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수요 견조… GE 버노바·오라클↑ VS 에어로바이런먼트·게임스톱↓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소폭 약세 속에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되, 향후 완화 속도에 대해서는 매파적(긴축 선호) 메시지를 동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미 동부 시간 오전 7시 45분 (한국시간 오후 9시 45분) 기준 S&P500 E-미니 선물은 전장보다 6.00포인트(0.09%) 내린 6842.25를 기록했다. 나스닥100 선물은 50.25포인트(0.20%) 밀린 2만5649.50에, 다우 선물은 4만7580.00으로 33.00포인트(0.07%)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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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근무 중인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 FOMC 내부도 갈라져… 차기 의장 변수까지 겹쳐 정책 불확실성 확대
이번 회의는 수년 만에 가장 '분열된' FOMC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일부 위원들은 고용시장의 추가 약화를 막기 위해 보다 빠른 인하를 선호하는 반면, 다른 위원들은 추가 인하가 인플레이션 재가속을 부를 수 있다며 속도 조절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된 데다, 내년 연준을 누구에게 맡길지를 둘러싼 인선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정책 결정의 난이도는 더욱 높아졌다.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점도 시장이 주시하는 대목이다.
ING의 크리스 터너 글로벌 마켓 헤드는 "이번 회의의 핵심은 ①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제시될 성장·물가·금리 경로, ② 0.25%포인트 인하에 반대하는 '소수 의견'의 규모, ③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최근 투자자들이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스탠스를 다시 매파적으로 재평가하면서, 2026년으로 가격에 반영돼 있던 두 번째 금리 인하 전망이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호주·캐나다·일본 등에서는 2026년 말 기준금리가 이전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재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미 증시는 11월 말 이후 '완화 기대 랠리'를 누려왔다. 기준지수 S&P500은 사상 최고치 1% 이내까지 다가섰고,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은 장중 기준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 시장금리에 민감한 소형주의 차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빨리 낮아지는 만큼, 이익률 개선을 기대한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더그 비스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러셀2000은 올해 내내 S&P500을 밑돌았지만, 11월 21일 이후로는 오히려 S&P500을 앞서고 있다"며 "소형주 강세는 '상승 종목 저변 확대'라는 우리의 시각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이 일시적인 경기 '소프트 패치'를 넘어, 2026년까지 세제 감면·규제 완화·추가 연준 인하·기술 설비투자 증가 등 구조적 호재에 힘입어 성장 가속을 선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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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2.03 mj72284@newspim.com |
◆ AI 인프라 수요 견조… GE 버노바·오라클↑ VS 에어로바이런먼트·게임스톱↓
개별 종목 흐름을 보면, AI·인프라·특수 테크주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오라클(NYSE:ORCL)과 ▲브로드컴(AVGO) 등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수혜주는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오라클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부채 부담이 크다는 점이 채권·주식 투자자들을 동시에 긴장시키고 있지만, 그만큼 공격적인 클라우드·AI 인프라 성장 스토리 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기업 ▲GE 버노바(GEV)는 2026년 매출 상향 전망을 내놓으며 10% 넘게 급등, AI 관련 인프라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종목도 있다. 방산·드론 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AVAV)는 회계연도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44센트에 그치며 LSEG 컨센서스(78센트)를 크게 밑돌자 개장 전 주가가 4% 이상 밀렸다. 밈주로 잘 알려진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GME)은 3분기 매출이 9억달러 기대에 못 미치는 8억2100만달러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6% 넘게 하락했다. 캐주얼 다이닝 체인 ▲크래커 배럴(CBRL)은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여파로 5% 넘게 떨어졌다. 반면 대체자산 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탈(OWL)은 레이먼드제임스가 투자의견을 '강력 매수'로 상향 조정하며 3% 상승했다.
대형 금융주 흐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전날 내년 비용 증가 전망을 내놓은 뒤 5% 가까이 급락했던 ▲JP모간체이스(JPM)는 이날 장 초반 낙폭을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연준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성명서·경제전망요약을 발표하고,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 나선다. 통화 완화 기대와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 차기 의장 인선이라는 정치 변수까지 뒤섞인 가운데, 이번 FOMC 결과와 파월의 한마디 한마디가 연말 뉴욕증시의 '마지막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