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식당…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교육 필요"
[부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전국 소상공인들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기본과 신뢰로 버티며 지역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부산 영도 대교동 '동해바다횟집'의 김용운 사장(50대)도 그중 한 사람이다.
김 사장은 전남 벌교 출신이다. 그는 젊은 시절 생계를 위해 원양어선에 탑승해 몇 달씩 먼 바다를 떠돌았다. 그는 그 시절을 떠올리며 음식의 본질에 대해 배웠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파도와 풍랑 속에서도 제일 그리운 건 밥이었다. 따뜻한 밥 한 끼가 사람을 살렸고, 생존의 힘이었다. 그래서 내가 음식을 하게 되면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육지로 돌아온 뒤 울산에서 호텔 주방을 맡던 형을 따라 요리의 길에 들어섰다. 처음엔 칼을 제대로 잡지도 못했지만, 반복된 노력으로 지금의 숙련된 손을 만들었다.
김 사장은 "배에서 배운 건 끈기였다. 손이 느리고 혼도 많이 났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손끝이 배우면 마음이 따라온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신선함을 지키는 일이 장사의 기본이라고 믿고 있지만 최근 자영업 환경은 벅차다. 재료비 상승과 손님 감소로 인한 삼중고를 체감하고 있다.
그는 "요즘은 재료비가 너무 올랐다. 예전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물건도 많다. 그렇다고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는 없다.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면 단골마저 떠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는 늘 하루 단위로 계산하고 산다. 하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신뢰가 중요하다. 장사는 결국 믿음으로 버티는 일"이라고 토로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음식 철학을 놓지 않는다. 그는 요리를 단순한 생업이 아니라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요리는 기술보다 마음이 먼저다.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정성이 없으면 맛이 안 난다. 진심은 숨길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음식의 본질을 '정직'이라 정의하며, 그 믿음이 손님과의 관계를 지켜준다고 믿고 있다.
김 사장은 "손님에게 드리는 회 한 점에 내 이름이 다 들어 있다. 사실상 그 한 점은 나 자신이며 정직하게 장사하면 결국 손님이 알아준다"고 전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쟁보다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예전에는 옆 가게가 경쟁자였다. 하지만 이제는 서로 도와야 살 수 있다. 시장 상인끼리 공동 구매를 하거나, 지역 행사에 함께 참여하면 비용도 줄고 매출도 늘어난다"고 부연했다.
또 "요즘 고객은 단순히 맛만 보러 오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공간, 지역과 연결된 가게를 찾는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식당이 앞으로 살아남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제언을 남겼다.
그는 "일시적인 지원금보다는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요리에만 매달리던 세대들은 위생, 마케팅, 온라인 판매 같은 걸 스스로 배우기 어렵다. 그런 실무 프로그램이 지역 단위로 더 많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영도의 지역경제 변화를 체감하며 "소상공인이 결국 지역을 지탱하는 힘"이라며 "영도는 나를 키운 곳이다. 지역이 살아야 가게도 산다. 나는 받은 걸 돌려줄 뿐이다"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김 사장은 "요리는 내게 직업이자 약속이다. 손님에게 부끄럽지 않은 회, 지역에 부끄럽지 않은 가게를 만드는 게 내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news234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