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최근 배우들의 예능 출연 방식이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다. 작품 홍보를 위해 잠시 얼굴을 비추던 과거와 달리, 이제 예능 포맷 자체의 중심으로 들어가 서사를 이끌어가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배우가 '게스트'가 아닌 '주인공'으로 기능하는 예능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보검이다. 박보검은 최근 공개된 예능 콘텐츠 '보검매직컬'을 통해 미용과 이발에 도전하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토크나 일회성 출연이 아닌, 기술을 배우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콘텐츠의 주축으로 삼았다. 카메라는 스타 박보검의 화려한 이미지를 소비하기보다, 한 사람의 도전과 집중을 따라간다. 이는 배우가 예능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설득력을 획득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배우 김태리는 '방과후 태리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역할로 등장한다. 연기자가 아닌 교육자로서 아이들과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드러나는 말투와 태도, 반응이 콘텐츠의 핵심이 된다. 대본에 기대지 않은 진솔함은 김태리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를 확장시키며, 작품 속 캐릭터와는 또 다른 결의 이미지를 구축한다.
변우석 역시 '유재석 캠프'에 고정 출연하며 예능의 중심에 섰다. 관찰형 포맷 속에서 꾸며지지 않은 태도와 반응을 통해 배우로서의 거리감을 낮추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예능을 더 이상 '홍보성 출연'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품을 알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를 확장하고 서사를 쌓아가는 또 하나의 콘텐츠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짧은 토크 위주의 예능이 아닌, 교육·관찰·체험형 포맷에서 배우들은 중심 인물로 기능하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예능이 배우를 소비하는 방식 역시 달라진 셈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콘텐츠 환경의 변화가 자리한다. 유튜브와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예능의 형식과 분량, 소비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배우 역시 예능 안에서 '연기하지 않는 존재'로 설득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캐릭터가 아닌 개인의 태도와 가치관, 일상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포맷에서 배우들은 대중과 보다 직접적인 접점을 만든다.
업계에서는 이를 하나의 전략으로 해석한다. 작품 활동만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인간적인 면모를 예능을 통해 드러내며,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단발성 화제나 노출보다, 신뢰와 호감도를 누적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접근이다. 특히 차기작 공백기에도 배우의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선택으로 평가된다.
배우의 예능 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하나의 방향성에 가깝다. 다만 방식은 달라졌다. 웃음을 담당하거나 토크를 보조하는 역할이 아니라, 콘텐츠를 이끄는 주체로서 예능의 한 축을 담당한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가 아닌, '콘텐츠 속 인물'로 자리 잡은 배우들이 된 것이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