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감지력 저하로 저체온증 발병률 증가
'기온↓-혈압↑'...고강도 운동하면 부담 늘어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강추위가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며 노인과 심뇌혈관질환자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이규배 고려대 안안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6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저체온증과 심근경색·뇌졸중 등 치명적 합병증을 막기 위해 실내 보온, 무리한 야외활동 자제, 난방기 안전 사용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노인이 한파에 더 취약한 이유로 "어르신들은 기본적으로 체온 조절 능력이 생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추위를 느끼는 감지력도 저하돼 저체온증 발생 시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지 저하나 치매 같은 질환이 있는 고령자는 춥다는 느낌 자체를 잘 못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같은 환경에서도 일반 성인보다 저체온증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노화로 자율신경 기능이 떨어지면서 체온을 올리거나 낮추는 적응 능력이 약화되는 문제도 있다.
이 교수는 "이런 변화는 나이에 따른 생리적 변화로 이해하면 된다"며, 가족들이 "괜찮다"는 말만 믿지 말고 수시로 안부를 확인하라고 요청했다.
심뇌혈관질환자들의 건강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기온이 떨어지면 말초 혈관이 수축해 심장과 뇌로 가는 혈관에 부담이 커진다. 이에 따라 혈압이 상승해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1도 내려갈 때 수축기 혈압은 약 1.3mmHg, 이완기 혈압은 0.6mmHg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하 10도 안팎 한파는 혈관에 큰 스트레스를 준다.
질병관리청 통계에서도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은 겨울에 증가해 1월에 정점을 찍는 양상이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심근경색 첫 발생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5.8%, 뇌졸중은 19.8%에 달한다.
이 교수는 "추울 때는 심뇌혈관질환 위험 이벤트 발생률이 더 올라간다"며 "평소 활동이 적던 사람이 갑자기 나가서 무거운 물건을 드는 식의 과격한 활동은 특히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낮은 기온에 말초 혈관들이 수축을 하면서 정맥 중심 혈관 쪽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이 꼭 필요하다면 복용하던 약은 반드시 그대로 유지하고,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착용하는 조건에서 짧은 가벼운 산책 정도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한 생활수칙도 소개했다. 실내 온도는 최소 18도에서 가능하다면 20도 안팎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고, 따뜻하면서도 미끄럽지 않은 양말·실내화 착용도 당부됐다.
이 교수는 "외출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가급적 짧게 하고 장갑·모자·목도리로 노출 부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심뇌혈관질환자·노인은 갑작스러운 눈 치우기, 무거운 짐 운반, 전력 질주 등 고강도 활동을 조심하고, 집 안에서도 가벼운 스트레칭, 실내 걷기 등으로 혈액 순환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파 속 난방기 사용이 늘면서 일산화탄소 중독과 저온 화상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이 교수는 "가스나 기름을 사용하는 난방 기구는 반드시 주기적인 환기가 필요하고, 연료 연소 방식 제품은 설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부 감각이 둔한 어르신의 경우 뜨겁다는 느낌이 거의 없는 상태로 장시간 노출돼 뒤늦게 물집과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며 "전기장판은 밤새 계속 켜 둔 채로 자기보다, 자기 전에 미리 켜서 이불과 침대를 데운 뒤 취침할 때는 전원을 끄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