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연세대·이화여대 등 "재정 부담 학생 전가 구조 깨야"
"운영 기준·제재 근거 마련 등 제도 개선 국회 논의 촉구"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전국 대학 총학생회들이 등록금 인상은 대학의 구조적 재정 책임을 학생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불투명·일방적인 등록금심의위원회 운영에 대한 제재 기준 마련 등 법·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전국 대학 총학생회 연대체는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으로 보장된 심의 구조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했다"며 등록금 인상의 논의 이전에 '제도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동행동에는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경희대(서울·국제), 건국대, 동덕여대, 아주대, 가천대, 수원대, 동방예대, 고려대(세종), 한경국립대, 인하대 등 전국 16개교 이상의 총학생회가 참여했다.
조영학 가천대 전 총학생회장은 "지금의 등록금 문제는 단순히 인상 폭의 문제가 아니라 고등교육 재정 책임이 학생에게 전가되는 구조의 문제"라며 "국가장학금 2유형 연계 해제 이후 등록금 인상 억제 장치가 약화된 상황에서, 학생들의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일부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의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운영을 비판했다. 박병준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비상대책위원장은 "등록금심의위원회가 법이 보장한 절차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며 "재정 자료가 사전 제공되지 않거나 외부 전문가가 관행적으로 재위촉되는 등 학생위원의 실질적 권한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명백한 절차 위반과 탈법적 운영에 대해 현재 교육부 차원에서 이를 실질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는 점이 큰 문제"라며 "등록금 논의 이전에 등심위가 법과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명확한 제재 기준과 제도적 개선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인서 연세대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학생 의견 수렴 없는 인상 강행은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며 "학교는 투명성 없는 결정을 중단하고 학생과의 대등한 협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등록금 인상이 대학의 구조적 재정 문제를 학생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수빈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법인이 부담해야 할 법정전입금 납부율이 10%에 불과한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은 부당하다"며 "대학 재정의 책임을 학생에게 떠넘기는 구조를 교육부가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수한 인하대 총학생회장 권한대행도 "등록금 인상 후 교육 개선을 체감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85%에 달했다"며 "등록금 의존적 재정 구조와 반복된 인상은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성 회복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정예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달 27일, 등록금 2.95% 인상안이 단 30초 만에 의결됐다"며 "1만 5천 명 학생들의 반대 목소리가 학교에 의해 무시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6700억 원의 적립금을 쌓아둔 학교가 학생들에게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끝까지 민주적 절차와 투명한 예산 집행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대학 총학생회들은 등심위 제도의 형식화를 막기 위해 ▲운영 기준의 명확화 ▲학생위원 실질 참여 보장 ▲위법 운영 시 제재 근거 마련 등을 공통 과제로 제시했다.
이들은 국회 및 관계 당국과의 논의를 통해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전국 차원의 공동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hyeng0@newspim.com












