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세관 마약 밀수 가담 정황 증거 넘쳐"
임은정 "마약 밀수 공범으로 몰려...여러모로 피해"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의 '세관 마약수사 연루 의혹' 중간 수사 결과를 둘러싸고 동부지검과 백해룡 경정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합수단은 지난 9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관련 의혹을 받는 세관 직원들을 전원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후 백 경정은 인천세관 등 6곳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임은정 동부지검장은 "느낌과 추측을 사실과 구분해서 말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개인 페이스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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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임은정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3 pangbin@newspim.com |
이날 합수단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합수단은 세관 직원들 전원 무혐의 처분에 이어 경찰청과 관세청 지휘부가 영등포서의 마약밀수 사건에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관련자들의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전원 혐의없음 처분했다.
세관 직원 관여가 없었기 때문에 '영등포서' 사건에 외압을 행사할 동기나 이유가 없었고 실제로 영등포서가 별다른 제약 없이 수사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피의자들이 대통령실 관련자와 연락한 내역 자체가 없어 '대통령실의 개입이나 관여'도 없었던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백 경정이 제기한 핵심 의혹들을 사실무근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후 백 경정은 언론 공지를 통해 "관세청 3곳, 검찰청 3곳, 총 6개소를 대상으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에는 인천공항세관, 김해세관, 서울본부세관이 포함됐다. 검찰청에는 인천지검,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이 포함됐다.
백 경정은 "세관이 말레이시아 마약조직 필로폰 밀수에 가담한 정황 증거가 차고 넘쳐 검찰 사건기록 상으로도 충분히 소명된다"며 "검찰이 말레이시아 마약조직 마약밀수 사업에 세관 가담사실 인지하고 사건을 덮어 오히려 밀수 방조한 정황도 기록상 여러 군데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세관이 마약밀수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합수단의 중간 수사 발표를 반박하는 취지다.
임 지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마약 밀수범들의 거짓말에 속아 경찰 수사 타겟이 사실상 마약 밀수 조직에서 세관 직원들로 전환됐고 마약 수사의 한 축인 세관 직원들은 마약 밀수 공범으로 몰려 2년이 넘도록 수사를 받느라 마약 수사에 전념하지 못했을 테니 세관 직원 개개인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여러모로 피해가 큰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부지검 파견 이후 사실과 다른 백 경정님의 여러 주장과 진술을 겪은 터라 백 경정님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 조금은 홀가분하게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임 지검장은 "세관 연루 의혹 이외에도 백 경정님이 제기한 의혹이 많아 저 역시 다른 분들이 그러하듯 백 경정팀이 제대로 수사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백 경정님이 2023년 인천공항 실황조사 영상에서 확인되는 것과 같은 실수와 잘못을 더는 범하지 않도록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동부지검과 백 경정은 지난 10월 백 경정이 파견된 이후부터 수사팀 구성과 수사 범위 등을 놓고 갈등을 이어왔다. 현재 합수단에 백 경정팀이 포함돼 있다.
백 경정의 파견 기한은 오는 1월 14일까지다. 이번 중간수사 결과 발표 이후에도 합수단 수사는 계속 진행된다.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합수단은 마약을 밀수한 범죄단체 조직원 6명과 한국인 국내 유통책 2명은 범죄단체활동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해외 소재 조직원 8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대통령실 및 김건희 일가의 마약밀수 의혹과 검찰 수사 무마·은폐 의혹에 대해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은 지난 2023년 1월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들의 마약 밀수 범행에 세관 공무원들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영등포경찰서가 수사를 진행하던 중, 대통령실과 경찰·관세청 고위 간부 등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지난 10월 이재명 대통령이 합수팀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며 "백해룡 경정을 검·경 합동수사팀에 파견하는 등 수사팀을 보강하고 수사 책임자인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필요시 수사검사를 추가하라"고 전했다. 이후 백 경정이 파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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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경찰청은 13일부터 백해룡 경정에게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업무 처리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8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서 위원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pangbin@newspim.com |
gdy1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