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사회 법원·공소청·중수청

[법정 선 보이스피싱] ⑤"개별 검거해도 '일망타진' 어려워"...변호사 3人의 현장 분석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이태훈·전형환·곽준호 변호사 인터뷰...캄보디아·태국 넘나든 형사 최전선
"단속 넘어 코리안데스크 필요...현지 경찰 움직이게 만드는 힘 중요"

[서울=뉴스핌] 김영은 김지나 기자 = "'대포통장 모집책', '수거책', '인출책', '자금 세탁책'이 '점'의 형태로 뿔뿔이 흩어져 있어서 국내에서 개별적 검거를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조직 자체의 범행을 중단시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과 태국에 법률사무소를 둔 전형환 변호사(메가엑스법률사무소)는 24일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의 구조적 특성을 설명하며 수사의 한계를 짚었다. 해외에 본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은 국내 수사기관의 강제수사 방법을 피해가며 '점 조직' 형태로 운영돼 왔다.

[법정 선 보이스피싱] 글싣는 순서

1. 조직편 '9시 출근 9시 퇴근'…직원 한 명 잡혀도 멈추지 않는 '범죄공장'
2. 곽금주 "취업 절박함에 캄보디아行…조직적 범죄생활에 점차 순응"
3. 착취편 "징역살기 싫어요"…지적장애인, 왜 판사 앞에 서게 됐나
4. 노동편 '마동석팀' 그녀는 왜 '초선'이 됐나…일자리 잃은 청년들의 선택
5. "개별 검거해도 '일망타진' 어려워"…변호사 3人의 현장 분석은
6. 기술편 '친밀한 속삭임' 끝 입금계좌...신뢰까지 해킹한다
7. "일반인 목소리도 3초면 복제…해결책은 국가간 공조"
8. 완결 죗값편 '감금' 알고도 지인 범죄조직에 넘긴 자의 최후

최근 동남아시아에서는 이 같은 한국인 대상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부터 태국에서는 '룽거컴퍼니' 조직원 20여명을, 캄보디아에서는 '마동석팀' 조직원 45명을, 지난 20일 한국에서는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대포 통장을 팔아넘긴 일명 'MZ 조폭' 59명 등을 검거했다.

피해 규모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른다. 드러난 피해액만 룽거컴퍼니는 약 210억원, 마동석팀은 약 94억원, 유통책들은 약 37억원에 달했다.

전형환 변호사(메가엑스법률사무소) 사진.

검찰 보이스피싱 전담수사부 출신인 이태훈 변호사(법무법인 YK)는 최말단 가담자더라도 고의가 있다고 확실하게 판단될 경우 재판에서 엄중한 처벌을 내릴 것을 강조했고 한 달에 평균 5건 해외 보이스피싱 사건을 수임하는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주재국의 수사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수사·재판·국제공조 등 다층적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 속에서, 뉴스핌은 해외 보이스피싱 사건 당사자를 대면해 온 전형환 변호사, 이태훈 변호사, 곽준호 변호사를 만나 현장의 진단과 대안을 들어봤다.

다음은 변호사들과의 일문일답

-해외 운영 보이스피싱 콜센터 사건에 대한 국내 수사 난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 변호사 : 해외에 둥지를 튼 모(母)조직은 폐쇄된 공간에서 숙식까지 해결하는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검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텔레그램 등 밀행적 통신수단으로 지시를 주고받아 일부 하선이 검거돼도 통신기록을 곧바로 삭제해 증거 확보에 어려움이 큽니다. 현재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출범해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해 모조직 검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변호사 : 핵심은 '해외에 본거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에서는 계좌 흐름 및 통신 추적 혹은 여러 강제수사 방법을 동원해 조직을 수사할 수 있지만, '대포통장 모집책', '수거책', '인출책', '자금 세탁책'이 점처럼 흩어져 있어 국내에서 개별적으로 검거해도 조직 전체를 멈추기 어렵습니다. 수사망을 피해 바로 다른 국가로 이동해 재편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곽 변호사 : 조직 검거 못지않게 '중간 가담자 조사'도 어려운 점입니다. 기망에 속아 자금·물품을 전달하는 중간책이 된 가담자들이 있는데, 이들이 자신의 가담 정도, 당시 주변인의 역할을 현지에서 언어적 장벽 때문에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역할보다 과도한 책임을 떠안거나, 상대적으로 억울한 피고인이 양산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초동 진술 단계부터 공백이 있는 셈이죠.

-캄보디아 등 해외 활동 한국인 중 범죄에 가담했으면서도 피해자인 사례들도 있습니까

▲이 변호사 : 타의로 기망 혹은 강압을 통해 가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에 있는 모조직 범죄구성원이 로맨스스캠, 대출사기, 본인 또는 가족이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등 기망행위를 해 경제적 약자에게 접근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변호하는 의뢰인 일부는 속아서 수거책 역할을 했고, 추후 범죄를 의심하고 피해자와 함께 경찰에 신고하는 등 자수한 경우도 있습니다.

▲전 변호사 : 이른바 '고수익 알바'가 대표적입니다. 단순 아르바이트로 알고 출국했다가 현지에 도착해보니 불법행위를 지시받는 경우죠. 다만 조직이 항공권·숙박비까지 제공하는데 정말 단순 알바일 리 없다는 점에서, 가담자들도 어느 정도 스캠 범죄라는 걸 눈치챘거나 의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지에서 실적이 안 나온다는 이유로 협박·감금·폭행을 당하는 피해는 분명히 발생합니다.

▲곽 변호사 : '재테크 사업 투자를 유도하고 수익금을 배분을 약속하는 리딩방', '텔레그램 고수익 알바방', '지인소개 아르바이트' 등이 전형적 통로입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사업과 일자리를 미끼로 제공하는 것이죠. 초기에는 범죄조직이라는 인식 없이 관계를 맺게되면서 피해자이자 가담자가 됩니다.

-20~30대 청년들이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현지에서 겪는 실상은 어떠합니까

▲전 변호사 : 지난 6월 태국에서 검거된 보이스피싱 스캠 일당 사례(룽거컴퍼니)를 대리한 경험이 있습니다. 서울남부지법에서 선고가 이뤄지고 있고, 또 지난 8월에 추가로 검거하는 등 계속되는 사건입니다.

이런 사건들을 보면 대부분 '고수익 알바'로 사람들을 모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30대 가담자는 '돈 많이 벌 수 있다. 한국에서 지금 버는 돈으로 어떻게 먹고 사냐'라며 지인이 참여를 적극 권유하기도 하고, 그 결과 현지에서 여권을 빼앗기고 범죄에 가담하게 되고 실적 압박에 시달리며 각종 고문을 당합니다.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가담자 대부분은 20대입니다. 실적을 내면 기본급 혹은 범죄수익금의 몇 퍼센트를 떼어준다는 조건을 제시받으니, 게임하듯이 뛰어드는 이들도 있습니다. 검거된 조직원이 수감된 모 구치소에 다녀왔는데 '인출책(피해자 계좌에서 편취금을 직접 인출하는 역할)' 역할을 했던 청년이 그러더군요 "야 넘어가서 좀만 하면 월 3000만원은 번다. 내가 보장해줄게". 이들이 서슴없이 범죄 가담 경험을 공유하고 또 반성 없는 모습에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왜 보이스피싱 조직 '성지'가 됐을까요

태국 경찰서에서 사건 관련 조사를 위해 수사관과 면담 중인 현지 메가엑스법률사무소 변호사 사진. [사진=메가엑스법률사무소]

▲전 변호사 : 단속을 피하기 쉬운 구조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던 조직들이 공권력과 범죄자 유착이 잦은 캄보디아 등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있습니다.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한국인)을 상대로 피해를 일으키는 범죄라 현지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이 금전적 이득을 위해 조직과 결탁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수익이 사실상 국가 경제의 일부처럼 흘러들어가는 구조도 문제입니다. 단기간에 외화가 유입되다 보니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손대려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현장에 퍼져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경찰과 통역인이 "돈을 주면 빼내주겠다"고 조건을 내걸어, 통역사·경찰이 범죄조직과 수익을 나누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런 토양이 동남아 일대를 보이스피싱 '안전지대'처럼 만들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국내로 이송되는 절차를 설명해주십시오

▲전 변호사 : 해외에서 검거되면 현지에서 처벌할지를 경찰당국이 검토합니다. 만약 현지 피해자가 없다면 한국으로 추방 수순을 밟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현지 외국인보호소에 머무르게 됩니다.

태국의 경우 IDC(이민국 수용소, Immigration Detention Center)라는 보호소에 조직원들이 대기하는데, 그 과정에서 한국 처벌이 두려워 버티는 사람들도 생깁니다. 그러나 보호소 자체가 사실상 감옥과 다름없어서 물리적으로 벗어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최근 검거된 캄보디아 대형 조직은 현지 정부와 협의해 강제로 송환시킨 경우입니다. 이처럼 한국에서 수사당국이 체포영장 발부→ 공항에서 신병 확보→ 구속영장 신청 절차를 따릅니다. 조직원들은 한국 유치장에서 구치소로 옮겨진 뒤 재판을 받게 되는 거죠.

-피고인들의 형량을 가르는 주요 기준은 무엇입니까

이태훈 변호사(법무법인 YK) 사진.

▲이 변호사 : '가담 정도', '피해 규모', '자수 여부', '인식 여부' 등이 모두 형량을 가르는 주요 기준입니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검찰은 피해액이 적거나 말단 가담자라 하더라도 통상 5년 이상의 실형을 구형하고 법원도 검찰 구형의 2분의 1이상을 선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고의가 필요한데 이때의 고의는 확정적 고의와 미필적 고의로 크게 구분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기망이나 사탕발림에 속아 가담하게 된 경우에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보이스피싱인 줄 명확히 알면서도 가담한 확정적 고의라면 훨씬 무거운 형이 선고됩니다.

가령 '한국에서 현금 전달책·수거책으로 역할한 경우'와 '해외 현지에서 근무하면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에 대해 직접적 기망행위를 하거나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한 경우'는 그 가담정도가 달라 처벌의 정도도 달라집니다.

-자수 여부, 사회적 취약계층 여부, 장애 여부 등 가담자의 조건에 따라 형량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을까요

▲이 변호사 : 사회적 취약계층이거나 지적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양형에 반드시 고려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적장애 등을 이유로 하여 미필적 고의로 범죄에 가담하게 되었다든지 ② 모조직의 기망(대출사기 등)에 의해 범죄에 가담하게 된 사정이 있다든지 ③ 본인 또한 신체적 경제적 피해를 입은 사정이 있다든지 등의 사정이 소명된 경우 양형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본인이 가담하는 행위가 보이스피싱인 줄 알면서도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발적, 자의적으로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게 된 경우 법원은 무거운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이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가상 인물을 만들거나, 인공지능(AI) 음성으로 지인을 사칭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고도화된 기술을 이용한 사례를 접하셨습니까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 사진.

▲곽 변호사 : 유명인의 얼굴을 AI기술로 합성해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투자를 권유하는 방식이 최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신뢰감을 주는 콘텐츠를 가상으로 제작해 금전적 이득을 갈취하는 방식이죠.

텔레그램 등을 활용한다면 해당 콘텐츠가 더욱 은밀하게 전파될 수 있어서 이로 인해 조직 규모가 확대되고 피해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사전 예방을 위한 제도적 대안이 있습니까

▲곽 변호사 : 현행법으로 AI로 특정인을 사칭해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한 경우 사후 처벌은 가능합니다. 다만 사전 제작을 차단하고, SNS 등에 업로드되는 모든 정보를 일일이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AI 기술을 이용한 신종 범죄에 대한 법적 규제가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사전 검열식의 강경 대응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범죄 콘텐츠를 막고자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게시하기 전에 검열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언론,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전 검열에 가까운 입법이 능사가 아니라, 현명한 정보 리터러시 교육과 합리적 대응이 우선입니다. 법적 단속에만 의존하거나 미리 모든 것을 검열하는 방식보다는 투자자 등 사회구성원 스스로가 비현실적인 고수익 광고, 유명인 사칭 투자 권유 등을 의심보고 경각심을 가지는 것 즉, 합리적 검토와 자기 보호 노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봅니다.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범죄 근절을 위해 현지-국내 수사당국 사이 공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앞으로 범죄 근절을 위해 필요한 대안은 무엇인가요

▲이 변호사 : 보이스피싱 범죄가 점차 다국화·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국가 수사기관끼리 얼마나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공조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정부합동대응팀이 캄보디아 당국과 '합동대응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공조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절차적·수사인력적·시간적 제약이 있을 수 있어 이를 극복하고 더 기민하게 협력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 현재 법원이 보이스피싱 최말단 가담자에게도 중형을 선고하는 이유는 해당 범죄가 '점 조직' 형태고, 마지막 수거책의 퍼즐이 맞춰지지 않으면 편취행위가 이뤄질 수 없기에 최말단 조직원에게도 책임을 중하게 묻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조직 운영자, 확정적 고의가 있던 가담자를 더욱 엄벌할 필요가 있겠죠.

▲전 변호사 : TF 구성을 넘어 '코리안데스크'(현지 경찰과 함께 근무하는 한인 범죄 전담 경찰)를 통한 공조가 필요합니다.

최근 룽거컴퍼니 사건에서도 한국인 가담자의 아버지가 현지 한국 대사관에 신고해 태국 경찰을 움직이게 하면서 체포가 이뤄졌습니다. 이처럼 현지 경찰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중요합니다.

캄보디아는 현재까지 코리안데스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범죄수익에서 비롯된 '블랙 머니'와 같은 이익도 있을 뿐더러 가담자 및 피해자가 모두 한국인인 범죄에 굳이 나설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스캠 범죄를 줄이려면 우리 경찰이 현지 경찰과 작전 및 현장 대응도 함께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필요합니다.

▲곽 변호사 : TF 구성은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외국 영토에서 우리나라 경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는 것은 해당 국가의 주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 주한미군 범죄를 놓고도 미군이 자체수사하려던 것을 한국이 한미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개정을 통해 피의자 신병확보권 등을 점차 확대해 온 사례가 있습니다. 만약 중국 경찰이 '중국인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질렀으니 우리가 직접 수사하겠다'고 한다면 우리 사회도 이를 용납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현행 공조 방식은 현실적이고 가능한 최선의 선택이고, 앞으로도 주재국의 수사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태국 파타야 교도소 정문 앞. [사진=메가엑스법률사무소]

yek105@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작전 실패·산책 주루·견제사까지…디테일 무너진 LG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가을야구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실력만이 아니다. LG는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작전과 주루, 수비까지 잇따라 허점을 드러내며 벼랑 끝에 몰렸다. LG는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PO 2차전에서 KIA에 3-6으로 패했다. 전날(17일) 1차전에서도 1-5로 무릎을 꿇었던 LG는 시리즈 전적 2패를 기록하며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서울=뉴스핌] 17일 KIA와의 준PO 1차전서 도루 실패와 주루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으로 논린을 일으킨 LG의 박동원. [사진 = LG 트윈스] 2026.10.18 wcn05002@newspim.com 선발투수의 부진과 타선의 침묵도 뼈아팠지만, 더욱 아쉬운 것은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반복된 실수였다. 1차전에서 작전 실패와 안일한 주루, 연속 수비 실책으로 흐름을 내줬던 LG는 2차전에서도 결정적인 견제사로 추격 기회를 날렸다. 가장 뼈아픈 장면은 2차전 3회초였다. LG는 경기 시작부터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선발 임찬규가 1회말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는 동안 6안타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며 5실점했다. 정규시즌 공동 다승왕이 0.1이닝 만에 강판되는 충격적인 출발이었다. 그러나 LG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존 케네디와 이우찬 등 불펜진이 추가 실점을 막았고, 3회초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박동원이 2루타를 때려냈고, 구본혁이 중전 적시타로 박동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5로 추격한 LG는 박해민의 안타까지 나오면서 1사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송찬의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2사 1, 2루가 됐지만 여전히 기회는 남아 있었다. 타석에는 올 시즌 타율 0.338, 39홈런, 122타점을 기록한 오스틴 딘이 들어섰다. 안타 하나면 추가 득점을 기대할 수 있었고, 장타가 터진다면 단숨에 점수 차를 좁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서울=뉴스핌] 17일 KIA와의 준PO 1차전서 도루 실패와 주루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으로 논린을 일으킨 LG의 박동원. [사진 = LG 트윈스] 2026.10.18 wcn05002@newspim.com 하지만 오스틴이 승부를 마치기도 전에 이닝이 끝났다. 1루 주자 박해민이 리드 폭을 길게 가져가다가 KIA 포수 한준수의 견제에 걸려 태그아웃됐다. 어렵게 만들어낸 2사 1, 2루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졌다. 박해민은 빠른 발과 주루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선수다. 그러나 당시에는 무리하게 추가 진루를 시도할 이유가 크지 않았다. 이미 득점권에 주자가 있었고, 타석에는 LG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 중 한 명인 오스틴이 있었다. 한 베이스를 더 얻기 위해 감수한 위험이 지나치게 컸던 셈이다. 더욱 뼈아픈 것은 LG가 막 추격을 시작한 시점이었다는 점이다. 1회 5실점이라는 악재를 딛고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지만, 스스로 공격을 끝내면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LG는 5회초 박해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만회했으나 7회말 나성범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다시 2-6으로 벌어졌다. 8회초 문정빈의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KIA 선발 아담 올러는 6이닝 6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를 챙겼고, LG는 3점을 얻는 데 그쳤다. 이날의 견제사가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전날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1차전 3회초, LG는 1-1로 맞선 상황에서 선두타자 박동원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1루 기회를 잡았다. [서울=뉴스핌] 17일 KIA와의 준PO 1차전서 도루 실패와 주루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으로 논린을 일으킨 LG의 박동원. [사진 = LG 트윈스] 2026.10.18 wcn05002@newspim.com 다음 타자 구본혁은 초구에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를 시도했지만 파울을 기록했다. 이후 LG 벤치는 같은 작전을 다시 시도했다. 그러나 KIA 배터리가 이를 경계했다. 제임스 네일은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바깥쪽 높은 공을 던졌고, 2루로 뛰던 박동원은 협살에 걸려 아웃됐다. 주자를 진루시키기 위해 선택한 작전이 오히려 주자를 지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이후 홍창기와 박해민의 연속 안타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작전 실패로 주자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득점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경기 후 양 팀 감독의 설명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LG 염경엽 감독은 KIA 배터리가 의도적으로 피치아웃을 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이범호 KIA 감독은 초구 작전 이후 비슷한 상황에 대비했고, 배터리 코치와 포수 김태군이 바깥쪽 공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KIA는 LG의 움직임을 읽고 대응했지만 LG는 상대의 대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5회초에는 박동원의 안일한 주루가 도마 위에 올랐다. 1사 후 박동원이 좌중간으로 뜬공을 날렸다. 평범한 외야 플라이로 끝날 것으로 보였지만 KIA 중견수 김호령과 좌익수 박재현이 충돌하면서 공을 놓쳤다. [서울=뉴스핌] 18일 KIA와의 준PO 2차전서 견제사를 당한 LG의 박해민. [사진 = LG 트윈스] 2026.10.18 wcn05002@newspim.com 그러나 박동원은 타구가 잡힐 것으로 판단하고 전력 질주하지 않았다. 1루에 거의 도착할 무렵에야 뒤늦게 속도를 높였지만 2루 진루를 시도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전력 질주했더라도 2루까지 도달할 수 있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상대의 실수까지 대비해 끝까지 뛰어야 하는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운 장면이었다. 6회말에는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무너졌다. 송찬의가 박재현의 평범한 좌익수 뜬공을 놓쳤고, 이어 문보경도 김선빈의 땅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을 수 있었던 상황이 무사 1, 3루 위기로 바뀌었다. 결국 김도영의 희생플라이로 KIA가 추가점을 올렸다. LG가 공격에서는 스스로 기회를 날리고, 수비에서는 상대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장면이 반복된 것이다. 반면 KIA는 이틀 연속 상대의 작은 허점을 놓치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포수 김태군이 LG의 작전에 대비해 박동원의 주루사를 유도했고, 2차전에서는 한준수가 박해민의 긴 리드 폭을 포착해 견제사로 연결했다. 타격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KIA는 1차전 김도영이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점을 올렸고, 2차전에서는 카스트로와 나성범, 김선빈, 한준수가 해결사로 나섰다. LG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동안 KIA는 상대의 실수를 득점으로 연결하고, 수비에서는 위기를 최소화했다. [서울=뉴스핌] 18일 KIA와의 준PO 2차전서 견제사를 당한 LG의 박해민. [사진 = LG 트윈스] 2026.10.18 wcn05002@newspim.com 물론 두 경기의 패배를 기본기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1차전에서는 중심타선의 부진이 결정적이었고, 2차전에서는 임찬규의 조기 강판으로 경기 운영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전력과 경기 흐름에서 밀릴수록 작은 플레이 하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잡아야 할 타구를 확실하게 처리하고, 주어진 득점 기회를 끝까지 살리며, 불필요한 주루사로 공격의 흐름을 끊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LG는 이 기본적인 부분에서 이틀 연속 흔들렸다. 1차전에서는 작전 실패와 느슨한 주루, 연속 실책이 나왔고, 2차전에서는 추격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던 상황에서 견제사로 공격을 끝냈다. 결과는 2연패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KIA전 연패도 9경기로 늘어났다. LG는 오는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한 번만 더 패하면 가을야구가 끝난다. 지금 LG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전술 변화만이 아니다. 평범한 타구를 잡고, 주어진 기회를 살리고, 불필요한 아웃을 줄이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가을야구의 승부를 가르는 디테일에서 밀리는 한 LG의 반전은 쉽지 않다. wcn05002@newspim.com 2026-10-18 19:34
사진
할리스 멤버십 보안 뚫렸다…고객 개인정보 유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커피전문점 할리스에서 멤버십 고객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 비밀번호와 주소 등도 유출 항목에 포함됐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할리스는 지난 16일 멤버십 시스템에서 허가받지 않은 접근으로 고객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파악했다. 사고 내용은 이날 고객들에게 문자로 안내했다. 18일 오후 8시에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할리스 홈페이지 모습. [사진=할리스 홈페이지 갈무리] 회사가 추정하는 유출 시기는 지난달 3일부터 이달 7일까지다. 2020년 2월 11일 이전 멤버십 가입 고객이 대상이며, 구체적인 피해 인원과 유출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유출된 정보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비롯해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중복가입확인정보(DI) 등이다. 서비스 이용에 관한 정보도 포함됐다. 할리스는 사고 확인 후 비인가 접근 경로를 막고 인증 절차를 보강했다. 비정상 로그인 시도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관계 기관에 신고를 마쳤으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 이번 사고 이후 할리스 공식 홈페이지 접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8시 현재까지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고객에게는 할리스 계정의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서비스에서도 동일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한다면 함께 바꾸도록 권고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전화나 문자, 이메일에 응답하거나 링크를 누르지 말 것도 당부했다. 할리스는 문자로 링크를 보내거나 비밀번호 및 금융·결제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할리스는 "이번 사고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객 정보 보호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nrd@newspim.com 2026-10-18 20:0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