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티드 브랜드' 대신 제시했지만
조합 대의원회 결국 계약 해지 선택
내달 6일 현장설명회 열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DL이앤씨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둘러싼 신경전을 벌이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이 결국 시공사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전일 새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시공사 교체 절차에 돌입했다. 입찰 참가를 원하는 건설사는 다음달 26일 오후 6시까지 입찰참가자격 등록을 마쳐야 한다. 현장설명회는 같은 달 6일로 예정됐다.
조합 대의원회는 이날 DL이앤씨와의 시공 계약 해지 안건을 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크로를 사이에 두고 갈등을 빚은 DL이앤씨와 결별하기로 한 셈이다.
조합은 2015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이후 2021년 'e편한세상' 브랜드 적용을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아크로 적용을 문의한 결과 DL이앤씨는 조합 측에 주차대수 1.7대 확보를 위한 지하 2개 층 추가 굴착과 수영장·사우나·실내골프장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조합은 지난해 10월 성남시청으로부터 해당 내용을 반영한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받고, 공사비 제안서에도 특화 설계를 반영하며 DL이앤씨에 아크로 검토를 요청했다. DL이앤씨는 입지·상품 구성 등 종합적 검토를 거친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표한 뒤 이달 9일 최종적으로 적용 불가를 통보했다. 아크로는 한강 주변 핵심 지역에만 적용한다는 회사 내부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상대원2구역만을 위한 리미티드 에디션 브랜드의 적용을 제안했다. 조합 집행부는 조합원들 대상으로 DL이앤씨가 제안한 신규 브랜드 적용과 시공사 변경에 대한 의견 취합에 나섰다. 이후 내부 여론이 시공사 교체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시공사 교체로 인한 사업 지연 우려가 피어오르고 있다. 시공사와 공사비 갈등 끝에 계약을 해지했지만 이후 더 불리한 조건에 놓인 사례도 적지 않아서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는 2023년 1월 GS건설과 3.3㎡당 650만원에 계약했다가 같은 해 11월 해지한 뒤, 시공사 재선정 과정에서 예정 공사비를 770만원으로 올렸으나 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불참해 올 10월에서야 한화 건설부문과 손을 잡았다. 인근 산성구역 재건축 역시 공사비 인상을 이유로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했지만, 이후 입찰이 무산되면서 다시 기존 사업단과 협상에 나선 바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은 사업지 가치와 분양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합과 시공사 간 의견 충돌이 발생하기 쉬운 영역이라는 평가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상대원2구역 역시 공사비 협상과 브랜드 선택이 맞물리며 갈등이 표면화된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상대원2구역은 재개발은 성남 원도심의 대규모 재개발 사업지다. 사업시행계획이 변경되면서 최고 29층, 45개 동, 5090가구(일반분양 2082가구) 규모로의 재건축을 확정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