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전 시장, 파월 변호사, 메도스 전 비서실장 등 측근 대거 사면
이미 의회 폭동 연루자도 사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부정 의혹 제기와 관련해 기소됐거나 수사를 받았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시드니 파월 변호사 등 측근 77명을 대거 사면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자로 서명한 사면 포고문에서 이번 결정을 "미국인들에게 가해진 중대한 국가적 불의를 끝내고, 국민 통합과 화해를 위한 과정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사면 문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를 맡았던 줄리아니 전 시장, 보수 성향 변호사 시드니 파월,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존 이스트먼 전 선거법 자문, 제프리 클락 전 법무부 차관보, 크리스티나 밥 전 트럼프 캠프 법률고문, 보리스 엡스타인, 케네스 체스브로 등 77명의 이름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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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줄리아니 전 시장과 시드니 파월 변호사, 메도스 전 실장 등은 지난 2020년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배하자, 선거 사기 의혹 등을 제기하며 대선 불복 운동을 주도했다가 조지아주 등으로부터 기소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선포문은 법무부 산하 '정치 사건 무기화 조사팀'을 이끄는 에드 마틴 변호사가 소셜 미디어 X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선거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며 "이번 사면은 정치적 보복에 대한 교정이자, 민주적 권리 회복의 일환"이라고 강변했다.
한편, 법무부 당국자는 "이번 조치는 연방 차원의 혐의에 한정되며, 주(州) 차원의 기소에는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면에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방 검찰은 이미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현직 대통령은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 방침에 따라 공소를 취하했다.
법조계에서는 "사면 대상 대부분이 아직 연방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만큼 법적 효력보다는 정치적 메시지의 의미가 크다"고 분석한다. 다만 이번 사면이 향후 다른 행정부의 추가 기소를 차단할 여지는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에도 2021년 1·6 의회 폭동 사건으로 기소된 1,500여 명의 지지자를 사면하고 14명에 대해 형을 감형한 바 있다. 이번 사면 역시 그 연장선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결집하고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을 사실상 재확인한 조치로 평가된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