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JP모간이 지난해 12월 자사 첫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MONY(My Onchain Net Yield Fund)'를 출시하며 전통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도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단순한 실험을 넘어 본격적인 온체인 금융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MONY는 적격 투자자를 대상으로 미국 국채 및 국채로 전액 담보된 환매조건부채권(Repo)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전통 MMF와 투자 대상은 동일하다. 차별점은 블록체인 기술 활용에 있다. 투자자는 토큰 형태로 펀드를 보유하며, 스테이블코인 USDC로 투자와 환매가 가능하다.

주목할 점은 JP모건이 구축한 자체 생태계다. 토큰 발행은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Kinexys Digital Assets'에서, 투자 및 환매 관리는 'Morgan Money' 플랫폼에서 처리된다. 토큰화 자산의 발행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자체 인프라로 운영하는 셈이다. 기존 전통 자산만 취급하던 Morgan Money는 이번 MONY 출시로 온체인 자산 거래 플랫폼으로 확장됐다.
미국 내 MMF 토큰화는 2021년 6월 프랭클린템플턴의 'FOBXX'가 최초다. 미 정부 채권과 Repo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투자자에게 'BENJI' 토큰을 지급했다. 하지만 당시는 미국 규제 당국이 디지털 자산에 부정적이던 시기여서 블록체인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24시간 거래나 운영비 절감 같은 블록체인의 핵심 장점을 충분히 구현하지 못한 것이다.
전환점은 2024년 3월 블랙록의 'BUIDL' 출시였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서 블랙록은 디지털 토큰 인프라 업체 Securitize와 협력해 스마트 컨트랙트를 적극 도입했다. 투자자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수 있고, 시간 제약 없이 환매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 Securitize는 SEC로부터 양도대리인, 브로커딜러, 대체거래시스템(ATS) 승인을 받은 규제 준수 플랫폼이다.
결과는 시장이 증명했다. BUIDL은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 에테나(Ethena)의 준비자산으로 채택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26년 1월 15일 기준 BUIDL 규모는 17.3억 달러로, FOBXX의 8.8억 달러를 두 배 가까이 앞선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세 상품의 차이를 단계적 진화로 해석했다. FOBXX는 블록체인을 처음 도입했다는 의미는 있으나 역할이 제한적이었다. BUIDL은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질적으로 활용하며 한계를 극복했다. 그리고 JP모건은 자체 플랫폼으로 토큰 발행과 거래 관리를 통합하며 독자적 생태계를 완성했다.
이는 MMF 토큰화가 실험 단계를 넘어 온체인 금융 현실화의 첫걸음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전통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 도입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MMF가 가장 적합한 시험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MMF는 안정성과 유동성이 높아 새로운 기술 도입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투명성, 24시간 거래, 즉시 결제 같은 장점을 검증하기에 이상적인 자산군이다. JP모건처럼 대형 금융기관이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은 토큰화가 본격적인 사업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신호다.
키움증권은 "MMF 토큰화 사례가 점차 확산되며 전통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도입과 온체인화 과정에서 다양한 사례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제 환경이 개선되고 기술이 성숙하면서 채권, 주식 등 다른 자산군으로도 토큰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의 융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JP모건의 MONY는 그 변화의 최전선에 선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