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인도산 농산물 및 의약품 구매 확대할 수 있어"
"미국의 보복성 관세로 인한 인도 손실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으로 상쇄될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오는 12월 인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도 방문에 앞서 러시아와 인도 간 무역 불균형 완화 방안 모색을 주문했다고 비즈니스 스탠다드 등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 토론 클럽(발다이 포럼)에서 "러시아와 인도 관계는 역사적으로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인도와 어떠한 문제나 국가 간 긴장을 겪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양국은 항상 각자의 민감성을 고려해 조치를 취해 왔다"며 "소련은 인도의 독립을 지지했고, 인도는 이 사실을 기억하고 소중히 여긴다. 우리는 인도가 이 사실을 잊지 않았다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디 총리를 "친구"라고 칭하며 "(모디 총리는) 균형 잡히고 현명하며 국가 지향적인 지도자다. 그와의 관계는 신뢰할 수 있다고 우호적"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에 저항하기로 한 결정은 모디 총리의 독립적인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성 관세가 세계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높은 금리를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미국 경제를 둔화시킬 수 있다며 "인도와 중국은 그러한 조치로 인해 '굴욕'을 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보복성 관세로 인해 인도가 입는 손실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으로 상쇄될 것이며, 나아가 (인도는) 주권 국가로서의 위상을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인도의 원유 수입에 따른 무역 불균형을 인정하면서 무역 불균형 완화 방안으로 러시아의 인도산 농산물 및 의약품 구매 확대 등을 제시했다.
러시아와 인도 간 무역 규모는 2024/25회계연도 기준 687억 달러(약 96조 2899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로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기인한 것으로, 인도의 대러 수출액은 48억 8000만 달러에 그쳤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인도 간 무역 규모가 약 630억 달러, 벨라루스와의 무역 규모가 500억 달러다. 인도 인구는 15억 명, 벨라루스 인구는 1000만 명"이라며 "이는 분명히 우리의 잠재적 기회와 부합하지 않다. 우리는 기회와 잠재적 이점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가장 유망한 협력 분야와 무역 및 기타 분야의 불균형 완화를 위해 인도에 제안할 수 있는 내용을 모색할 것을 러시아 정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오는 12월 5~6일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12월 정상회담은 세계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현지 매체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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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왼쪽)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