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북유럽 국가인 덴마크의 정보기관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잠재적 안보 위험(potential security risk)'으로 규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서방 자유민주 진영의 한 축인 유럽에서 또 다른 축인 미국을 안보 위험으로 규정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기에 들어 유럽과의 외교·안보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키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고, 특히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강제 병합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미국이 유럽의 경계 대상으로 자리매김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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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9일(현지시간)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의 구시가지 풍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
덴마크의 양대 정보기관 중 하나인 국방정보국(DDIS)은 이날 발표한 '2025 정보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이 점점 더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으며 동맹국과 파트너를 상대로도 경제적·기술적 우위를 힘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DDIS는 또 "강대국 간 북극 지역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덴마크 왕국의 영토인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은 높은 관세 부과 위협을 포함한 경제적 힘을 사용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제 동맹에 대해서조차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DDIS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반복적으로 그린란드를 장악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이후 나오게 된 것"이라며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과 덴마크의 외교적 갈등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당선자 시절인 작년 12월 측근들과 그린란드 획득 문제를 논의했고, 소셜미디어에는 "미국은 국가 안보와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그린란드의 소유권과 통제권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고 썼다.
또 올해 1월에는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넘겨받기 위해 군사력과 경제력을 사용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덴마크가 미국의 그린란드 편입을 방해할 경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의 회담 때 "그린란드 합병은 반드시 성사될 것"이라며 "그린란드가 국제 안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DDIS는 이날 보고서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규정하면서 덴마크가 직면한 전체적인 위협 환경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유럽 안보 보장자 역할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러시아가 나토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공격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강화시킬 것이며 중국은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을 통해 서방의 영향력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발트해 지역을 지목하며 "러시아가 나토를 상대로 군사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