60.5억달러)는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한미 무역협상이 진전되고 미중 무역 갈등이 다소 완화됐으나, 통상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고용 여건 개선 '아직'…물가상승률 안정된 모습 지속
조업일수 증가에 주로 기인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됐으나, 고용 여건은 개선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9월 취업자 수는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증가 폭(16.6만명→31.2만명)이 비교적 크게 확대됐다.
상용직(34.0만명)은 전월과 유사한 증가 폭을 기록했으나, 임시직(4.4만명)과 일용직(0.2만명) 고용이 크게 확대됐다.
KDI는 "취업자 수 증가 폭 확대는 조업일수 증가로 임시⋅일용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9월의 강한 고용 증가세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안정목표(2%) 내외에서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지속했다.
10월 소비자물가는 변동성이 높은 상품과 추석 명절 이동의 영향으로 상승폭(2.1%→2.4%)이 일시적으로 확대됐다.
변동성이 높은 석유류(2.3%→4.8%)와 농산물(-1.2%→1.1%)은 기저효과 및 작황 부진으로 상승폭이 확대하는 모습이다.
추석 연휴의 여행 수요 증가로 해외단체여행비(-4.1%→12.2%), 승용차임차료(-11.7%→14.5%) 등이 상승하면서 개인서비스(2.9%→3.4%)의 상승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됐다.
KDI는 "여행 관련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2.2%→2.1%)는 전월과 유사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기조적인 물가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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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