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쇼트트랙은 1992 알베르빌부터 2022 베이징까지 올림픽에서 금 26개·은 17개·동 10개, 총 53개의 메달을 따내며 한국 동계올림픽 메달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최고의 '효자 종목'이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총 9개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2~3개를 포함한 4~6개 메달을 노린다.

남자 대표팀은 황대헌, 임종언, 신동민, 이정민, 이준서가 츨격하고 여자 대표팀은 최민정을 축으로 김길리, 노도희, 이소연, 심석희가 나선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임종언과 김길리라는 신예와 황대헌과 최민정이라는 베테랑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임종언과 김길리는 첫 올림픽이지만, 황대헌과 최민정은 세 번째 맞는 올림픽으로 사실상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금빛 연장전'을 들여다본다.
◆ 황대헌 "어게인 2022 베이징"
황대헌은 2018년 평창에서 남자 500m 은메달을 획득해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가 됐다. 하지만 1500m에서는 결승 도중 넘어져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고 1000m에서는 실격으로 탈락했다. 안방에서 치른 올림픽에서 성과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2022년 베이징에서는 대회 초반에 흔들렸다. 남자 1000m에서 판정 논란 속에 실격을 당했다. 이어진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한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지켰다.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은메달을 추가해 올림픽 통산 금 1개, 은 2개를 목에 걸었다.
황대헌은 오랜 기간 한국 남자 대표팀의 간판으로 활동해왔지만 거친 경기 운영과 레이스 중 동료와의 잦은 충돌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세계선수권과 선발전에서 동료 선수와의 접촉이 반복되며 '팀킬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엔 무릎 부상과 함께 슬럼프도 겪었다. 2025~2026시즌 월드투어에서는 개인전 금메달이 하나도 없다.

그는 피지컬·스피드·추월 센스·레이스 운영·멘털이 고루 뛰어나다. 이번 대회 자신의 주종목인 1500m 2연패에 도전한다. 1000m에도 경쟁력이 있지만 메달권 진입이 쉽지 않다. 500m는 과거 은메달 경험이 있으나 최근 유럽과 북미 선수들의 전력이 워낙 강해 예선 통과가 현실적인 목표다.
황대헌은 린샤오쥔(임효준)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6년 전 진천선수촌에서 벌어진 '바지 노출 사건'은 황대헌의 선수 인생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는 당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고 2년여 이어진 법정 다툼 과정에서 임효준은 중국으로 귀화해 린샤오쥔이 됐다. 태극마크를 단 황대헌과 오성홍기를 단 린샤오쥔이 차가운 빙판에서 '뜨거운 격돌'을 펼친다.
◆ 최민정 "가자, 올림픽 3연패"
한국은 두 번의 올림픽에서 금 3개와 은 2개를 따낸 '최민정 보유국'이다. 그는 2018년 평창에서 여자 15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500m에서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지만 결승에서 충돌과 실격으로 메달을 놓쳤다. 2022년 베이징에서는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연패를 달성했다. 1000m와 3000m 계주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최민정은 두마리 토끼를 쫓는다. 올림픽 쇼트트랙 사상 최초의 1500m 단일 종목 3연패와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경신이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메달 2개를 추가하면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다 메달 보유 단독 1위에 오르게 된다. 현재 동·하계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은 6개로 진종오(사격 금 4, 은 2), 김수녕(양궁 금 3, 은 2),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 금 2, 은 3, 동 1) 등 3명이 공동 1위다.

최민정 역시 선수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선수권에서 연거푸 넘어지며 실격해 마음고생을 했다.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는 메시지 파문으로 대표팀 내 갈등이 불거졌고 부상까지 겹쳤다. 시즌 내내 컨디션 난조가 이어졌지만 여자 1500m 2연패라는 위업을 이뤘다.
월등한 지구력과 순발력을 겸비한 최민정은 기술·전술·멘털·경험을 동시에 갖춘 완전체형 선수다. 피니시 라인을 앞두고 펼치는 압도적인 아웃코스 추월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다. 밀라노에서의 전망도 밝다. 여자 1500m 3연패 가능성뿐 아니라 여자 1000m도 금메달 경쟁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대표팀 전력이 안정되면서 3000m 여자 계주는 다시 우승 후보로 분류된다. 계주에서 금메달을 보탤 경우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최민정과 심석희가 다시 같은 라인에서 뛴다. 과거 갈등과 냉각기를 거쳤지만 팀을 위한 선택으로 재결합했고 이미 월드투어에서 금·은메달을 따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대한민국 선수단 주장까지 맡은 최민정은 격전지로 떠나며서 "전술과 멘털을 다시 가다듬었다. 준비한 것들 다 보여드리고 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번 올림픽은 최민정의 커리어를 정리하는 무대이자 선수로서의 완성도를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