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내수 침체와 원가 압박에 직면한 식품 업계가 수익성 높은 화장품·뷰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외 식품 시장이 저성장, 내수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존 식품 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와 수익성 악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식품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8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K-뷰티의 성장세에 힘입어 식품 기업들은 '뷰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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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K7714 하이퍼 부스팅 엠플 [사진=hy] |
식품업계가 K-뷰티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K-뷰티의 글로벌 인기와 높은 수익성이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식품 업계는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92억원, 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동일했으며 영업이익은 41.4% 감소한 수치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2.5% 감소했다. 매출은 66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전문기업 씨앤씨인터내셔널에 500억원 규모의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급식사업부를 매각해 확보한 현금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2829억원, 영업이익 290억원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색조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안정적 수익 기반 확보를 위한 신규 투자처 발굴 차원에서 성장성이 높은 화장품 산업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인 비앤비코리아 지분의 약 80%를 인수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비앤비코리아는 ODM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뷰티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또한 달바, 메디큐브, 더마팩토리, 닥터 펩티 등 100여개의 파트너십을 유지 중이다.
회사 측은 "최근 들어 심화된 경쟁 환경 등으로 인한 미래 시장의 불투명성을 극복하고자 신사업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하게 됐다"며 "타 ODM과 비교해 뛰어난 상품 개발 역량과 신속하고 차별화된 자체 프로세스 등을 두루 보유한 비앤비코리아 강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hy는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을 활용한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이면서 먹는 유산균을 바르는 영역으로까지 확장했다. 회사는 타 업체와 협업을 통해 NK7714 하이퍼 부스팅 엠플을 2023년에 출시한 이후 라인업을 늘렸다.
현재 크림과 젤클렌저는 잠시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엠플, 선에센스(썬크림), 모델링팩 3종이 판매가 되고 있다.
hy는 "피부 특허 유산균(HY7714) 균주를 보유하고 있고, 장 건강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장-피부 축 이론을 바탕으로 뷰티 사업에 도전을 하게 됐다"며 "추후 고객들의 니즈를 면밀히 조사해서 제품 라인업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은 자회사 제주용암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ODM 방식 화장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닥터유 용암수의 수출 확대의 일환으로, 청정 제주의 수자원인 '용암해수'의 우수성을 해외에 프로모션하기 위한 화장품을 ODM 방식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식품 업계가 K-뷰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식품 기업이 뷰티로 확장하는 이유는 콜라겐·비타민처럼 원래 식품에 쓰이던 기능성 성분이 피부·다이어트 효능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식품 기업이 가진 원료·R&D·제조 역량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식품 시장은 성장 한계가 있지만, 이너뷰티·K-뷰티 시장은 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수익성이 높아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이다"라며 "특히 K-뷰티는 한류 덕분에 글로벌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어 브랜드 확장이 쉽기 때문에, 식품 기업들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뷰티·이너뷰티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사업 영역을 넓히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K-뷰티가 글로벌적으로 성공하며 높은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이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수익 모델 다변화와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특히 화장품과 건강 기능 식품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기능성 원료와 발효 기술을 활용한 이너뷰티(먹는 뷰티) 시장과 스킨케어 제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기회가 생긴 점이 큰 동력이다"라고 설명했다.
yuni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