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인, 10건 이상의 협정 및 MOU 체결 준비 중
러시아, 인도 방문으로 서방의 제재에도 고립되지 않았음 과시
인도, 美 압박에 굴복하지 않았음 보여줄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비공식 회담을 갖는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인도 방문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놓고 인도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뉴델리에 (4일) 저녁에 도착해 모디 총리와 만날 예정"이라며 "(양국 정상은) 일대일 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비공개 회담은 양국 관계와 국제 정세 가운데 가장 시급하고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문제들을 논의할 기회"라며 "(푸틴) 대통령의 의제 가운데 핵심 사항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인도의 대러 무역 적자 축소와 원유 등 러시아 에너지 수입, 양국 간 국방 협력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타스 통신은 양국 정부가 10건 이상의 협정 및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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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작년 10월 22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담의 비공식 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BBC 방송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러시아와 인도 양국 모두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우선 러시아에 있어 인도는 러시아산 에너지와 무기의 주요 수출 시장이자 숙련된 인력의 공급원이다. 뿐만 아니라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노력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의미 부여했다.
인도에 있어서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지정학적 자율성을 테스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무역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50%의 고율 관세 부과로 미국과의 관계가 2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모디 총리는 인도와 전 세계에 푸틴을 여전히 자신의 동맹으로 여기고 있으며 과거 자신을 "진정한 친구"라고 불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자 할 것이라고 짚었다.
델리 소재 싱크탱크인 글로벌 무역 연구 이니셔티브(GTRI)는 "인도의 과제는 전략적 균형, 즉 미국의 압력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성을 헤쳐나가면서 자율성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로서는 러시아와의 무역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대러 적자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인도와 러시아 양국 간 무역 규모는 2020년 81억 달러(약 11조 9378억 원)에서 2024/25회계연도 기준 687억 2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주로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기인한 것으로, 인도의 대러 수출액은 48억 8000만 달러에 그쳤다.
BBC는 "인도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은 무역 확대를 위한 다른 분야를 모색할 것"이라며 국방 분야가 가장 쉬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앞서 1일 소식통을 인용, 인도 정부가 푸틴 대통령 방문 기간 수호이(Su)-57 5세대 전투기와 S-500 미사일 구매 관련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러 적자 축소를 위해 모디 총리는 인도 제품의 대러 수출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으로 대러 제재가 끝난 뒤 러시아 시장에서 인도 상품 판매를 늘리기를 원한다고 BBC는 짚었다.
GTRI는 "소비자 중심적이고 가시성이 높은 카테고리는 (무역 규모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인도의 대러 상품 수출은) 스마트폰 7590만 달러, 새우 7570만 달러, 육류 6300만 달러, 의류 2094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지정학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소매 시장 및 전자제품 공급망에서 인도 점유율이 제한적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GTRI는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냉전 시대로의 회귀가 아니다"며 "(인도와 러시아 간) 적당한 수준의 협상 결과는 석유와 국방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야심찬 협상은 지역 경제를 재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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