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관세'에 점유율 성장세 '주춤'...4분기 전망도 '흐림'
네덜란드 신규 물류창고 오픈...유럽 시장 개척에 '박차'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김준식 대동 대표가 연초 제시한 북미 시장 점유율 10% 목표는 달성에 실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으로 수출되는 트랙터에 50% 관세가 부과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동은 관세 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네덜란드에 신규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유럽을 포함한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 1년간 시장 점유율 0.4%P 상승...목표치 대비 하회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은 김준식 대표가 연초 제시한 북미 시장 점유율 10%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딜러망 확충과 작업기 라인업 강화 등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관세 부담을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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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기준 대동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9.1%로, 전년 동기(8.7%) 대비 0.4%p(포인트) 상승했다. 1년 동안 0.4%포인트 확대하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농기계 시장은 지난 1년간 6.1% 역성장했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는 시장 점유율을 0.1%포인트 높이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관세 부담으로 점유율 확대 속도가 둔화된 점은 대동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관세가 부과되면 동일 성능의 수입 농기계 가격이 미국산 제품보다 높아져, 가격에 민감한 농가와 딜러가 대체 브랜드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미국이 유럽산 농기계·중장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유럽연합(EU)의 대미 기계류 수출은 감소했고, 현지 딜러들이 미국산 장비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사례도 나타났다.
여기에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의 관세 부과 발표가 지난 8월 18일 이뤄진 만큼, 50% 관세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은 4분기부터라는 분석이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수요가 둔화되는 계절적 요인도 부담이다. 농기계는 봄과 가을 농번기를 앞두고 구매가 집중되는 특성상 4분기는 비수기로 분류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3분기와 달리 4분기부터는 관세 부담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분기 실적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동 측은 외부 환경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대동 관계자는 "50% 관세가 부과되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점유율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면서도 "다만 3분기 기준 북미 시장 매출은 1026억원 증가했고, 소형 건설장비와 트랙터 부문에서는 내부 목표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 신규 공급망 확대 및 중형 트랙터 라인업 보강...관세 피해 신흥 시장 공략
대동은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에 신규 물류창고를 개장하며 유럽 내 공급망을 확충했고,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 등 유럽 신흥 시장은 물론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유럽 트랙터 시장이 올해 1.1% 역성장한 가운데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3분기 대동의 유럽 시장 매출액은 1660억원으로, 전년 동기(751억원) 대비 121% 증가했다.
강덕웅 대동 해외사업부문장은 "프리미엄 트랙터 출시와 자체 딜러 프로그램을 통한 판매망 경쟁력 강화, 주요 5개국에 대한 정밀 분석 기반 맞춤 전략이 유럽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중대형 트랙터 라인업을 보강하고 딜러 네트워크의 양·질적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과 고마력 전문 딜러 확대 등 보다 공격적인 사업 전개를 통해 유럽 매출 20% 성장과 트랙터 시장 점유율 3.6%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