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7공군 "조사 진행 중, 한국 해군·해경과 복구 협력"
원격조종 장애 추정…"연료 비우고 해상 유도 착륙 시도한 듯"
리퍼 상시배치 2개월 만에 사고… 대북·대중 정찰에 '구멍'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주한 미 7공군 예하 제8전투비행단은 전북 군산공군기지에 배치된 미 공군 MQ-9 '리퍼(Reaper)' 무인 정찰·공격기가 24일 새벽 임무 수행 중 군산시 옥도면 말도리 인근 해상으로 추락했다고 25일 밝혔다. 사고 시간은 오전 4시 35분께로, 다행히 인명 및 지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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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는 미국의 MQ-9 '리퍼' 무인 공격기가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미 공군 제공] 2025.11.25 gomsi@newspim.com |
리퍼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가 개발한 중고도 장기체공(MALE) 무인기로, 한 대당 가격이 약 440억 원에 달한다. 레이저유도폭탄과 공대공미사일 등을 탑재해 최대 14시간 비행이 가능하며, 정찰·감시뿐 아니라 표적 타격까지 수행할 수 있는 공격형 무인기다.
2020년 1월 3일 새벽, 이란 혁명수비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바그다드 공항을 빠져나오자 미군은 고고도에서 MQ-9 리퍼 무인기를 출격시켰다. 리퍼는 첨단 위성정보와 실시간 통신망, 도청망까지 총동원해 목표 차량을 추적했으며, 사령관 일행이 공항을 벗어나자마자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 2발을 연속 발사해 솔레이마니와 일행들을 정확히 제거했다. 원격 운용통제실에는 생중계되는 영상과 음성이 실시간으로 전달됐고, 이 작전 이후 MQ-9 리퍼는 '하늘의 암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군 측은 사고 직후 즉각 조사위원회를 가동했다.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은 "정비사와 조종사들이 엄격한 규정에 따라 철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시정조치와 단계별 책임 확인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해군과 해양경찰과 협조해 안전하고 철저한 복구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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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군산 공군기지에서 지난해 4월 19일 열린 '2024년 연합편대군 종합훈련(KFT)'에서 미 공군의 MQ-9 리퍼 무인공격기가 이륙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2025.11.25 gomsi@newspim.com |
일부 군 소식통은 사고 당시 리퍼가 원격조종 불능 상태에 빠지자 미군이 연료를 비운 뒤 해상으로 유도해 의도적으로 추락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군은 이에 대해 "항공기가 지정된 해안 구역으로 내려앉으며 통제되지 않을 수 있는 충돌 위험을 최소화했다"며 "안전 프로토콜에 따라 운용됐다"고 반박했다.
현재 미군은 기체 회수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제8전투비행단은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나머지 MQ-9 기체의 비행 임무는 중단 없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GPS 교란 등 북한의 전자전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사고는 리퍼가 한반도에 상시 배치된 지 약 2개월 만에 발생했다. 지난 9월 29일, 미 7공군은 군산 기지에서 '제431원정정찰비행대대'를 창설하며 리퍼의 정식 운용을 시작했다. 리퍼의 군산 배치는 대북 정보수집 강화를 넘어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무기체계로 지목돼왔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