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새해 상반기에 구독형 영화 패스 도입을 추진한다. 극장가에선 올해 1000만 영화가 실종되고 영화 제작 편수가 급감한 '국내 영화계가 되살아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구독형 영화 패스 제도 도입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최 장관은 지난 7월 말 취임 직후부터 긴 침체기에 빠진 국내 영화계와 극장 산업 현황을 응급상황으로 규정하고 심폐소생에 버금가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최 장관은 구독형 영화 패스 도입에 관해 OTT 서비스처럼 극장에서도 일정한 금액을 내고 일정 기간 마음껏 영화를 볼 수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하며 "극장업, 영화계 쪽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패스 도입에는) 다 동의하는 분위기였고 정책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아직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고 내년 상반기 내 구체적인 안을 만들려 한다. 지금 영화 극장 산업을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에 곧 가시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구독형 서비스 도입에 관해 극장가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극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극장 영화 고유의 영역을 소관부처에서 폭넓게 인정하고, 자국 영화 산업을 살리고자 노력하는 점에 다행스러워하는 기류도 읽힌다. '극장 가치 발견 프로젝트'라는 차원에서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란 의견도 있다.

문체부에서는 내년 상반기 구독형 패스 관련 논의를 구체적으로 시작해 2027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관객이 관객이 일정 기간동안 극장 영화를 볼 수 있는 관람권을 구매하면, 정부가 일정 부분을 예산으로 부담하고, 극장은 6000-7000원에 관객이 영화를 볼 수 있게끔 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구체적인 지원금 규모와 할인율을 두고선 극장업계와 배급사 등 다양한 주체의 논의가 필요하다.
CGV 관계자는 구독형 서비스 도입에 관해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 된다고 하면 영화관도 활성화되고 개봉하는 영화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소비자들도 합리적인 가격에 무비 패스처럼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극장 사업자들은 물론, 영화를 배급하는 배급사의 동의도 필요하다. 대형극장 관계자는 "배급사도 오케이를 한다고 하면 한 예시로 관객 입장에선 패스를 활용해 14000원짜리 영화를 실질적으로 7000원 정도에 볼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예산으로 편당 3500원 정도 지원해주는 셈이다. 정해진 기간에, 편수에 맞춰서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올 한 해 역성장을 겪은 극장가에선 구독형 패스든, 홀드백 제도든 무엇이든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개별 배급사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홀드백 제도 도입은 당장은 풀어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패스 도입에는 최 장관이 언급했듯 영화 업계 대다수의 주체들이 공감하는 바가 크다.
CGV 관계자는 "내년엔 뭐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면서 "(패스 도입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 좋을 만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관객들이 영화관에 올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고 극장이란 가치, 영화라는 콘텐츠의 가치를 살려 나간다는 점에서 시행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